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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헤드 릴레이 인터뷰]"삼성증권 IB 비즈니스 모델 '스위스 아미나이프'"이재현 IB1부문 부사장 "작지만 하이테크 집약...쓰임새 많아 누구든 찾게 되는 조직"

권순철 기자공개 2024-04-01 14:20:03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의 IB는 스위스 아미나이프와 같은 조직으로 나아가야 한다. 크기는 작지만 하이테크가 집약돼 쓰임새도 많고 외관상 보기 좋은 툴처럼 되기를 바란다."

삼성증권도 타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IB 부문에서의 실적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IB 사업부의 방향은 명확했다. 클라이언트에 꼼꼼한 자금조달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는 한편, 수익 모델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기업금융1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이재현 부사장이 있다. 그는 2022년 부임 직후 커버리지 역량을 전사적으로 확대하고 전통 IB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증권 기업금융1부문 이재현 부사장
◇대대적 조직 개편…IB 역량 고도화 '집중'

삼성증권은 2022년 9월 이재현 부사장의 부임 직후 기업금융1부문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Capital Market(CM) 본부, Corporate Finance(CF) 1본부 및 2본부, M&A본부, 자기자본(PI)본부 등 5개 본부 체제를 확립했다. 기존의 3개 본부 체제에서 CF2본부와 PI본부를 신설해 고도화된 IB 조직의 기반을 마련했다.

우선 커버리지 부문에 대대적인 변화가 집중됐다. 기존에도 커버리지를 담당하던 팀들이 있었지만 이 부사장이 부임한 해 연말 조직 개편 때 전부 없어졌다. 커버리지 팀원들은 전체 인력의 15%에 불과했지만 나머지 85%의 인력들이 커버리지에 소홀하게 된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그는 "기본적으로 고객들을 커버해야 한다는 방범대적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며 "그와 같은 사명감을 다시 상기시키기 위해 모두에게 커버리지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주요 골자"라고 했다.

세일즈앤트레이딩(S&T)에 속해 있었던 PI를 IB 부문 산하로 이전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다. 1조원에 가까운 자기자본을 200여 개가 넘는 포트롤리오에 투자하고 있지만, IB 부문과는 별도의 독립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했다. 기업공개(IPO) 업무를 주관하는 경우 투자할 만한 기업인지 선별한 후 지분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식이다.

삼성증권이 PI본부에 보다 높은 수준의 재량권을 부여한 배경에는 수익 사업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부사장은 "IPO 시 기업의 건전성이 내부적으로 검증된다는 이점이 있다"면서 "다양한 투자 수요가 높은 고액 자산가들을 다수 보유한 회사의 강점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자타공인' IPO 경쟁력…투자자 네트워크 '일등공신'

삼성증권은 굳건한 IPO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하우스로 꼽힌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공들였던 세미파이브 딜을 단독으로 따낸 데 이어, 토스 IPO 주관사단으로 기용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 과정에서 이 부사장이 보유한 방대한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삼성증권에 부임하기 직전 10년간 골드만삭스에서 한국 투자 대표를 맡으며 굵직한 딜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배달의민족이 대표적인 예다. 2014년 골드만삭스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약 4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배달의민족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며 잭팟을 터뜨렸다. 투자금의 3배에 가까운 약 1조원의 수익을 내면서 당시 골드만삭스가 한국에서 기록한 투자 수익률로는 기록적인 딜로 남아있다.

트랙레코드가 쌓이면서 그가 맡는 딜에 자연스럽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그는 "투자를 전담하면서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며 "그 과정에서 회사 창립자와 투자자들을 많이 알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규모와 상관없이 IPO 딜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전사적인 분위기에 반영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는 "규모가 작은 IPO라고 해도 거의 항상 미팅에 참석한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증권사도 최소한의 프로토콜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회사채 주관 실적 '꾸준'…순위보다 '서비스' 초점

삼성증권은 회사채 시장에서 조용한 강자로 잘 알려져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회사채 주관 실적을 매긴 더벨 리그테이블에서 7위를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회사채 부문이 강한 하우스는 아니지만 매해 꾸준히 7~8위 이내에 들었다.

근래 회사채 발행 규모가 확대되면서 매년 이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은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다른 하우스들도 동일한 구조적인 수혜를 누림에 따라 삼성증권의 회사채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 부사장은 현재 순위권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의 순위에 연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채도 클라이언트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중요한 영업 수단이지만, 대형 은행을 끼고 있는 하우스들의 비교우위가 크게 작용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는 "회사채 시장이 전반적으로 완전경쟁시장과 유사해졌다"면서 "삼성증권도 잘 하고 있지만 은행 계열 증권사가 우세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최상위권 순위에 진입하는 데 연연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 분야' 인수금융 확대 청사진…바이아웃펀드 운영 '중장기 목표'

한편 인수금융 부문에서는 글로벌 바이아웃 펀드들의 동반자로 성장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인수금융은 이 부사장의 전공 분야였던 만큼 삼성증권이 지난 1년간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해온 부문이기도 하다. 특히 자문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해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비즈니스라는 점에서 삼성증권 IB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삼성증권은 라이선스가 아직 없어 직접 바이아웃에 나서는 단계는 중장기적 목표로 잡고 있다. 그때까지 글로벌 바이아웃 펀드들이 좋은 딜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KKR, 칼라일, 블랙스톤 등 대형 글로벌 사모펀드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작은 인수합병 딜도 의미가 있다"며 "삼성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바이아웃 펀드들의 긴밀한 파트너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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