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109억 배임…내부통제 시스템 도마 위로 4년 반 넘게 적발 못해…준법감시 인력 늘었지만 역부족
이기욱 기자공개 2024-03-08 08:27:27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16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의 내부통제 역량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농협은행에서 109억원에 달하는 업무상 배임이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다. 은행 자체 검사를 통해 발견되긴 했으나 2019년부터 약 4년 반 동안 금융 사고를 알아채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해당 기간 동안 농협은행은 준법감시 지원 인력을 일부 늘리는 등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보이기도 했지만 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정감사 등에서 내부 통제 인력 비중에 대한 지적도 받은 바 있어 향후 강도 높은 개선책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3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이어져…자체 감사로 뒤늦게 발견
6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전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금융사고 사실을 공시했다. 지난 2019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09억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자체 감사를 통해 발견됐으며 향후 농협은행은 인사위원회를 통해 행위자를 징계할 예정이다. 동시에 형사고발도 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아직 처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손실 예상액과 금융감독원의 추가 조사 여부 등도 결정되지 않았다.
자체 감사를 통해 발견되긴 했지만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힘들 전망이다. 배임이 최초로 발생한 2019년 3월 이후 총 4년 8개월 동안이나 사고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과거에도 잦은 금융사고에 시달려 왔다. 우리은행이나 경남은행 등 대형 횡령사고보다는 금액이 작지만 여러 번에 걸쳐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년간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 사고는 17건(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농협은행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선 농협은행은 외부출신 전문가를 준법감시인으로 적극 중용하며 감사 업무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였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준법감시인을 지낸 서윤성 전 부행장은 제 48회 사법고시를 합격한 법률 전문가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준법감시인을 맡고 있는 홍명종 준법감시인도 44회 사법고시를 합격한 법조인이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한결, 율촌, 린 등에서 활동한 후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컴플라이언스 인력 3% 증가…전체 임직원 대비 낮은 비중, 매년 지적
준법감시인 지원 인력 역시 과거 대비 소폭 늘어났다. 농협은행의 준법감시인 제도 현황 공시에 따르면 배임이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2월 준법감시인 산하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조직 인력은 총 383명으로 집계됐다.
영업점 내부통제 전담 인력이 365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고 본점 내 팀장이 2명 배치됐다. 기획역과 사무직이 각각 1명, 검사역은 1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말 기준 컴플라이언스 인력은 396명으로 2019년초 대비 3.4% 늘어났다. 영업점 순회 감시 인력이 377명으로 3.3% 증가했고 본점 인력이 19명으로 늘어났다. 팀장급 인력이 2명에서 3명으로 1명 더 늘어났다. 지난해말 기준 인력 구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배임 사고를 계기로 농협은행은 보다 강도 높은 내부통제 개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인력 증가로는 은행 내 크고 작은 사고들을 막기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미 농협은행은 수차례 감시 인력 부족 등을 지적 받은 바 있다.
2022년 국정감사 당시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중에 농협은행의 준법감시 지원 인력 비중(전체 임직원 대비)이 0.59%로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동일한 내용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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