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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공, 반포 주거복합 개발 공매 카드 '만지작' 이르면 이번주 출회 여부 결정, 선순위 투자자 손실 가능성 제기

이재빈 기자공개 2024-04-16 07:53:3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 반포 사업장이 공매 출회 위기에 놓였다. 선순위이자 중순위 대주인 과학기술인공제회가 대출약정액 집행을 거부하는 가운데 다른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하면서 공사가 중단된 사업지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고 기착공 사업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매로 출회돼도 선순위 투자자가 손실을 보지 않는 수준에서 낙찰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장이 사업성이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은 공매에서 제값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처분계획 내부보고 예정, 지난 3월 공사 중단된 사업지

15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공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거복합시설 사업지에 대한 공매 출회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주요 의사결정 담당자들에게 보고가 이뤄진 후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공매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과기공이 최대 투자자이자 선순위 대주 지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공매 추진이 가능한 구조다. 다만 시행사와 중후순위 대주는 과기공의 공매결정이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의사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정상화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입장이다.

이 사업은 반포동 59-3·4·5번지 일원에 주거복합시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2582.3㎡ 부지에 연면적 1만5154.71㎡,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한다. 기착공 사업지로 후분양이 계획돼 있다.

대우건설과 이스턴투자개발, KB증권 등이 출자한 반포센트럴피에프브이(PFV)가 시행하고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사업지다. 지분율은 △대우건설 52.9% △이스턴투자개발 29.4% △KB증권 9.4% △한국투자부동산신탁 5.9% △에큐온캐피탈 2.4% 등으로 구성됐다.

당초 무난한 개발 성공이 전망됐던 사업지다. 서울 지하철 3·7·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 맞은편에 자리한 부지이기 때문에 개발업계에서는 개발 용도에 상관 없이 일정수준 성공이 보장되는 입지로 꼽혔다. 덕분에 시행사는 2022년 8월 KB증권 주관으로 2380억원 규모 대출약정을 체결하고 공사에 착수했다.

대주단에는 과기공과 KB증권이 참여했다. 과기공이 출자한 브이아이자산운용 펀드가 1520억원을 조달하며 1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과기공은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에 출자한 펀드를 통해 350억원을 추가 투입하며 2순위 대주 지위도 보유하고 있다. KB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2순위(150억원)와 3순위(360억원)에 참여했다.

공사가 중단된 시점은 지난 3월이다. 지난해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대주단 간에 이견이 발생했다. 중순위 대주인 KB증권은 워크아웃 규정에 따라 추가 투입되는 신규자금을 변제순위 최우선으로 설정할 것을 요청했으나 선순위 대주인 과기공이 이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과기공은 약정잔액에 대해서도 추가 자금투입을 거부했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신용보강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선순위 대주가 모든 자금조달 방안을 거부하면서 협력업체들에게 대금을 지불할 수 없어졌고 결국 공사가 중단됐다.

과기공이 추가 공사비 투입 불가를 비롯해 워크아웃 확정 전에는 사업지 정상화 과정 진행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사업장 처리계획 제출도 지연됐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장을 제외하고 59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처리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기공의 반대로 대주단 논의가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업장 실사를 맡은 딜로이트 안진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딜로이트 안진은 채권단 설명회 이전에는 정상화 방안 수립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중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부실채권(NPL) 전문기관이 과기공에 채권 양수도거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일부 할인된 금액으로 대출채권을 매각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라는 제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기공이 대출채권 매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최종적으로는 거래가 불발됐다.

박양래 과기공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반포 사업장 공매 추진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의사결정된 바는 없다"며 "회원들의 투자금 회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손실 우려에 의사결정 난항, 공매 추진해도 투자금 회수 요원

과기공이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배경에는 책임자 배임 문제가 자리한다. 추가자금 투입이나 다른 기관의 선순위 자금 투입을 결정했다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담당자가 문책받을 가능성이 있다. 의사결정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인 셈이다.

반면 다른 기관들은 이미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의사결정을 내린 담당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방침을 수립한 상황이다. 덕분에 반포를 제외한 58개 사업장은 신속한 처리계획 수립이 가능했다.

다수의 부동산 개발사업에 출자하고 있는 대형 기관 관계자는 "과기공은 현재 추가 자금투입을 할 경우 투입결정을 내린 담당자가 투자회수여부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구조"라며 "이로 인해 준공만 되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사업장을 공매로 출회해 당장의 책임만 회피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준공시 개발이익이 기대되는 사업장이지만 공매로 출회돼도 선순위 대주인 과기공이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할 가능성은 낮다. 기착공 사업지의 경우 원매자 입장에서는 신규 시공사 섭외와 부대비용 등이 소요되기 때문에 어지간히 낮은 가격이 아닌 이상 입찰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포 사업장은 후분양을 결정한 후 이미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출약정 체결 이후 실행된 대출금은 1536억원이다. 과기공의 1순위 대출은 936억원이 투입됐다. 2순위로는 과기공의 350억원과 KB증권의 150억원이 투입된 상황이다. 과기공이 이자를 제외한 투자금 전액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1436억원 이상의 가격으로 토지가 처분돼야 한다.

최근 개발사업지 공매 추이를 보면 성사되기 어려운 조건이다. 기한이익상실(EOD) 등이 발생해 공매를 추진중인 강남권 개발사업지들의 경우 1순위 대주단만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격으로 공매를 진행해도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포 사업장의 경우 과기공이 2순위 투자금 350억원을 포기해도 공매 성사를 장담하기 어려운 셈이다. 1순위 투자자도 손실을 보는 수준의 가격이 아니면 공매가 성사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신업계 부동산투자본부 임원급 관계자는 "반포 사업지의 경우 상급지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준공만 되면 선순위는 물론 중·후순위 투자자도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라며 "추가자금 투입을 통한 준공으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상황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공매처분은 하책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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