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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빅딜 확보 미래·NH, IPO 경쟁력 '입증'퓨리오사AI 주관사 확정…트랙레코드 부족·평판리스크 등 실력으로 '극복'

안준호 기자공개 2024-05-07 07:48:16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퓨리오사AI의 상장 파트너로 확정된 가운데 두 증권사의 IPO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 두 곳 모두 증권업계에서는 손꼽히는 대형 하우스에 속하지만 퓨리오사AI의 주관사 경쟁에선 오히려 불리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빅딜과 중소형 공모까지 다양한 경험을 갖춘 곳이다. 단 최근 팹리스 기업 주관 사례는 없다. 반도체 상장사가 없진 않지만 모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다. 계열사들이 동종 기업에 투자한 것도 걸림돌이었다. 공동 주관사로 합류한 NH투자증권은 파두 사태 여진이 남아있다. 두 하우스 모두 ‘실력’으로 약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다.

◇대표주관 꿰찬 미래에셋, 트랙레코드 약점 '극복'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단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주관사 선정 준비에 들어간 이 회사는 연초 입찰요청제안서(RFP)를 배포했다. 지난달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으로 주관사단 구성을 마무리했으나 최근 재차 협의를 거쳐 삼성증권 대신 NH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퓨리오사AI는 차세대 반도체 중 하나인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을 목표로 설립된 회사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개화 단계인 시장이 목표인 만큼 IPO 과정은 물론 주관사 선정 단계부터 난이도가 높았다. 팹리스 기업 전체로 시선을 넓혀도 신규 상장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트랙레코드가 상대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은 아니더라도 시스템 반도체 관련 기업을 상장시킨 경험이 ‘가산점’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실제 주관 경쟁에 힘을 기울인 증권사 대부분 최근 몇 년 사이 시스템 반도체 기업을 상장시킨 경험이 있었다.

RFP를 받은 곳 중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이 이런 곳이었다. 대신증권은 넥스트칩과 가온칩스, 한국투자증권은 퀄리타스반도체, NH투자증권은 파두 상장을 주관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에이직랜드의 증시 입성을 도왔다. 모두 분야는 다소 다르지만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에 속한 곳이다.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오히려 예외적인 케이스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다종다양한 경험을 갖춘 하우스였지만 팹리스나 시스템 반도체 기업 주관 경험은 적은 편이다. 로봇(두산로보틱스) 이차전지(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최근 유통시장에서 관심이 많은 업종들을 최근까지 상장시켰지만 팹리스 업종만은 주관 사례가 적었다.

동종 기업에 계열사가 투자한 것도 걸림돌로 꼽혔다. 그룹 내 주요 회사인 미래에셋벤처와 미래에셋캐피탈이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에 투자자로 합류해 있다. 퓨리오사AI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들에 대항하는 ‘동맹’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사가 될 수도 있는 곳이다.


◇높은 산업 이해도 적중…NH증권은 설욕 기회 얻어

판세를 뒤집은 것은 실력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경쟁에 참여한 하우스 가운데 업종 이해도나 열의는 가장 높았다는 후문이다. 계열사의 리벨리온 투자 역시 IPO 주관에 영향을 끼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실무는 IPO 1팀 부서장인 하주선 이사가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를 주관한 팀이기도 하다. 성주완 IPO 본부장 역시 준비 과정을 총괄하며 심혈을 기울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주완 본부장이 퓨리오사AI의 상장 주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측에서도 이런 부분에 주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주관사로 합류한 NH투자증권은 회사 측에서 가장 먼저 주목했던 하우스이기도 했다. ‘파두 사태’ 이후 내부 의견이 갈리기도 했지만 IPO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도 컸다. 관련 조사가 마무리된 상황은 아니지만 하우스의 경쟁력 자체를 훼손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주관사단에서 빠진 후 회사에서 먼저 손을 내민 곳도 NH투자증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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