thebell

전체기사

[SK그룹 블록체인 리포트]코빗, SK스퀘어 포트폴리오 잔류 이유 '초반 기대치·희소성'③2018년부터 5년 연속 영업손실 기록, 업계 “엑시트 가능성 미미”

이민우 기자공개 2024-02-05 07:39:47

[편집자주]

SK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사업을 펼치는 곳이다. 일찍부터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나섰고 계열사를 통해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전자지갑 등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다. 다만 급변하는 국내외 가상자산 규제환경에 따라 사업 진행 노선이 일부 변경되기도 했다. SK텔레콤부터 SK플래닛까지 어떤 블록체인 사업 모델을 가지고 서비스를 전개 중인지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출범했던 SK스퀘어는 초기 ICT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코빗을 선택했다. 900억원 자금을 투자해 2대주주로 올라 영향력을 확대했다. 국내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라는 상징성과 향후 미래가치를 내다본 투자였다.

다만 2022년 전후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위축하면서 SK스퀘어 투자와 코빗 실적은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코빗은 연속된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고 이에 따라 SK스퀘어 역시 장부상 지분법 손실을 겪는 중이다.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관련 업계는 SK스퀘어의 코빗 엑시트 가능성을 낮게 본다. SK스퀘어가 인수 당시 높은 밸류로 책정한 신주인수권 계약을 맺었는데 현재 매입 시점보다도 밸류가 낮아 기대를 충족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취득이 만만치 않은 원화마켓 거래소란 희소성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SK스퀘어 200억 상당 지분법손실 반영, 코빗 “기업 체질개선 지속”

SK스퀘어는 지난 2021년 코빗에 투자했다. 900억원 규모 자금을 출자해 지분 35%를 인수했다. 최대주주로 자리한 NXC의 뒤를 잇는 2대주주로 올라섰다. 국내 거대 기업 집단의 흔치 않은 대규모 웹3 투자였던 데다 SKT에서 갈라져 전문투자사로 새출발한 SK스퀘어의 초기 투자였기에 많은 기대감과 이목을 끌었다.

다만 투자 직후인 2022년부터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가상자산은 크게 침체됐다. 시장 신뢰도 하락으로 다수 투자자가 지갑을 닫고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글로벌 거래소 대다수가 호황기 대비 거래량 등에서 기대 이하를 기록했다. 코빗 역시 이를 피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SK스퀘어의 코빗 투자 성과 역시 아직 긍정적인 점수를 내리긴 어려운 상황이다.

2017년 610억원 영업이익을 낸 이후 코빗은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해왔다. 2018년 75억원을 시작으로 5년 연속 손실 폭 확대와 축소를 거듭했다. SK스퀘어가 투자에 진입했던 2021년에는 영업손실이 27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이후 2022년에는 358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수수료 수익 저하와 더불어 마케팅 등 광고선전비가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코빗의 손실은 SK스퀘어에 재무상 지분법손실로 계상되고 있다. SK스퀘어의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코빗 지분법손실은 156억원 상당으로 처리했다. 지난해 3분기말까지도 56억원 상당 지분법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SK스퀘어의 코빗 지분 장부금액은 641억원까지 줄었다.

적자를 이어온 코빗은 올해와 지난해 기업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약 20여명 규모 인원이 코빗에서 희망퇴직으로 나왔고 마케팅 전략도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인건비 등을 일부 줄이게 되는 만큼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코빗 잔류 인원은 100명대 초반 수준이다.

코빗 관계자는 “2021년 비트코인 강세에도 영업손실을 경험하면서 적자를 누적했다 보니 경영적인 측면에서 체질 개선이 필요했다”며 “현재 수수료 무료 정책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전처럼 마케팅 전략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가져가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당 3만원대 신주인수권 계약 존재, SK스퀘어 행사는 '아직'

비록 현재 손실을 내고 있지만 코빗에 대한 SK스퀘어의 기대치는 인수 초반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는 지분 투자 당시 대규모 투자 외에도 조건부 신주인수권 부여 계약까지 함께 맺었다. 해당 계약 조건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코빗 주식 1주를 주당 3만원에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이는 초기 투자에서 책정됐던 주당 1만원 수준 밸류 대비 3배 넘는 수준이다. SK그룹과 코빗 간 시너지 효과가 짙어질수록 SK스퀘어에서 행사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이 계속 늘어나는 셈이다. SK스퀘어가 코빗의 미래가치와 투자 이후 관계사와의 전략적 시너지를 제법 고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코빗의 연속된 실적 부진에도 SK스퀘어의 엑시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전략적 결정에 따라 일부 지분을 희석하는 등 변화를 줄 확률은 있지만 손을 완전히 떼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 시점에선 높은 밸류를 기대하기 어려워 엑시트 효과를 보기도 어렵고 손실과 별개로 원화 마켓이란 희소성을 가진 포트폴리오라는 점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거래소 가치가 시장에서 과거 대비 하락한 것은 사실로 업비트 등 정도를 제외하면 수익성의 기대값이 회의적이기 때문”이라면서도 “일부 원화마켓 거래소도 비슷하게 가치 평가에서 손해를 본 것으로 알지만 추가적인 원화마켓 거래소가 등장하지 않고 향후 취득도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밸류가 일정 이하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빗과 SK그룹 내 관계사가 그간 다수 협업 사례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SK스퀘어의 신주인수권은 아직 발동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SK스퀘어 코빗 보유주식은 922만1142주로 인수 초기 시점과 같다. 시너지를 통한 코빗 가입자 유입이 조건에 미치지 못했거나 SK스퀘어에서 행사를 보류 중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