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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운용 과기펀드, '정책성과·수익성' 균형 설계 '기획형 정책펀드' 실험…운용 독립성 확보, 펀드 구조 주도

고은서 기자공개 2025-05-19 14:19:33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09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의 '과학기술혁신펀드'가 본격적인 운용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펀드 설계 전반을 주도한 신한자산운용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출자 운용을 넘어 정부 정책과 시장 환경 사이의 균형점을 구조 설계로 구현했다는 평가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과학기술혁신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오는 5월 26일 제안서 접수를 거쳐 상반기 중 최종 운용사를 선정하고 하반기부터 자펀드 결성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펀드 총 규모는 모펀드 기준 4940억원, 민간 매칭을 감안하면 1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AI, 바이오, 모빌리티, 양자 등 5대 전략기술 분야에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다.

핵심은 설계다. 이번 펀드는 민·관 협력펀드로 정의된다. 정부 정책을 구현해야 하지만 동시에 자본시장 논리도 통과해야 한다. 신한운용 측은 "과기부의 정책적 방향성을 고려하되, 수익성과 운용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뒀다"며 "금리 환경과 펀드레이징 부담을 반영해 출자비율을 상향하고 최소 출자금은 낮췄다"고 설명했다.

각 분야별로 출자 조건과 투자요건도 세분화됐다. 양자기술처럼 기술성숙도가 낮은 분야는 창업기획자 및 기술지주 대상 33억원을 별도 배정하고 출자비율도 최대 60%까지 높였다. 반면 AI, 바이오, 모빌리티 등 상대적 추격 분야는 기술평가(TCB) TI5 이상 혹은 관련 법령에 따른 가치평가를 받은 기업에 8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성과보수는 제외됐다. 대신 정책성과에 부합하는 투자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공공기술을 활용한 기업이나 기준시점보다 빠른 투자집행을 달성한 운용사에는 관리보수 추가 지급, 기준수익률 하향 조정 등이 가능하다. 구조상 고수익 유인을 희석하되 정책 목표를 향한 방향성은 뚜렷이 설정한 셈이다.

출자은행 간 역할도 명확히 구분됐다.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은 통합 이지바로(EZ-baro) 사업자로서 출자 비율에 따라 수익과 손실을 배분한다. 출자 은행은 운용사 선정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 선정은 신한운용이 독립적으로 주관하고 은행들의 의견은 사전 전문위원회 및 운영위원회를 통해 수렴하는 구조다.

신한자산운용은 과거 1조3000억원 규모의 민간 벤처 모펀드 운용 경험을 보유한 하우스로 산업은행 혁신성장펀드와 아산엔젤펀드 등 정책자금도 꾸준히 운용해왔다. 이번 펀드는 단순 집행이 아닌 구조 설계 역량을 전면에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정책 목적을 운용 구조에 담아내는 '기획형 정책펀드'로서 새로운 시도라는 기대도 나온다.

과학기술혁신펀드는 상반기 중 위탁운용사 선정을 마치고 하반기 자펀드 결성을 거쳐 투자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책 목적과 민간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설계에 반영한 만큼 자펀드 운용 과정에서 구조적 유효성이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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