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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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없는 '0% 성장' 예고...보험업권 분위기 급랭 8일 CEO 조찬회 개최, 예전보다 위축…2년 연속 역성장 전망

최은수 기자공개 2019-10-10 08:20:2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8일 17: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껏 2년 연속 역성장 전망이 나온 적은 없는데 강펀치에 연타당한 느낌이다."

8일 보험연구원의 '2020년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보험 CEO 및 경영인 조찬회'에 참석한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날 주제 발표에서 보험산업이 다시금 역성장한다는 전망을 듣고 내뱉은 말이다.

보험연구원은 매해 4분기를 즈음해 CEO 조찬회를 열고 새 회계연도 보험산업의 수입보험료 예상 성장치를 발표해 왔다. 8일 공개한 2020년 수입보험료 성장치는 0.0%. 사실상 역성장이자 처음으로 2년 연속 부정적 전망을 냈다.

보험업계 불황은 이미 체감하고 있었지만 실제 숫자를 받아들자 현장 분위기는 빠르게 얼어붙었다. 보험연구원이 내놓는 보험산업 성장치는 일종의 추세선으로 여긴다.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비관적인 전망은 가능한 한 지양하자는 IR업계에서의 불문율이 여기에서도 통용된다. 2017년과 2018년 실제 보험산업 수입보험료 감소가 시작됐을 때도 보험연구원의 예상치는 성장을 가리켰다. 그런데 이번 조찬회를 비롯해 2년 연속 역성장이라는 부정적인 앞날을 예고한 것이다.

조찬회는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참석한 CEO도 예년과 대비해 줄어든 모습이었다. 생·손보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CEO 현성철 사장과 최영무 사장은 이번 조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역대 삼성보험가 CEO들은 일반적으로 공식 석상에 잘 나오지는 않는 편이다. 다만 두 보험사 사장이 보험연구원이 주최한 조찬회에 함께 불참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삼성생명에서는 현철성 사장을 대신해 이상묵 기획실장 부사장이 참석했다. 생보 빅3 중에선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윤열현 교보생명 사장 등이 배석했다. 삼성화재에선 최영무 사장 대신 이범 기획실장 부사장이 조찬회에 참석했다. 손보 빅 4 중 DB손보는 김정남 사장이 참석하지 않고 상무급 인사 3명이 자리했다.

지난해 보험연구원 주최 행사만해도 현장 분위기와 참석자 규모가 이 정도로 심각하진 않았다. 당시 초점은 산업 전망보다는 보험연구원 창립 10주년 기념식에 맞춰졌다. 조찬회가 아닌 만찬 행사로 진행돼 국회 정무위원회를 비롯한 고위 인사들이 참석한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당시엔 국내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어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보험업계 안팎으로 커지고 있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시 전망 발표 때엔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등이 모두 참석했다"며 "국회의원부터 각 기관장급이 모두 모인 저녁 자리에 CEO가 빠진다든지 굳이 역성장을 강조해 분위기를 가라앉힐 필요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손해보험사 관계자들도 표정이 밝지 않았다. 역성장은 예견됐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생·손보를 가리지 않고 △저출산 △저금리 △고령화 △규제 강화로 요약되는 뉴노멀에 직면해 있다. 손보업계는 지난해부터 올해 사업비를 과도하게 지출해 수입보험료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보험연구원은 내년 손보 수입보험료가 올해 대비 2.6% 정도만 느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전년 대비 올해 증가율은 3.4%였는데 내년엔 4분의 1 가량 둔화될 것이라 본 것이다.

한 대형 생명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조찬회 현장을 나서며 "보험업계가 그간 높이 날다 이제 막 떨어지기 시작한 셈이니 충격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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