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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인터넷은행 도전기]장기간 눈여겨본 신사업, 왜 인터넷은행일까①현대그룹 계열분리 이후 실질적 단독기업…출혈경쟁 최소화하는 신사업 절실

강용규 기자공개 2024-02-19 11:24:45

[편집자주]

현대해상에게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시도는 이번이 3번째다. 앞선 2번의 기회에서 결실을 거두지 못하는 사이 신사업 진출을 향한 열망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현대해상이 계속해서 인터넷은행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은행을 통해 노리는 것은 또 무엇일까. 현대해상에게 인터넷은행이 지니는 의미를 분석하고 핵심 과제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한다. 처음 사업 진출을 천명한 것이 2015년이니 올해가 햇수로 10년째다. 하나의 신사업에 이 정도로 긴 시간동안 매달리는 것은 그만큼 현대해상의 사업 진출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보험사들이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쓰고 있지만 현대해상처럼 보험업의 울타리 바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곳은 흔치 않다. 현대해상은 다른 보험사와의 경쟁이 비교적 치열하지 않은 분야로의 진출을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순 참여자 넘어선 '주도자' 역할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이은 제4 인터넷은행 지위를 놓고 KCD뱅크, U뱅크(유뱅크), 소소뱅크 등 3개 컨소시엄이 도전 중이다. 현대해상은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 중이며 현재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 중 가장 이목을 끄는 곳이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이달 현대해상과 루닛(의료인공지능업체), 렌딧(P2P대출업체), 자비스앤빌런즈(세무서비스업체 삼쩜삼 보유기업), 트래블월렛(외환전문업체) 등 5개 기업이 구성한 연합체다. 이 중 현대해상이 가장 주목받는 이유는 2가지다.

첫 번째는 규모다. 다른 4곳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과 달리 현대해상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산총계 42조원의 대형 금융사다. 때문에 아직 유뱅크의 출자비율과 관련한 사항이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과 별개로 업계에서는 현대해상이 최다 출자자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보험사의 인터넷은행 설립 참여는 현대해상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설립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각각 한화생명과 SGI서울보증이 투자했다. 그러나 이 보험사들의 투자 지분율은 한화생명이 3.13%, SGI서울보증이 3.2%에 불과하다. 이들과 달리 현대해상은 최대주주로서 경영을 사실상 주도하게 될 공산이 크다는 말이다.

두 번째는 열의다. 현대해상이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하는 것은 햇수로 10년째, 횟수로 3번째다. 10년이라는 도전 기간이 짧지 않은데다 3수에 도전한다는 것도 화젯거리다. 인터넷은행이 현대해상에게는 단순한 신사업을 넘어 숙원사업에 가까운 의미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해상이 보험업 테두리 바깥에서의 신사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단독기업이라는 지배구조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인터넷은행, 현대해상의 신천지 될까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대형 금융그룹에 소속해 있거나 대규모 기업집단의 금융계열사들 중 하나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이들은 계열사와 연계해 경쟁력을 보유한 신상품을 개발한다는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 은행을 거느린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의 경우에는 금융수수료를 우대받으며 이를 상품 경쟁력 강화로 이어갈 수 있다.

반면 현대해상은 1999년 현대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사실상의 단독기업에 가깝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보유 자회사 역시 보험 영업채널이거나 손해사정 전담회사 등으로 본사의 업무를 분담하는 차원에 머물러 있다. 계열사와의 협력이라는 메리트가 없다시피한 현대해상으로서는 경쟁이 비교적 치열하지 않은 분야에서의 신성장동력 발굴이 언제나 절실한 과제였다.

업계 전망대로 유뱅크가 현대해상을 최다 출자자로 삼아 설립 인가를 받는다면 현대해상은 유뱅크를 모바일슈랑스의 창구로서 활용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게다가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과 연계한 새 보험상품 개발 및 판매 역시 가능해진다. 현대해상에게 인터넷은행은 보험업 바깥에서 비교적 큰 경쟁 없이 사업영역 확장을 가능케 하는 신천지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현대해상은 2015년 인터넷은행 아이뱅크 설립에 도전했으나 금융위의 예비인가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2019년에는 토스뱅크 설립 참여를 검토했으나 사업의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종 불참했다.

이번에 현대해상이 참여한 유뱅크 컨소시엄은 2024년 상반기 중 컨소시엄 참여사를 최종 확정하고 예비인가까지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가를 획득한 이후 하반기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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