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워진 신년사, 진옥동 신한 회장의 냉철한 현실인식 [2025 승부수]내부통제 중요성 재차 반복…자기 반성, 금융의 사회적 역할도 강조
조은아 기자공개 2025-01-03 09:10:05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3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신년사가 지난해보다 한층 길어졌다. 다사다난한 1년을 보냈던 만큼 새해를 맞아 조직 구성원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진 회장이 임기 3년차를 맞는 해로 중요도가 남다른 해이기도 하다.분위기도 달라졌다. 지난해 신년사가 혁신과 도전 등 패기 넘치는 단어들로 채워졌다면 올해는 다소 무거워졌다.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들 만큼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이 불안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거워진 신년사, 냉철한 현실인식
신한금융은 2일 2025년 시무식을 개최하고 올해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진 회장의 신년사에선 냉철한 현실인식이 엿보였다. 진 회장은 올해가 신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경영환경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층 힘겨운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리 인하로 은행권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점쳐지고 고환율 탓에 자본비율 관리가 은행권의 중점 과제로 떠올랐다.
진 회장은 올해 전략방향으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량 제고 및 금융을 통한 사회적 이슈 해결을 제시했다. 특히 내부통제를 가장 먼저 강조했다. 지난해 역시 내부통제를 언급하긴 했으나 그리 힘이 실리진 않았다.
자기 반성도 더해졌다. 진 회장은 "지난해 내부통제에 역점을 두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객과 사회의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올해는 보다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가 구동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 평가, 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히 살피고 임직원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통제를 신한의 핵심 경쟁력으로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도 했다. 앞서 불거진 신한투자증권의 금융사고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디지털·ESG·글로벌 빠지고 '의무'와 '공동체' 들어가고
지난해 등장했던 ESG, 디지털, 글로벌 등 금융지주 공통의 현안은 이번 신년사에선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진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금융(금융회사)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단순 '스캔들 제로'를 떠나 금융회사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는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높이고, 금융을 통한 사회적 이슈 해결에 앞장서겠다"며 "녹색금융 및 전환금융 공급을 늘려 저탄소 경제 전환에 힘을 보태겠다"고도 밝혔다.
슬로건을 통해서도 진 회장의 구상이 드러난다. 올해 신한이 내세운 슬로건은 '고객중심 일류 신한 휴머니타스, 커뮤니타스(Humanitas, Communitas)'다. 휴머니타스는 인간다움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의무를, 커뮤니타스는 공동체를 각각 의미한다.
진 회장은 "금융인으로서의 휴머니타스는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며 "금융인은 개인이나 회사의 이익이 아닌 고객의 신뢰를 최고의 가치로 두고 탁월한 전문성을 갖추고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사회적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낸 점 역시 지난해와의 차이점이다. 진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밝힌 주주 및 시장과의 약속도 성공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7월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기준 총주주환원율이 3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능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쉽지만도 않은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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