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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부동산 거부 단체' 시세 1.3조 여의도 전경련회관③침체기 든든한 버팀목 역할, 장부가 5배 넘는 실제가치

김경태 기자공개 2024-04-25 07:36:43

[편집자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옛 전경련)는 2016년 정치적 격변에 휘말려 침체기를 겪었다. 어려움은 ‘실적’에도 잘 드러난다. 2016년 900억원대에 달했던 사업수익이 이듬해 급감했다. 회원사 대거 이탈 영향이다. 하지만 한경협은 위기를 버텨냈다. ‘여의도 회관’이라는 비장의 무기 덕분에 꾸준한 수익을 거뒀다. 작년에는 단체명을 변경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회원사 재유치가 이뤄지며 수익도 예년 수준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경협의 정상화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이뤄진 상태인지 재무제표 등을 토대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의 존립을 떠받치는 핵심 자산은 단연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자리한 '전경련회관'이 꼽힌다. 전경련회관은 약 10년 전 리모델링을 거쳐 여의도권역(YBD)을 대표하는 프라임급오피스빌딩 중 하나로 거듭났다.

한경협은 이곳에서 매년 대규모 임대수입을 거뒀다. 전경련회관은 정치적 격변에 휘말린 뒤 초유의 위기를 겪었던 한경협이 그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근 서울 오피스 시장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당분간 탄탄한 임대수입이 전망된다. 특히 부동산의 가치가 갈수록 상승하는 점이 주목된다. 한경협은 전경련회관의 장부가를 2500억원대로 설정해뒀다. 다만 시세로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3년 재건축 완공, 임대차 우여곡절 끝 효자 노릇 톡톡

한경협은 1961년 고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대기업을 모아 출범했다. 그 후 1968년 주요 기업, 금융기관 등을 회원사로 대거 확보하면서 세를 불렸고 전국경제인연합회로 명칭을 바꿨다.

출범 당시만 해도 한경협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회관은 없었다. 1961년 서울 을지로 반도호텔에 사무실을 뒀다. 이후 태평로 해남빌딩, 조흥은행 본점, 삼일로 빌딩 등을 거쳤다. 그러다 1973년 자체 회관 건립에 본격 착수한다. 서울시로부터 여의도에 있는 부지 3000여평을 평당 6만원에 매입했다.

오일쇼크가 국내 경제를 강타하면서 회관 건립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구원투수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였다. 1977년 제13대 전경련 회장으로 선임된 정 회장은 회관 건립에 속도를 냈다. 삼환기업이 시공을 맡아 1979년 11월 16일 완공했다.

건물이 노후화하면서 30여년이 지나 재건축이 추진됐다. 박근혜 정부 시기이던 2013년 지하 6층~지상 51층, 연면적 16만8506.51㎡(약 5만973평) 규모로 완공됐다.

여의도 전경련회관(출처: 홈페이지)
전경련회관이 완공 시점부터 한경협의 효자 노릇을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골칫거리가 될 뻔했다. 당시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가 임차 수요를 흡수하면서 전경련회관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공실률이 50%를 넘기도 했다.

2014년 한화건설, 도레이첨단소재 등이 잇달아 임차인으로 합류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우여곡절은 있었다. 2018년 LG CNS, 판토스 등이 건물을 나가면서 공실률이 다시 치솟았다. 또 한화건설이 장교빌딩이 리모델링된 뒤 전경련회관을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여의도 오피스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덕분에 전경련회관은 반전을 이뤘다. 현재 KB국민은행 등이 건물을 임차하고 있다. 최근 전경련회관의 공실률은 자연공실률인 5%도 안되는 수준이다.

상업용부동산 임대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경련회관의 공실률은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경련회관의 공실률이 낮다는 것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경협의 작년 운영성과표에 따르면 전체 사업수익 중 임대료수익은 367억원, 관리비수익은 211억원이다. 전년보다 각각 2.9%, 2.6% 증가했다. 모두 역대 최대 수준으로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던 2016년보다 높다.


◇수요 탄탄 전망에 '함박웃음' 지속…장부가 2539억·시세 1조 상회 '격차 극심'

전경련회관은 앞으로도 한경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서울 오피스빌딩 임대차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한경협이 거둘 임대수익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를 고려해 한경협도 기민하게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두 차례에 걸쳐 임대료를 올렸다는 전언이다. 다만 지난해에 가격을 올린 만큼 올해는 속도 조절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상업용부동산 관계자는 "한경협은 과거 공실이 높던 시기에 무상임대(Rent Free·렌트 프리) 기간을 줬다"며 "하지만 최근 재계약 과정에서는 렌트프리를 최소화하고 임대료와 관리비도 시장 수준에 맞게 올렸다"고 말했다.

전경련회관의 몸값이 1조원을 넘는다는 점도 한경협에는 큰 힘이다. 현실화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분석되지만 최악의 경우에 담보로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매각 등 유동화 방안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경협은 작년 말 유형자산의 장부가를 2539억원으로 잡았다. 토지와 건물에 감가상각을 반영했다. 전년 말(2607억원)보다 2.6% 감소했다. 자산총계(3397억원)에서 유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4.8%다.

상업용부동산업계에서는 전경련회관 인근 여의도 오피스빌딩이 매물로 나올 경우 평(3.3㎡)당 2500만원 수준에서 거래가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전경련회관 연면적에 대입하면 1조274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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