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투파트너스 PE본부의 실패

오동혁 기자공개 2010-12-08 08:23:30

이 기사는 2010년 12월 08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벤처캐피탈(VC) 업계에는 '사모투자(PE)' 바람이 불었다. 많은 VC들이 PEF 결성에 관심을 보였고 이를 신규사업으로 검토하는 곳도 나타났다. 몇년 새 펀드규모가 커지고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에 대한 돌파구로 PE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일부 상위권 VC는 'PE본부' 설립을 추진했다. 베넥스인베스트먼트, 한화기술금융 등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탄탄하거나 모기업 지원여력이 풍부한 업체들이 먼저 나섰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트너스)도 이들 중 하나였다. 백여현 대표와 김종필 본부장의 주도하에 투자2본부 설립을 추진, 작년 9월 김종훈 본부장을 필두로 PE본부를 신설했다. 박세온 상무, 한인수 이사 등 맥쿼리증권 출신 인사들이 대거 영입됐다.

당시 한투파트너스는 'PE본부'에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PE본부는 회사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며 "한투파트너스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부를 키워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사업부 설립 후 얼마 지나지 않아 1000억원 규모의 교통물류 펀드를 조성하는데 성공했다. 인천 시내버스 4개사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펀드였다.

블라인드 펀드도 결성했다. 펀드규모는 500억원.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온 매물을 인수할 목적이었다. PE본부 전문인력들은 딜소싱과 밸류에이션에 집중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최대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인수를 추진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더 이상의 성과는 없었다. 펀드는 조성됐지만 투자집행이 원활하지 못했다. 인천 시내버스회사 인수는 이 회사 대주주의 반대로 무산됐다. 블라인드 펀드의 투자실적도 지지부진했다. 아웃백 인수 실패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결국 한투파트너스는 지난 11월 PE본부를 포기했다. 설립 후 1년만의 일이다. 분사가 아닌 '사업정리'였다. 김종훈 본부장은 자신의 네트워크를 통해 신규 투자자를 확보, PE본부 인력을 이끌고 나가 ‘EQ파트너스’라는 신규법인을 세웠다.

한투파트너스는 이 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직원들에게 "EQ파트너스의 독립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마라"는 엄명이 떨어졌다. 특히 언론과 접촉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실제로 한투파트너스 관계자는 'PE본부를 정리한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주주(한국금융지주)가 결정한 일이라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앞으로 PE본부를 다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사업부를 설립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1년 전만 해도 "대규모 투자가 가능해졌다"며 거창한 비전을 밝혔던 한투파트너스가 이제는 'PE본부'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물론 한투파트너스의 이런 대응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뚝심있게 밀어 붙였던 신사업이 제대로 된 성과 한번 못내고 정리해야 할 상황에 놓이자 크게 당황했을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현 경영진에게 책임 추궁이 일어날 수도 있는 문제라 되도록이면 언급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감추려고 애를 써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한투파트너스의 PE본부는 분명 실패한 사업이었다.

경영활동을 하다보면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실수를 빨리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이끌어가겠다는 전략과 대안을 내놓는 일이다.

한투파트너스는 PE본부 실패의 '진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무능함 때문이었는지, 지원부족 때문이었는지, 또는 사업부 간 마찰이 원인이 됐는지 등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있어야만 또 다시 사업을 추진할 때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