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신한증권, 공격적 IPO 전략…'예심청구'서 드러난다상반기 예심 건수, 지난해 연간 실적 동일…스팩·리츠 '전방위' 공략
이정완 기자공개 2024-07-04 07:35:10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PO(기업공개) 주관 비즈니스 반등을 노리는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만에 지난해와 동일한 상장 예비심사 청구건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도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와 근거리 무선통신(NFC) 반도체 기업 쓰리에이로직스 예심을 추가했다.올 들어 본격화된 공격적인 IPO 전략을 두고 외부 인력 영입을 통한 육성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차원에서 올해 ECM(주식자본시장) 주관 톱3 진입 목표를 세웠는데 IPO 주관 영역에선 상반기까지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외부인력 영입해 육성…'축적의 시간' 쌓였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거래소에 9건의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지난해 한 해 동안 9건의 예심을 신청했는데 6개월 만에 이를 채운 셈이다.
상장은 대표주관부터 공동주관까지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주관 영역 또한 일반 기업은 물론 향후 합병을 기대한 스팩까지 다양하다. 지난달에는 같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신한리츠운용의 선택을 받아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예심을 추가했다.
먼저 올해 1월에는 동시에 두 건의 스팩을 선보이며 몸풀기에 나섰다. 공모 규모는 각 100억원, 60억원이었다. 스팩은 직접 수요예측에 나서기 부담스럽지만 알짜 기업으로 평가 받는 곳이 상장을 위해 애용하는 수단이다. 지난해 예심 청구한 신한제9호스팩과 다원넥스뷰의 합병이 올해 이뤄지면서 스팩을 미리 마련해놓는 모습이다.
이후로는 코스닥 상장 도전이 이어졌다. 4월 고분자 분산형 액정 디스플레이 (PDLCD) 기업 리비콘을 시작으로 무선 충전기기 제조사 위츠,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 벡트 예심을 더했다. 지난달 예심을 청구한 NFC 반도체 기업 쓰리에이로직스는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진행 중인 IPO다.
잇따른 상장 예심 청구는 육성을 위한 시간이 쌓인 덕으로 평가 받는다. 꾸준한 먹거리가 발생하는 셈이다. 외부 충원은 2022년 김상태 대표이사가 각자 대표로 부임한 뒤 시작됐다. IB업계에서 성공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채우려는 의지였다.
서윤복 IPO본부장의 합류는 그 출발점이다. NH투자증권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같은 빅딜을 이끈 서 본부장을 영입해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부서장급 인력도 외부에서 뽑아 IPO본부 산하 2개 부서를 타사 출신이 이끌고 있다.
무조건적으로 외부 인력만 선호하는 건 아니다. IPO1부를 이끄는 신석호 이사는 20년 넘게 신한투자증권에서 몸담아 왔다. 오랜 기간 IB 분야에서 근무한 만큼 업무 경쟁력을 인정 받고 있다.
◇연말까지 IPO 주관 '톱3' 이어갈까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경영목표로 ECM·DCM의 톱3 지위 공고화를 제시하며 ECM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미 DCM(부채자본시장) 비즈니스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빅4'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DCM 주관 4위에 오른 뒤 올해도 같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IPO는 빅딜 주관 여부에 따라 순위가 오르내렸다. 2022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 주관에 참여해 IPO 주관 순위 3위에 자리했으나 지난해에는 12위에 그쳤다.
상반기까지는 분위기가 좋다. KB증권,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올해 1호 코스피 상장사인 에이피알 대표 주관을 맡아 758억원의 주관 실적을 쌓았다. 또 다른 빅딜이었던 HD현대마린솔루션 공동 주관도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742억원의 주관액을 추가해 상반기까지 총 2010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했다.
관심은 하반기까지 톱3 지위를 이어갈지 여부에 쏠린다. 전통의 ECM 강자였던 다른 증권사가 상반기 주춤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빅딜에 빠짐 없이 참여했지만 하반기 시프트업·케이뱅크 IPO에는 주관사로 참여하지 않는다. 다만 시프트업의 경우 인수단에 포함돼있다.
IB업계 관계자는 "DCM과 다르게 IPO 주관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시간이 다소 필요한 측면이 있다"며 "신한투자증권이 IPO 실적 개선을 위해 지속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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