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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손실 대란]‘배상’ 방점 찍은 금감원…제재는 한발 물러서나CEO 제재했던 DLF 때와 상황 달라…'내부통제' 이슈, 사적화해 위한 압박카드 가능성

고설봉 기자공개 2024-03-12 12:47:04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1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ELS 이슈 해소를 위해 배상안을 전면에 내세웠다. 과거 DLF와 라임펀드 부실 사태 때와는 기조가 달라졌다. 당시 금감원은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라며 CEO 제재를 강하게 주장했다. 지배구조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고 배상안을 내밀어 금융사를 압박했다. 약 4년여 시간차를 두고 비슷한 사안에 대한 금감원의 태도가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배상안 정조준한 금감원…사적화해 강조

금융감독원은 11일 오전 홍콩 H지수 ELS 검사결과(잠정) 및 분쟁조정기준(안) 브피링을 개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은 약 1분여 모두발언 뒤 곧바로 퇴장했다. 아직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과 정치적 해석 여지를 고려해 세부 사안에 대한 직접 언급을 피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원장은 홍콩 H지주 ELS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배상에서 찾고 있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인사말 이후 곧바로 배상안을 전면에 내세웠다. 과거 DLF 사태 때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으로 CEO 제재를 정조준했던 이전 원장들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과거 DLF 및 사모펀드 사태에 이어 또다시 이러한 대규모 투자자 손실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투자자 여러분들이 합당한 수준의 배상을 받아 분쟁이 원만히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번 배상안에 대해 “H지수 ELS 관련 유례 없는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되고 있어 관련 분쟁이 급증하고 금융소비자의 불안도 급속히 확산됐다”며 “이해당사자 간 갈등을 조기에 합리적으로 해결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배경과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기존 대규모 분쟁사례의 처리 원칙 및 방식·절차 등은 참고하되 ELS 손실사태의 특수성 및 장기간 대중화·정형화된 상품 성격, 판매채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검사결과 위반사항이 판매사별·기간별로 상이함에 따라 기존 선례 대비 정교하고 세밀한 조정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DLF 때와 다른 기조…내부통제 위반 이슈 축소

배상안에서 금감원이 가장 중요시한 부분은 판매자요인이다. 이 가운데서도 배상안의 뼈대를 세우는 기본배상비율은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 등 영업현장에서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근거로 한다. 기본배상배율은 은행의 경우 20~30%, 증권사는 20~40%를 적용했다.

과거 DLF와 라임펀드 사태 때 전면에 등장했던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은 한발 물렸다. 금감원은 이번 배상안에선 내부통제 요소를 공통가중으로 반영한다. 판매사의 지배구조법 또는 금소법 상의 내부통제 운영 미흡이 밝혀질 경우 그 정도에 따라 은행은 10%, 증권사는 5% 가중한다. 또 온라인 판매채널의 경우 판매사의 내부통제 부실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을 감안해 은행은 5%, 증권사 3%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감원 분쟁안을 들여다보면 내부통제 관련 요소는 배상비율 산정의 우선 기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과거 DLF 사례와 비교해보면 CEO 제재를 정조준했던 내부통제 이슈 자체가 이번 홍콩 H지수 ELS 사태의 중심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에선 금감원이 내부통제를 CEO 등 제재의 근거로 밀어붙이기 쉽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과거 DLF 때 내부통제를 근거로 CEO 제재를 가한 뒤 행정소송 등에서 패소한 만큼 조금 더 정교하게 접근하는 것이란 평가도 있다.

금감원은 설명자료에서 “DLF 사태 이후 판매규제를 강화한 금소법 시행 등에 따라 판매사들의 형식상 판매절차는 대체로 갖춰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내부통제를 근거로 CEO 제재를 벌일 만큼 제도적으로 위법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금감원은 “검사결과 확인된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관련법규 및 절차에 따라 기관·임직원 제재, 과징금·과태료 등 엄중조치할 것”이라며 여전히 제재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홍콩 H지주 ELS 관련 분쟁조정안에 대한 설명을 마치고 질의응답에 나섰다.

이러한 기조는 결과적으로 이번 배상안 수용을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금감원은 “해당 판매사의 고객피해 배상, 검사 지적사항 시정 등 사후 수습 노력에 대해서는 관련 기준 및 절차에 따라 참작할 것”이라며 “각 판매사는 동 조정기준(안)에 따라 자율적으로 배상(사적화해)을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을 대신해 질의응답에 나선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사실관계 등 분석이 끝나고 검토가 이뤄져야 구체적인 제재에 대해 말씀 드릴 수 있다”며 “과거DLF 때와 비교해 전반적 소비자보호 관련 법규가 강화된 측면이 있어서 형식적으로 상당부분 지켜졌다고 보기 때문에 제재 등 절차에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감원이 법률가 출신인 이 원장 취임 뒤 제재 등에서 한층 더 정교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이 원장은 과거 DLF 사태 검사 및 제재 과정에 대해 “정교하고 절차적으로 완성되지 못했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번 배상안과 별도로 검사결과를 조속히 정리해 제재절차를 신속하게 개시할 계획이다. 제재심과 금융위 심의·의결 등 구체적인 제재범위 및 수준은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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