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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운용 사태, 현장 PB·고객들의 반응은 [PB센터 풍향계]"라임 상품 기피, 3개월·6개월 레포·인컴 펀드만 판다"

허인혜 기자공개 2019-10-17 08:17:34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5일 07: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연기로 PB센터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연기한 'Top2 밸런스',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를 중개한 판매사들은 물론 라임자산운용의 상품을 취급하지 않은 곳들도 "PB센터에서 라임자산운용의 상품은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며 위축된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라임자산운용의 상품이 유행했던 강남 지역 센터들은 타 지역보다 훨씬 어수선한 분위기다. 만기 상환이 무산되며 원금 회수 기간이 3년 이상 길어지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판매 쏠린 강남, 소문도 무성…만기 짧고 위험 낮은 상품만 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연기한 '라임 Top2 밸런스 6M',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상품은 대부분 강남 지역의 PB센터를 통해 유통됐다.

강서구 화곡동의 A 증권사 PB는 "강남 지역 외에서도 판매가 되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강남 판매량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서초구 서초동의 B 은행 PB는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강남 지역에서 워낙 유행처럼 돌았다"고 회고했다.

고객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만기상환이 지켜지지 않아 불안감을 호소하는 고객이 다수다. 6개월 단위의 만기 매치가 돼 있는 상품의 만기 상환이 미뤄지며 투자 계획도 어그러졌다는 반응이다. 사모펀드 투자의 환매 리스크를 이해한 고객도 일부 있다고 PB들은 전했다.

송파구의 C은행 PB는 "상품에 대한 직접적인 문의보다 만기 상환일에 왜 지급이 안되느냐는 반응이 가장 많다"며 "만기를 어겼으니 원금도 잃는 게 아니냐는 불안 섞인 문의도 잦아졌다"고 답했다. 투자 금액이 수십억원으로 클수록 불안감도 높다.

PB들은 원금 상환 기간이 3년 이상 지체될 수 있다고 봤다. 한 PB는 "강남에서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고객들은 투자금이 일정 기간 묶여있어도 원금만 보장된다면 기다릴 여력이 있다"면서도 "6개월 만기로 판매하고도 원금 손실을 막으려면 2~3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무역펀드의 40%를 4년 8개월 뒤에 상환할 수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판매사들의 가판대도 전격 교체됐다. 라임자산운용의 상품은 언급조차 않는 대신 만기가 짧고 위험이 낮은 상품만 판매한다. 이미 7월부터 대신증권과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등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대신 만기 6개월 이하의 레포·인컴펀드를 추천하고 있다.

판매사들은 라임자산운용의 기초자산인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특성상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낮다고 고지하는 중이다. B은행 PB는 "지금까지 접한 정보와 그간의 포트폴리오를 미루어 볼 때, 또 판매사가 플루토나 무역자산 등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사실상 원금 상환은 기간의 문제일 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임운용, 시장퇴출로 '트리거' 될까…투자업계 '좌불안석'

시장 퇴출을 두고서도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이 여전히 4조8천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운용사업을 접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앞선다.

강남구의 D은행 PB는 "라임자산운용이 한 때는 6조원을 넘는 운용자금을 굴릴 만큼 급성장했다"며 "최근 리스크를 맞고서도 4조원 이상의 운용액을 갖고 있어 당분간 시장에서 빠져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C은행 PB는 "그래도 1등 헤지펀드 운용사라는 인식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반면 라임자산운용이 덩치를 키우기 급급했다는 반응도 다수다. 강남구의 E은행 PB는 "'돌려막기'라는 표현이 조심스럽지만 PB들도 사실상 돌려막기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며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어느 정도 기반에 올라서면 공모펀드도 운용하며 종합운용사로 발돋움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커진다. 누가 봐도 공격적인 확장으로 규모를 키우고 수익을 추구하다 매몰된 것"이라고 짚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가 사모펀드의 '트리거'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연거푸 불거진 사모펀드 문제 탓에 이번 사안이 단순히 라임자산운용 회피에서 나아가 사모펀드 시장 전체의 경색을 부르리라는 우려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연기에 더해 DLF·DLS와 해외 부동산 펀드 등으로 사모펀드 불안감이 만연한 상황이다.

E은행 PB는 "라임자산운용처럼 만기를 미스매치하며 사모채권을 운용하는 사례는 거의 듣지 못했고 운용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한다"며 "금융감독원의 조사 후 결과가 분수령이 될 텐데, 배임이나 사기·불완전판매에 따른 중징계를 받으면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감독기관과 책임을 따지다가 불필요한 규제를 늘릴 수 있다는 걱정도 팽배하다. 그는 "하지만 업계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중징계를 바라지 않는다"며 "경종을 울릴 필요는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상황을 몰고가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시장 경색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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