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09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이사회 의장으로 윤수영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전임 의장이 사외이사 임기 한도인 6년을 채우면서 이사회를 떠났기 때문이다. 윤 사외이사는 현재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양쪽 모두에서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사외이사의 지주·은행 겸직은 우리금융만의 독특한 구조다. 우리금융에서 은행의 비중이 큰 만큼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은행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사회 개최 등 이사회의 키를 쥐고 있는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이런 우려를 한층 키울 수 있다.

◇김준호 의장 이사회 떠나…후임은 윤수영 의장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의장을 기존 김준호 사외이사에서 윤수영 사외이사로 교체했다. 김 사외이사가 사외이사의 임기 한도를 모두 채웠기 때문이다. 그는 2018년 12월 우리은행 이사회에 합류해 지난해 말 6년의 임기가 모두 끝났다. 더 이상은 연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사회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윤수영 사외이사는 1961년생으로 키움자산운용 대표이사와 키움증권 부사장을 역임했다.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3월 우리은행 이사회에 합류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그가 우리금융에서도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라는 점이다. 우리금융 이사회에도 같은 시기 합류했다. 우리금융의 과점주주 중 하나인 키움증권이 추천한 인물이다.

우리금융 사외이사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을 맡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 겸직이 시작된 2019년 이후 김준호 의장을 제외하고 박상용·정찬형 의장이 우리금융 사외이사였다.


◇겸직 이사가 의장으로, 은행 자율성 침해 우려

우리은행은 사외이사 일부를 지주 이사회 소속으로 채우고 있다. 한때는 5명의 절반 이상인 3명이 지주 소속일 때도 있었다. 은행 이사회 출신이 지주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는 종종 찾아볼 수 있지만 아예 처음부터 겸직 체제를 구축한 곳은 우리은행뿐이다.

여기엔 지배구조 특수성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한 우리은행 지분을 과점주주 지배구조 방식으로 매각했기 때문이다. 4% 이상의 지분을 받은 낙찰 투자자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받을 수 있었다. 과점주주가 경영에 참여하도록 해 입찰 성공률을 높이고 민영화 추진 취지를 살리자는 의도였다.

2019년 우리은행이 자사주를 우리금융 신주로 교환하는 포괄적 주식이전방식으로 지주사 체제를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은행 사외이사의 지주 사외이사 겸직이 이뤄졌다.

지주와 자회사의 사외이사 겸직은 위법 사항은 아니다. 또 우리금융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만큼 경영 효율화 차원에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은행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의 경영 자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겸직 구조는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주와 은행을 같은 사외이사로 구성할 경우 지주와 다를 게 없다는 시각이다. 자율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새로운 경영 전략이 나오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