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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배상 후폭풍]KB국민은행, 영업력 약화 부담이 더 크다②판매계좌 약 13만개, 오프라인 위주…영업점에서 직접 분쟁 대응해야 할 상황

고설봉 기자공개 2024-03-15 13:29:54

[편집자주]

금융감독원의 홍콩 H지주 ELS 배상안이 발표되면서 판매사들이 느끼는 압박도 커졌다. 당국이 나서 배상을 권고하는만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내부적 부담이 크다. 매번 소비자피해를 배상하면 향후 상품 판매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떠안아야할 유무형적 부담도 상당하다. 장기로 예상되는 배상 기간에 따른 영업력 타격도 불가피하다. ELS 배상안에 따른 판매사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콩 H지수 ELS 배상안이 KB국민은행의 영업력을 위축시킬 요소로 부각됐다. 금융감독원에 제시한 배상안에 따른 사적화해 과정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무엇보다 최대 판매를 기록한 국민은행은 조정 대상도 많아 부담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홍콩 H지수 ELS 분쟁조정기준(안)은 배상비율을 각 투자자별로 일일이 산출해야 한다. 배상비율 산출과 협의 등 과정에서 일선 영업현장의 인력들이 대거 동원돼야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영업활동에 제약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국민은행의 홍콩 H지수 ELS 판매잔액은 8조1972억원이다. ELS 판매 계좌는 총 39만6000계좌(18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금융권 전체 판매잔액 중 53.2%를 기록했다. 이를 계좌수로 단순 환산하면 약 12만9000여 계좌다. 당장 국민은행은 올해 약 13만명에 달하는 고객들과 ELS 분쟁을 이어가야 한다.

분쟁 건수도 많을 뿐더러 분쟁을 해소하는 과정 자체가 지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1일 제시한 홍콩 H지수 ELS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르면 배상비율은 판매사요인과 투자자고려요소로, 기타 등 요소를 종합해 산출한다.

배상비율 산출은 국민은행이 직접 나서야 한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와 배상안을 토대로 각 소비자마다 현황을 파악하고 배상비율을 산출해야 한다. 이후 다시 소비자와 배상비율을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적화해가 이뤄지면 분쟁은 종료된다. 하지만 국민은행과 소비자간 배상비율에 대한 이견이 발생할 경우 분쟁은 장기화 될 수 있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언회를 거쳐 민사소송 등 법적 분쟁이 펼쳐지면 그만큼 분쟁 기간은 길어질 수 밖에 없다.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영업점 모습. *출처=KB국민은행

이러한 분쟁 처리 과정에서 국민은행의 영업력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ELS 상품 대다수가 오프라인 창구를 통해 판매된만큼 전국 영업점이 소비자 분쟁 창구 역할을 감당할 수 밖에 없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의 홍콩 H지수 ELS 오프라인 판매 비중은 90.6%다.

이미 지난해부터 국민은행은 본점 차원의 대응반을 편성함과 동시에 일선 영업점에서 ELS 관련 민원을 접수받고 있다. PB와 창구 직원들이 각 고객들의 민원을 청취하고 요구사항 등에 대응하며 사태를 진정하는 모습이다.

ELS 사태 대응을 위해 본점 등에서 지원 인력이 파견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상품을 판매했던 직원이 직접 고객을 응대하는 모습이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상담 등의 과정을 직접 진행하는 만큼 다른 업무에 지장이 초래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DLF와 라임펀드 사태 때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판매사들은 사적화해를 위해 전국 영업점에 고객 대응을 지시했다. 직접 고객과 점점에 서서 고객의 요구를 듣고 은행의 배상안을 제시하는 등의 과정을 지점장 이하 현장 인력들이 주도했다.

국민은행이 홍콩 H지수 ELS 이슈에 매몰되 가면서 영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보다 올해 은행권 경쟁이 한층 치열할 가운데 국민은행은 영업에만 전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들은 한층 더 영업에 속도감을 높이고 있다. 4대 은행 모두 모두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들고 나왔다. 하나은행은 은행 1위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신한은행은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추진그룹에 힘을 실었다. 우리은행은 순이익 1등으로 도약하겠다고 공략했다.

국민은행도 올해 1위 사업자 지위를 흔들림 없이 지속해 나가기 위한 전략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경영전략을 힘 있게 밀어붙이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다는 평가다.

이 행장은 “우리 KB가 리딩뱅크의 위상을 확고히 유지해 나가려면 지속 가능한 자산 성장이 중요하다”며 “‘고객 First, 디지털 First, 미래 금융을 선도하는 리딩금융 파트너’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1위 사업자 지위를 흔들림 없이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영업현장에서 직원들이 영업에만 몰두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분위기도 가라앉고 있다. 또 상품 관련해 불완전 판매 및 불건전 영업행위 이슈가 한차례 지나간 만큼 보다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제약도 큰 상황이다. 그만큼 홍콩 H지수 ELS 분쟁 해결이 올해 국민은행의 경영성과를 결정할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배상 협의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방향성 정해진 건 없다”며 “고객분들과 사적화해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고객들이 괜찮다고 하시고 수용하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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