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계는 전체 순손실만 5559억원에 달했다. 흑자행진이 8년만에 멈춰 섰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례적으로 기자들을 불러모아 경영 실적을 발표하고 설명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오화경 중앙회장은 오전에는 기자 간담회, 오후에는 금융감독원과 실적 발표에 나서며 분주한 행보를 보였다.저축은행업계 고위관계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보다 요즘이 더 힘들다"라며 "작년 결산을 몇 번이고 수정했고 대표이사들의 금감원 방문이 잦아졌다"고 토로했다. 또 "충당금 적립 확대로 수익성 방어에 실패하자 신규 영업도 나서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졌다"고도 말했다.
저축은행의 인고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까지 금감원이 가이드라인으로 정한 충당금 적립률 확대 기조가 유지될 예정이다. 특히 이달부터 경·공매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충당금 적립액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부실 사업장을 조속히 정리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 사업성 재분류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허리띠를 조이는 정부의 의도는 건설경기 회복이다. 브릿지론으로 토지담보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저축은행에게 충당금을 더 쌓게 한다. 올해 이를 빠르게 정리해 토지가격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경·공매 시 저축은행 등 대주단은 매매가격의 30~50% 손실을 보기 때문에 토지 가격이 내려가는 구조다.
관건은 올 상반기를 어떻게 버티느냐에 달려 있다. 저축은행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 신규 기업금융 비중을 줄이고 건전성 관리에 매진해야 한다. 대신 기업금융에서 리테일 영업으로 중심축을 재빠르게 옮겨야 한다.
상반기에도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기 때문에 순익 관리도 소홀히 할 순 없다. 저축은행업계는 예대율 규제 완화가 연장되길 바라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자금조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예대율 규제비율을 100%에서 110%로 확대했다. 한 차례 연장했던 만큼 6개월 추가 연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저축은행업계가 올해가 가기 전 꼭 듣고 싶은 말일 것이다.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업계가 세운 시나리오대로 경·공매 시장이 활성화되고 수요가 늘어 고정이하여신(NPL)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하반기 충당금 환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부동산PF 연착륙을 위한 저축은행업계의 기다림의 시간이 헛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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