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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인거래소, 비트코인 현물ETF 허용 공약 '긴장' 시장 확대 긍정적 vs 증권사로 고객 이탈…대응방안 고안 움직임

노윤주 기자공개 2024-02-23 13:15:29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1: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회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국내 거래 허용을 총선 공약으로 앞다퉈 내세우고 있다. 국내서도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할 수 있다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길이 열린다. 또 증권시장 투자자들도 별도의 가상자산거래소 가입 절차 없이 손쉽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 소식이다.

그러나 가상자산거래소는 이를 마냥 기쁘게 바라볼 수 없는 처지다. 비트코인 직접투자와 같은 효과를 내는 현물 ETF가 국내에서 허용된다면 증권사에 '밥그릇'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ETF와 비교해 '낮은 거래수수료'를 어필하는 등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국내 거래 중개·상품 출시 가능해지나

총선을 앞둔 국회 여야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겠다는 공약을 연달아 발표했다.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블랙록, 피델리티, 아크인베스크먼트 등 자산운용사 11곳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일괄 승인한 것이 관련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다.

국내 증권사 대부분 미국주식 투자를 중개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국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를 금지했다. 이에 출시 한달 반 가량이 지났음에도 국내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거래 과정에서 브로커, 유동성 공급자들이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매매한다. 이에 ETF 투자와 비트코인 직접 매매가 동일한 투자 효과를 가진다. 국내 금융당국은 비트코인은 ETF 투자 가능한 기초자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지급보증을 한 비트코인 선물 ETF와는 다른 개념이라는 입장이다.

당국의 해석과 달리 국회서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기관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가 허용된다면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에 편입, 국내서도 안전한 투자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후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비트코인 ETF 상품 개발도 허용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국내서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와 발행을 허용한다면 전체 시장이 커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가상자산시장은 거래소 의존도가 크다. 수탁업자, 지갑사업자 등도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 허가를 획득했지만 이들의 존재감은 아직 미비하다. 아직 국내 시장이 개인투자자 위주기 때문이다. 법인(기관) 투자자 진입이 이뤄져야 코인 보관을 주업으로 삼는 수탁, 지갑업자들도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


우선적으로 미국서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국내 중개가 가능해지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길이 열린다. 국내서 원화로 가상자산을 매매하려면 실명인증 은행 계좌가 있어야 한다. 당국은 법인계좌는 실명이 아니라고 판단해 법인의 가상자산거래소 이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현물 ETF 국내 거래 허용 시 법인도 해외주식을 보유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된다.

추후 국내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이 출시된다면 수탁사업자의 사업 정상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 현물 ETF 거래 과정에서는 비트코인 수탁사의 존재가 필수다. 미국서는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설립한 코인베이스커스터디가 수탁과 프라임브로커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된 국내 수탁사는 한국디지털애셋(KODA),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카르도 세 곳이다. 각각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다. 은행과 블록체인 기업이 가상자산 수탁업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조인트벤처(JV)다.


◇가상자산거래소, 증권사와 '밥그릇 싸움' 해야 하나

비트코인 현물 ETF 국내 거래 허용 공약을 바라보는 가상자산거래소의 시선은 복잡하다. 시장 확대 차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자사 신규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투자자들을 증권사에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거래소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국내 거래 허용 시 가상자산거래소에서도 법인이 원화거래를 할 수 있도록 당국에 강력하게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이 제도권에 편입되고 규모가 커지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라면서도 "가상자산거래소만의 독자적인 위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에는 ETF와 비교해 더 저렴한 거래수수료를 마케팅 포인트로 부각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들린다. 미국 자산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운용 수수료는 적게는 0.2%부터 많게는 1.5% 상당이다. 8조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 1위를 차지한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0.25%의 수수료를 수취한다.

국내 거래소 중 가장 저렴한 거래수수료를 받는 곳은 0.04%를 적용하는 빗썸이다. 업비트는 0.05%, 코인원은 0.2%의 수수료를 적용한다. 수수료 경쟁력은 있는 셈이다. 한 코인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와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것이 동일한 효과라면 거래소에서 사는 게 이득이라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며 "설득력이 있으려면 코인거래소도 안전하다는 인식도 시장에 구축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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