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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의 변신]UAM 하늘 난다…수익성 영향은③시험비행 등 상용화 단계 차근차근…비용 증가 불가피

임한솔 기자공개 2024-03-11 09:15:18

[편집자주]

신사업 육성은 장밋빛 미래를 향해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는 일이다. 방산 핵심기업 한화시스템이 본격적으로 UAM, 위성통신, 디지털 플랫폼 등 신사업을 추진한 뒤로 여러 해가 지났다. 지금까지 수천억원이 투입됐지만 수익성은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 신규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선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방산, ICT 너머로의 진출을 꿈꾸는 한화시스템의 현황과 전략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로 꽉 막힌 도로, 발 내딛기도 힘든 만원 지하철. 이미 한계에 이른 도심 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한 번쯤 상상하게 된다. 하늘을 날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든 것이 도심항공모빌리티(UAM)다. 수직이착륙기로 도심 곳곳을 오가며 사람이나 화물을 실어나르는 교통체계를 말한다. 수십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의 영역이었으나 이제는 현실에 더 가깝다. 세계 여러 국가와 기업이 동시다발적으로 UAM 시험 운영을 추진하는 중이다.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인해 발생할 대규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한화시스템도 UAM의 상용화에 앞장서는 선구자 중 하나다. 신사업 육성의 일환으로 2019년부터 미국 UAM 개발기업 오버에어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함께 UAM 기체 '버터플라이'를 개발하는 중이다. 오버에어는 지난해 말 첫 실물 크기 버터플라이 시제기의 조립을 마쳤다. 올해 시험비행에 나선 뒤 2026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오버에어가 UAM 시장 진입을 앞둔 상황은 한화시스템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오버에어는 그동안 이렇다할 매출 없이 순손실을 내 왔다. 순손실 규모는 2020년 94억원에서 지난해 771억원으로 확대됐다. UAM 개발 단계가 고도화하는 만큼 들어가는 비용도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시스템은 오버에어에 2019년 약 300억원을 투자했고 2022년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1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오버에어 지분 45.27%를 지니고 있다. 오버에어에서 발생한 손실 중 45.27%만큼을 지분법손익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기준 오버에어 지분법손익은 약 350억원으로, 한화시스템이 투자한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중 가장 손실이 컸다. 오버에어의 영향으로 지난해 한화시스템 전체 지분법손익은 마이너스(-) 2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화시스템이 거둔 연결기준 영업이익 929억원의 약 32%에 해당하는 부분이 영업외손익으로 차감되는 것이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버터플라이가 본격적으로 하늘을 날기 시작할 올해는 오버에어의 손실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험비행 결과를 반영한 기체 수정, 추가 시제기 제작 등에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오버에어 관련해 올해 개발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며 "작년을 상회하는 손실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신사업을 시작하고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UAM이 무사히 상용화한다면 연간 수백억원 수준의 손실은 만회하고도 남을 벌이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인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은 2025년 109억달러 규모에서 2030년 61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UAM 분야에서 의미 있는 실적이 발생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내의 경우 2025년 UAM 상업화를 목표로 정부 차원의 로드맵이 수립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UAM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상업화 초기 적자를 보다 향후 시장이 성장하는 2030~2034년에 걸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버에어 개발 UAM 기체 '버터플라이'. (출처=오버에어)

한화시스템은 SKT, 한국공항공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국내 UAM 실증사업 'K-UAM 그랜드챌린지'에 참여하는 중이다. 현대차, KT, 대한항공, LG유플러스, 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 구성된 다른 6개 컨소시엄과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 수도권에서 도심 실증에 들어가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또 대구와 제주도 등 지방에서도 UAM 생태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오버에어를 앞세운 해외 진출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46개 도시에서 UAM 프로그램이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15개는 향후 3년 내 운영을 시작할 전망이다. 프랑스의 경우 올해 열릴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공항 등에서 UAM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영국, 독일, 일본, 싱가포르 등도 UAM 도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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