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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블록체인 리포트] '헛바퀴' SK코인, 시장상황 반전만 기다린다⑥가상자산 부정적 인식에 발행 연기…내부선 세팅 절차 계속

노윤주 기자공개 2024-02-08 10:33:45

[편집자주]

SK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사업을 펼치는 곳이다. 일찍부터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나섰고 계열사를 통해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전자지갑 등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다. 다만 급변하는 국내외 가상자산 규제환경에 따라 사업 진행 노선이 일부 변경되기도 했다. SK텔레콤부터 SK플래닛까지 어떤 블록체인 사업 모델을 가지고 서비스를 전개 중인지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국내 4대기업 중 최초로 가상자산을 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IT 분야 계열사가 운영하는 서비스를 가상자산으로 엮어 일종의 멤버십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유통 기업들이 최근 출시하고 있는 계열사간 통합 멤버십과 유사한 형태다.

주축은 SK플래닛이다. SK스퀘어는 자회사인 SK플래닛 산하에 가상자산 발행을 위한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2022년 하반기에는 백서와 가상자산 경제체계(토큰 이코노믹스)를 대외에 공개하기로 했으나 규제, 시장상황 등으로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SK스퀘어는 SK코인 발행은 무산이 아닌 연기라는 입장이다. 외부 환경 변화를 살피면서 적절한 때를 노리겠다는 판단이다. 다만 코인 발행 계획은 대체불가토큰(NFT)을 발행하는 쪽으로 선회한 상태여서 초기 구상과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발행 직전 터진 가상자산 대형 악재 '일시중단'

SK코인 발행 주체는 싱가포르 소재 법인 '스코디스(SCODYS PTE. LTD.)'다. SK스퀘어→SK플래닛→SKP아메리카(미국)→SK플래닛(미국)→스코디스 순으로 지배구조가 이어진다. 스코디스는 SK플래닛의 증손회사격이다.

SK스퀘어와 SK플래닛 두 기업 모두 싱가포르에 자회사를 갖고 있지만 코인 발행을 위해 2022년 스코디스를 추가 설립했다. 기존 법인이 가상자산을 발행할 시 규제 문제에 부딪혀 다른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리스크를 고려한 행보다.

법인설립까지 마치면서 SK코인 발행이 임박한 듯 보였다. 내부서는 2022년 하반기 중으로 백서 공개 후 코인까지 발행하는 타임라인을 설정했다. 가상자산 발행 후에는 곧바로 SK플래닛의 OK캐쉬백과 연동하는 방안까지 계획돼 있었다.


가상자산을 통한 OK캐쉬백 사용처 확대, 2030 신규 고객 유입 등이 목표였다. 여기에 계열사 커머스 서비스의 고객 락인 효과도 꾀했다. 이에 OK캐쉬백 연동 후에는 플로, 11번가 등도 SK코인 생태계 추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같은 해 5월 테라-루나 가격 급락 사태란 돌반 변수가 터졌다. 수많은 투자 피해자가 발생했고 규제 당국은 한층 더 엄격한 기준으로 가상자산 시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사기, 투자피해 등 이미지가 쌓이면서 대중의 인식도 나빠졌다. 설상가산 11월에는 글로벌 3위 규모이던 FTX거래소의 파산으로 SK코인 발행 계획은 무기한 연기됐다.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 구조 변화도 필요

문제는 시장상황 악화 뿐만이 아니였다. SK스퀘어·플래닛은 코인 발행 방식도 바꿔야 했다. 처음 구상했던 건 가격이 달러와 연동돼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이었다. 가격 변동성이 있을 경우 투기 조장 등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을 수렴해 규제 리스크가 비교적 적은 스테이블 코인을 선택했다.

스테이블 코인 가격을 유지시키는 방법은 크게 △법정화폐 담보 △가상자산 담보 △알고리즘형 등 세 가지다. 법정화폐 연동은 말 그대로 달러, 미국채 등을 발행재단이 보유한 안전자산만큼만 코인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가상자산 연동은 담보물로 법정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을 넣어둔다.

SK그룹은 위 두 방법이 아닌 알고리즘 형태로 발행을 고민했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무담보형'이라고도 부른다. 담보 없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코인 유통 공급을 조절하면서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SK코인의 가격은 알고리즘으로 조절하는 동시에 가격 붕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일정부분 담보물을 추가하는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 대표주자였던 테라-루나가 무너지면서 이 방식의 위험성이 대두됐다. SK 입장에서도 한차례 시장에 문제를 일으킨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을 고수하기 어려웠다. 계획 수정이 불가피했다.


◇SK 가상자산 사업 '파격→안정'…코인 발행 '대기 중'

이에 따라 가상자산 발행을 선언하는 등 최초 파격적이었던 SK그룹의 블록체인 사업은 헛바퀴를 도는 중이다. 다만 SK 측은 코인 발행도 무산된 게 아니고 내부 준비를 계속해 왔기에 때가 되면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SK는 OK캐쉬백의 '블록체인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SK플래닛은 출시 24주년을 맞아 OK캐쉬백을 웹3 모델로 리브랜딩했다. NFT 멤버십인 '로드투리치', NFT와 가상자산을 보관할 수 있는 전자지갑 '업튼 스테이션' 등을 출시했다.

SK플래닛은 NFT 사업을 꾸준히 고도화하는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업튼스테이션에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했다. 아발란체가 첫 프로젝트로 입점했다. NFT 보유자들이 서로 정보를 소통할 수 있게 만들면서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가상자산의 부정적 인식 탓에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NFT발행, 커뮤니티 인프라 구축 등에 초점을 맞춘 전략 수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프로젝트 무산이 아닌 연기"라며 "준비는 상당부분 이뤄졌지만 시장, 규제 상황을 주시하면서 계획을 재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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