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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신장학회 2024]삼성바이오에피스, 회사명 딴 제품으로 첫 '직판' 승부수환자 규모 작은 '초희귀질환 특수성' 앞세워 유럽 침투 가속화

스톡홀름(스웨덴)=차지현 기자 공개 2024-05-26 17:00:5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후 줄곧 해외 파트너사를 통해 제품 판매 및 유통을 해왔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처음으로 '직접판매'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 주인공은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

처방 환자군이 넓지 않은 희귀질환 치료제 특수성이 직판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제품 경쟁력 그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파트너사 안 쓴다…유럽 시장 '직접' 노크

오랜 기간 국내 기업의 의약품 해외 직판은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삼성의 브랜드 파워가 아무리 막강하다 해도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선 아직 인지도가 낮다. 사실상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이 패권을 잡고 있는 빅파마들에 섣불리 도전장을 내밀 입장이 못됐다.

특히 의약품 판매는 국가에 따라 보험, 약가제도, 유통 구조 등이 달라 각기 다른 전문 인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국가별로 현지 맞춤형 영업 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초창기부터 오가논이나 바이오젠 등 해외 파트너사에 자사 제품 유통을 맡긴 게 이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이번 에피스클리 유럽 직판은 꽤 큰 결단이다. 품목허가를 받은 유럽과 국내서 모두 직판에 나선다. 총 7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통틀어 직판을 하는 첫 번째이자 유일한 제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신장학회 2024에 단독 부스를 꾸렸다.

직판을 결정한 데 따라 자체 부스를 꾸리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도 펼칠 수 있게 됐다. 다른 제품의 경우 판권이 파트너사에 있기 때문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혼자 나서서 홍보를 할 수 없었다. 타 제품군과 달리 에피스 사명을 제품명에 넣을 수 있던 것도 직판을 결정한 덕분이었다.

유럽신장학회 2024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단독부스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오리지널과 동등성 확인 △솔비톨 미함유 △높은 안정성 등을 에피스클리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유럽법인장부터 마케팅팀, 유럽 각국 메디컬 팀장이 대거 출격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은 파트너사가 커버하지 않는 유럽 일부 지역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직접 정부와 접촉해 직판 시도를 해본 경험이 있다"면서도 "유럽 전 지역에서 직판을 하는 건 에피스클리가 처음"이라고 했다.

◇세일즈 인력 30명으로도 영업 가능, 확장 전략 지속

직판에 도전하기로 결심한 배경엔 희귀질환 치료제의 특수성이 존재한다. 에피스클리 적응증은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은 희귀질환 중에서도 환자 수가 매우 적은 초희귀질환에 속한다. 이에 따라 비교적 적은 수의 영업사원만으로도 유럽 전역에서 마케팅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직판은 험난한 길이지만 안착에만 성공하면 누릴 수 있는 과실이 많다. 초기 유통 및 판매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파트너사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선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이 회사에 있는 만큼 회사가 계획에 따라 주도적으로 상업화를 이끌 수도 있다.

앞선 관계자는 "파트너사에 유통을 맡기면 의사결정 권한이 상대에게 넘어가는데 직판을 하면 약값 등을 회사 전략에 맞춰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파트너사에 수수료로 많게는 50% 이상을 줘야 하는 반면 직판을 하면 이를 줄여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신장학회 2024에 단독 부스를 꾸렸다.

직판 성공을 향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미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 인지도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는 데다 환자 수가 적기 때문에 초기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도 적다는 설명이다. 에피스클리 직판은 주로 입찰 시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일부 도매 시장에선 현지 영업 인력을 고용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총 세일즈 인력은 30명 안팎으로 파악된다.

에피스클리는 작년 7월 유럽에서 출시됐다. 다만 국가별 로컬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도로 인해 일부 지역에선 출시 시점이 다소 늦어졌다. 현재 기준 PNH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6개국에서, aHUS는 독일과 네덜란드 등 2개국에서 직판 중이다. 우수한 제품 경쟁력과 더불어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선호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아직 허가를 받지 않은 나머지 국가도 판매를 준비 중이고 PNH나 aHUS 외 나머지 적응증으로도 지속해서 확장할 계획"이라며 "최근 들어 대형 바잉그룹이 주도하는 공개 입찰을 연이어 따내면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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