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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지형도 매핑]넷플릭스가 키운 시장, 고맙긴 한데①2019년 '킹덤' 기점으로 OTT플랫폼 득세…넷플릭스 독주체제 '철벽'

고진영 기자공개 2024-02-06 09:31:36

[편집자주]

OTT 서비스의 확산은 지상파와 유료방송을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로 밀어낸지 오래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철통같은 독주. 추격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파이 다툼은 끝없는 출혈 경쟁을 낳았다. 생존하려면 투자를 해야 하는데, 부담이 지나쳐 수익이 나질 않는다. 고전하던 토종 OTT 사업자들은 손 잡고 덩치를 키워 대응에 나섰다. 게임체인저 넷플릭스가 등장한 이후 OTT 시장은 어떻게 변화했고 전망은 어떨까. 더벨이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08: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리콘밸리엔 한때 ‘넷플릭스 당하다(Netflixed)’라는 말이 있었다. 넷플릭스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무너뜨리며 사업을 키웠기 때문이다.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대를 개척한 것 역시 넷플릭스다. 티빙이 먼저 있긴 했지만 넷플릭스가 등장하기 전까진 방송 다시보기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한국 공략에 성공하면서 OTT 서비스는 황금 시장으로 각광받는다. 새 막이 열리자 웨이브와 시즌, 후발주자 쿠팡플레이 등이 우후죽순 나타났다. 수년째 이어진 생존 경쟁. 국내 OTT 시장의 판도는 그간 어떻게 변화했을까.

◇시장 뒤흔든 '킹덤'…OTT 중심으로 산업 재편

넷플릭스가 한국시장을 뚫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2016년 1월 발을 디뎠으나 처음엔 업계에서 별로 위협적으로 보지 않았다. 국내 IPTV나 케이블TV와 비교해 비쌌을 뿐 아니라 한국 특화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들 했다.

판도를 바꾼 작품은 2019년 공개된 조선시대 좀비드라마 <킹덤>이다. 넷플릭스가 100% 투자해 제작한 국내 첫 오리지널 시리즈인데 대흥행을 거뒀다. 덕분에 2018년 말 90만명 수준이었던 유료 가입자수는 2019년 3월 153만명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다. 같은 기간 통신3사의 IPTV 가입자 수가 고작 4만명씩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숫자다.

넷플릭스 '킹덤(Kingdom)'

넷플릭스의 성공은 시장을 흔들었다. 2000년대까지 국내 콘텐츠 시장은 지상파가 주도했었다. 시청률이 보장된 독과점 시장에서 지상파의 독보적 위상은 넘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이 설립되면서 채널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넷플릭스가 등장한 이후론 점차 OTT플랫폼들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또 IPTV를 통한 단편구매가 주를 이뤘던 국내 VOD(Video On Demand) 시장은 구독제(SVOD) 서비스로 흐름이 바뀐다.

대세 전환과 함께 출사표가 줄줄이 던져졌다. 2019년 KBS, MBC, SBS가 공동 소유한 푹(POOQ)과 SK텔레콤의 옥수수(oksusu)가 통합해 웨이브(Wavve)가 탄생했다. 같은 해 KT는 새로운 플랫폼인 시즌(seezn)을 내놨다. 2020년엔 아마존을 벤치마킹한 쿠팡이 출격, 쿠팡플레이를 론칭했다.

'POOQ'과 '옥수수(oksusu)'의 통합

“넷플릭스가 서비스를시작한 이후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범,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0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오히려 경쟁자들의 등장을 반겼다. 콘텐츠의 창작 생태계와 소비성향이 OTT 중심으로 기울기 위해선 시장이 커지는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시장 규모 11억달러…'난공불락' 넷플릭스

OTT 산업의 지금은 어떨까. 2022년 기준으로 국내 영상콘텐츠 시장 규모는 21억4400만달러(2조8600억원)를 기록했다. 여기서 OTT가 차지하는 비중이 53.3% 수준으로 11억달러를 넘는다. 2018년 22%에 불과했는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또 한국 OTT 시장은 글로벌과 비교해 더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22년 세계 OTT 분야의 시장 규모가 2019년의 1.58배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OTT 시장은 1.67배 커졌다. 성장률의 경우 글로벌 시장은 2021년 19%에서 2022년 11.2%로 급락한 반면 한국은 16.6%에서 17.5%로 반등했다.


시장이 팽창하면서 토종 OTT들의 형세도 그동안 여러 번 다시 짜였다. 국내 처음으로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티빙은 애초 LG헬로비전(옛 CJ헬로비전)이 운영하는 OTT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CJ ENM이 티빙사업을 인수한 이래 콘텐츠와 포털사업자의 복합 소유구조를 이뤄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티빙은 2020년 CJ ENM에서 분사한 뒤 SLL(옛 JTBC스튜디오)의 가세로 합작법인이 됐다. 2021년엔 네이버가 티빙에 400억원어치 지분 투자를 한다. 또 이듬해는 티빙이 시즌을 합병했다. 현재 티빙의 최대주주는 CJ ENM(48.84%). 나머지 지분은 KT스튜디오지니(13.54%), SLL중앙(12.75%), 네이버 (10.66%)가 나눠 가지고 있다.

문제는 넷플릭스의 벽이 너무 견고하다는 데 있다. 최근 2년간 넷플릭스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박스권에 갇힌 반면 티빙과 쿠팡플레이는 크게 성장해 맹렬히 추격 중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독주체제를 깨지 못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 넷플릭스 MAU는 1164만2792명을 기록했다. 쿠팡플레이가 작년 8월 이후 티빙을 추월, 664만7884명으로 1년 새 200만명 이상 급증하면서 2위로 치고 올라왔지만 넷플릭스와 비교하면 아직도 절반 수준이다.

티빙의 경우 토종 OTT 중에서는 선두를 지키다가 쿠팡플레이에게 밀려났다. 작년 12월 말 기준 MAU는 521만7166명이다. 웨이브가 404만6103명으로 4위, 디즈니플러스가 304만3772명으로 그 뒤를 쫓았다. 왓챠는 54만9747명에 그쳐 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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