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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토큰증권 시장]대신그룹 품에 안긴 카사, 성장·안정 두마리 토끼 잡을까④부동산 전문 계열사와 시너지…'스타트업 DNA' 상실 우려도

안준호 기자공개 2024-03-13 13:56:12

[편집자주]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1년이 흘렀다. 토큰증권의 정의는 물론 시장 형성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조치가 담겨 기대가 컸지만 후속 조치가 늦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더벨은 가이드라인 발표 1년이 지난 현재 토큰증권 시장 모습과 예비 발행사들의 근황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8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사(KASA)는 조각투자 분야 ‘1호 플랫폼’으로 꼽힌다. 일찌감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자산 토큰화 서비스를 선보이며 개척자 역할을 했다.

선구적 위치였던 만큼 제도화 과정의 시행착오도 먼저 겪었다. 지난해엔 청약 중단 여파로 운영사인 카사코리아가 대신파이낸셜그룹에 매각되기도 했다.

대신파이낸셜그룹 합류 1주년을 앞둔 현재 카사의 서비스 안정성은 크게 강화됐다. 최근 카사코리아 임직원들도 그룹 본사 입주를 완료하며 향후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장기간 중단됐던 상품 청약 역시 대신증권 계좌와 연결을 거쳐 재개됐다.

남은 과제는 스타트업 특유의 혁신성을 유지하는 일이다. 6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대신파이낸셜그룹과 기업문화나 의사결정 단계 등에서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루센트블록, 펀블 등 동종 기업은 물론 예비 토큰증권 사업자들과도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더 기민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신파이낸셜그룹 합류, 전자등록으로 투자자 보호 ‘확대’

카사코리아는 지난 2023년 3월 대신파이낸셜그룹에 합류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던 기업이 제도권 금융사 품에 안긴 이례적 사례였다. 매각이 이뤄진 가장 큰 배경은 경영상 어려움이었다. 2019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 지정 이후 사업을 이어왔으나 규제 대응이나 제도화 준비에 드 비용이 특히 컸다.

당시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싱가포르 법인을 제외한 한국 사업 부문을 사들였다. 속전속결로 이뤄진 인수합병(M&A)이었으나 조각투자와 토큰증권 시장에 대한 대신파이낸셜그룹 측의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에 거래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현재 카사코리아를 이끄는 홍재근 대표 역시 인수 이전 신사업추진단장을 맡아 토큰증권 사업 진출 기회를 모색해 왔었다.

부동산 사업은 대신파이낸션그룹의 강점으로 꼽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부실채권(NPL) 관리 기업인 대신에프앤아이는 물론 신탁사인 대신자산신탁, 개발사인 대신프라퍼티 등으로 사업 노하우를 키워왔다. 2019년 완공된 ‘나인원한남’ 등 성공적인 트랙 레코드도 보유했다. 신탁사를 통해 수익증권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는 카사와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었다.

카사코리아 역시 지속적 서비스를 위해선 M&A가 필요했다. 당시에도 6개월 이상 신규 공모를 진행하지 못한 채 여러 경로로 자금 조달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파이낸셜그룹과 합류하면서 금융당국 규제 방향대로 증권사와의 계좌 연결은 물론, 재무 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제 지난 한 해 동안 카사코리아의 조각투자 플랫폼은 큰 변화를 거쳤다. 2019년 샌드박스 지정 당시 카사의 서비스 구조는 ①신탁사를 통해 상업용 부동산을 신탁한 뒤 ②이를 기초로 디지털 수익증권(DABS)를 블록체인 방식으로 일반투자자에게 발행하는 방식이었다.

전자등록을 마친 이후에는 투자자 권리 보호가 더욱 강화됐다. 신탁사가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과정은 같지만, 수익증권과 1:1로 대응하는 DABS를 발행해 청약자들에게 배정 발행하게 됐다. 신탁수익증권과 DABS 수량을 동일하게 관리하고(미러링) DABS 거래가 일어나면 수익증권의 소유권도 이동한 것으로 판단한다.
<출처: 카사코리아>
◇대신프라퍼티 등 그룹 계열사 ‘시너지’…확 달라진 공모 전략

현재 카사코리아는 그룹 내 계열사 가운데 부동산 전문회사인 대신프라퍼티의 자회사에 해당한다. 전체 그룹 구조상 본다면 대신증권→대신에프앤아이→대신프라퍼티→카사코리아로 이어지는 형태다.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다루는 만큼 계열사 중에서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동산 개발사 밑에 배치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그룹 합류 이후 선보인 공모에선 변화된 부분이 눈에 띈다. 과거 진행 공모에서는 전통적 형태의 상업용 부동산이 주류를 이뤘다. 매각이 완료된 역삼런던빌, 한국기술센터는 물론 서초 지웰타워, 여의도 익스콘벤처타워 등 사무용 건물이 대부분이었다. 기초자산이 위치한 지역 역시 오피스 타운이 많았다.

최근 공모에서는 ‘한발 앞서’ 화제성을 가져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합병 이후 이뤄진 7호 공모 기초자산의 경우 도산공원 인근에 있다. 최근 대규모 플래그십스토어 등이 속속 들어서며 젊은 세대가 찾는 상권으로 거듭난 곳이다. 회사 측 역시 공모에 앞서 핵심 상권에 위치했다는 점, 가격 상승세가 재개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그레인바운더리빌딩’ 공모 역시 이전과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신촌명물거리에 위치한 건물로 식음료(F&B) 회사 비에이치케이 홀딩스가 임차해 있다. 쿠키 전문점으로 인기를 모은 그레인바운더리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해당 건물에도 신촌점이 입주해 있다.

이번 공모에서 카사코리아 측은 신촌 벤처밸리 조성 등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설명, 그레인바운더리 매장의 인기 등이 공모 과정에 강점으로 언급됐다. 입주 브랜드의 화제성을 강조하는 방식은 경쟁사들이 주로 활용했던 전략이기도 하다. 이를 벤치마킹한 것은 물론 신촌이라는 지역의 가능성도 함께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결 과제로 지목되는 부분도 없진 않다. 카사코리아 임직원들은 최근 그룹 본사로 업무 공간을 옮겨 화학적 결합도를 높이는 중이다. 의사결정 단계가 늘어나며 공모 주기는 이전보다 길어진 편이다. 실제 투자심의 과정도 예전보다 촘촘하다는 후문이다. 안정성이 높아진 것은 강점이지만 핀테크 스타트업으로서의 ‘야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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