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0월 30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이벤트가 끊이지 않는다. 글로벌 대규모 기술거래, 개발 약물의 미국 FDA 승인 등 값진 결실을 보도하며 바이오텍의 성과를 한창 치켜세울 때도 있다. 그러다 하루아침에 기술 반환 소식이나 서툰 임상 3상 결과가 전해지며 실망감을 주기도 한다. 일희일비의 연속이다.칭찬보다는 비난의 무게가 무거워 보인다. 호재보다는 악재의 여파가 더 오래간다. 인보사 사태, 3상 실패 등 악재가 겹친 지금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연초 대비 크게 주저앉아있다. 몇몇 임상 3상업체들의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안정적이지는 않다. 상장을 앞둔 바이오벤처들은 IPO 시기를 놓고 고심이 많다.
그런데 침체된 분위기는 사실 주식시장에서 그친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요즘 주식시장 분위기와 실제 연구개발 업계는 완전히 별개로 비춰질 정도다. 기업들은 상업성이 큰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앞단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업개발자들은 임상 데이터, CMC 데이터를 알뜰히 챙겨가며 글로벌 빅파마와 막판 협상이 한창이다.
탄탄하지 못한 임상 3상 개발로 최근 실망감을 안긴 기업들의 사례는 업계에 자양분이 되고 있다. 임상 진행의 기본과 리스크 관리, 개발 뒷단의 과제들을 가까이서 경험하며 실패를 줄일 방안이 모색되기 때문이다. 누군가 겪지 않았으면 몰랐을 위험 요소에 대비하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
연내 소기의 성과 발표를 눈앞에 둔 바이오텍들도 꽤 있다. 빅파마들과 협상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드러내놓고 보도하진 않지만 각종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거래 체결이 임박했다. SK바이오팜이 최종까지 독자적으로 개발을 끌고 간 뇌전증신약의 FDA 승인 결과도 11월 발표 예정이다.
신약개발에서 일희일비는 금물이다. 실패에 너무 가라앉을 필요도, 성공에 너무 들뜰 필요도 없다. 글로벌 제약사에서 수차례 신약 허가 경험을 쌓고 유한양행에서 대형 기술이전 딜을 주도한 한 바이오텍 대표는 최근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바이오텍 성공의 핵심 요건이 뭐냐"는 질문에 "겸손"이라는 단순한 답변을 내놨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신약개발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2019년은 한국 신약개발 역사 가운데 어떤 한해로 기억될까. 10년 뒤 지금을 돌아볼 때 각종 희노애락을 나열하며 "그 때 그런 일을 겪었기에 한국 바이오가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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