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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두산중공업 완전 자회사 전환 의미는 사실상 자체정상화 포기, 신속한 구조조정 추진‥유동화 수단 활용 포석

최은진 기자공개 2019-12-16 09:35:15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3일 14: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부실'의 정점으로 꼽히는 두산건설을 두산중공업의 완전 자회사로 전환한 의미는 뭘까. 이번 결정으로 두산건설은 비상장사로 전환되면서 두산중공업의 완전한 영향권 하에 편입된다. 두산중공업은 '의사결정 단계 최소화', '신속한 부실정리'를 배경으로 꼽았다. 두산건설의 부실을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일종의 구조조정 과정이란 해석이 뒤따른다.

재계서는 두산그룹의 이번 결정을 두고 최근 있었던 '두산메카텍' 현물출자와 연결짓고 있다.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에 현금 이외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두산메카텍을 넘겼고, 두산건설 역시 하나의 유동화 수단으로 완전 자회사 전환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확실히 살려야 할 계열사에 집중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결단이 있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기로 결의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자사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을 통해 현재 89.74%인 두산건설 지분율을 100%로 늘리기로 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주식 교환 비율은 0.2480895:1이다. 이 절차를 통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두산건설은 상장폐지되고, 두산중공업의 비상장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전환한 근본적인 배경은 상장유지를 할 이유가 없다는 데 있다. 상장을 유지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 대비 효익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두산건설의 유동주식수는 전체의 7.8%에 불과한 2585만주에 불과한데다 일평균 거래량은 올해 약 36만주에 불과하다. 그러나 상장사로서의 의무를 모두 지켜야 하는만큼 이사회, 공시 등의 부담이 부과된다. 두산중공업은 신속하게 부실을 처리해 나가는 데 있어 상장사로의 의무 등이 의사결정 지연을 낳는다고 판단했다. 두산건설을 완전히 장악해 빠르게 부실을 정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봤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부실을 빠르게 처리해 나가기 위해서는 속도가 생명인데, 공시나 이사회 등 상장사로서 지켜야 할 의무들이 많아 의사결정이 지연되곤 했기 때문에 상장유지의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봤다"며 "어차피 두산중공업이 그동안 유상증자 등으로 지분율이 계속 높아진 상황이었던만큼 더이상 상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결정은 두산건설 부실에 대한 구조조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또한 구조조정이 단순 부실정리를 넘어 사업부 매각 등 그 이상이 될 가능성도 시사한다. 그동안 '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던 두산건설에 대한 그룹의 전략이 보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두산그룹의 두산건설에 대한 전략은 '정상화'에 있었다. 이를 위해 전폭적인 자금지원에도 나섰다. 지난 2월 두산건설은 경기 일산 제니스 미수채권, SOC 사업관련 손실 등에 따라 발생한 대규모 적자를 메우기 위해 약 4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은 물론 두산그룹의 정점에 있는 ㈜두산까지 지원에 나섰다. 두산건설로 인한 충격이 그룹 전반에 연쇄충격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두산그룹의 두산건설에 대한 '정상화' 의지는 확고했다.

하지만 두산건설은 올해도 적자를 내는 것은 물론 좀체 부실이 정리되지 않는 분위기다. 내년 경제환경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여 건설경기 역시 쉽게 살아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적 반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두산중공업은 물론 두산그룹 전반적으로도 두산건설을 지원해 줄 여력이 더이상 없다는 점도 부담이 됐다. 정상화나 자금지원이 아닌 다른 전략이 필요했고, 대안으로 '구조조정'이 꼽힌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번결정을 두고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을 하나의 '유동화'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완전한 정상화가 쉽지 않다면 일부 사업부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두산중공업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미라는 얘기다. 두산㈜이 최근 두산중공업에 두산메카텍의 현물출자를 단행한 것과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다. ㈜두산이 직접 현금을 지원하지 않고도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사 시 해당 자산을 활용해 유동성 확보에도 나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의미를 종합해볼 때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을 두산중공업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킨 것은 결국 두산중공업의 유동화 수단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결단으로 평가된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살려야 하는 확실한 사업 및 계열사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이었던 셈이다. 두산건설 매각 가능성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파다하게 돌고 있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두산중공업 내부 관계자들 역시 '매각'을 구조조정의 한 대안으로 논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구조조정 과정의 한 대안으로 매각이 거론될 가능성은 농후하다"며 "이번 두산건설 완전 자회사 결정은 결국 두산건설이 아닌 두산중공업을 살리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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