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공격영업 후유증 시달리는 삼성증권 최근 주요딜 수임 고배 "실적 올렸지만 신뢰도 떨어져"

박준식 기자공개 2009-12-15 16:10:42

이 기사는 2009년 12월 15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격적인 영업의 후유증일까. 삼성증권이 투자은행(IB) 자문시장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주요 거래의 당락을 좌우한 고비에서 번번이 미끄러진 이유가 이 때문이란 지적이다.

삼성이 최근 고배를 마신 대표적인 거래로는 만도 기업공개(IPO)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M&A) 자문을 들 수 있다. 두 가지 딜의 공통점은 막판까지 자문 업무를 따내는 듯 했던 삼성이 고객사의 최종 레퓨테이션 체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도 IPO의 경우 삼성은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최종 후보군에 올라 자문 수임이 유력했다. 하지만 한라그룹은 비슷한 조건에서도 우리투자증권을 낙점했다. 한라의 선택을 이끈 분기점에서 삼성의 발목을 잡은 건 진로 IPO 실적이었다.

삼성은 하이트진로그룹이 주도한 이 딜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하이트그룹은 풋옵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 6만원대 이상의 공모가가 필수적이었다. 문제는 삼성이 대표 자문사를 맡았음에도 수임 과정에서의 잡음으로 인해 거래 자체가 시장의 냉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삼성은 진로의 공모가 산정시 고가를 자신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실제 삼성은 사상 초유의 2차 수요예측이라는 강수를 동원했지만 최종 공모가는 예측 대비 31% 이상 낮은 4만1000원에 머물렀다.

한라그룹은 만도 IPO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입장이라 이런 전례가 부담스러웠다. 한라는 지난해 1월 만도를 다시 찾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들을 끌어들였고 이번 IPO를 통해 부담을 덜 계획이다. 투자자들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선 삼성보다 믿을 수 있는 자문사가 필요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었다.

삼성의 이런 이미지가 고객사에 다시 회자된 것은 대우인터내셔널 M&A 자문사 선정전에서다. 삼성은 포스코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 딜에서 거래 주체들과의 관계를 들어 수임을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 매각이나 인수, 어느 하나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매각 자문의 경우 삼성은 JP모건과 공동 자문을 희망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메릴린치-삼정KPMG 컨소시엄에 밀렸다. 삼성은 과거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대우건설을 매각할 당시 시티증권과 공동으로 6조원이 넘는 거래를 성사시켰지만 공적 매각에서 과거 실적은 수임료 경쟁에 밀려 의미를 잃었다.

첫 계획에 실패한 삼성은 포스코의 인수 자문에 기대를 걸었지만 동상이몽에 불과했다. 포스코가 인수한 베트남 냉연사인 ASC와 대한스텐레스에 이어 또 다른 크로스보더 거래 자문을 맡고 있기 때문에 관계가 돈독하다고 믿었지만 상대방의 생각은 달랐다.

포스코는 삼성의 기대와 달리 지난 거래에서 수임료를 적잖이 지급했는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자문 효용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삼성과 거래하면서 오랜 관계를 쌓았지만 최근엔 기대에 비해 실망이 컸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이 자문을 맥쿼리-우리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에 맡겼다.

삼성이 이렇게 고객사에 외면 받는 데 대한 시장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수많은 거래가 이뤄지는 자본시장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는 지적도, 올초부터 이뤄진 공격적인 영업이 빚은 부작용이란 냉소도 있다. 특히 IB 자문 파트의 경우 내부의 실적 확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단기적인 마케팅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삼성같은 대형 증권사 입장에선 전자의 평가처럼 지나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영업 후유증에 관한 지적을 무시할 수는 없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