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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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운용 재간접펀드, '사기 공모' vs 'OEM펀드일 뿐' 라임, 재간접펀드로 편법적 수익추구 정황…라움·포트코리아 "수익자 알 길 없었다"

최필우 기자공개 2020-02-14 10:39:1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2일 15: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과 이종필 전 부사장이 재간접펀드를 활용해 편법적으로 수익을 추구했다는 정황이 제기되면서 비히클(vehicle)을 제공한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도 공범으로 몰리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의 거래에 발맞춰 재간접펀드를 설정한 운용사도 부당한 수익을 취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두 운용사는 해당 펀드들이 OEM(주문자 제조)펀드로 비춰질 소지는 충분하지만 사기에 가담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재간접펀드, '수익차등형' 구조…이종필 개인 자금도 투자

현재 구설에 오르고 있는 펀드는 라움자산운용의 '라움 메자닌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6호'다. 이 펀드는 수익차등형 구조를 취하고 있다. 1종 수익자는 설정 당시 정한 고정금리를 수취할 수 있고, 나머지 수익 또는 손실이 2종 수익자에게 돌아가는 식이다.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수익자와 큰 리스크를 감내하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 자금을 한 펀드로 운용하기 위해 이러한 구조가 사용된다.

문제가 발생한 건 펀드 수익자가 라임자산운용으로 밝혀지면서다. 라임자산운용은 고유재산을 투자해 이 펀드의 2종 수익자가 됐다. 라임자산운용이 특정 피투자사에 대한 사기, 횡령, 배임 논란에 휩싸이면서 비히클을 제공한 라움자산운용도 공범으로 몰리고 있다.


당초 라임자산운용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려는 목적으로 재간접펀드 투자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자산운용 투자 건에 대한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증권사가 TRS 증거금률을 인상하자 라움자산운용을 경유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라움자산운용 재간접펀드 수익자가 되면 운용보수를 부담해야 하지만 이를 레버리지 사용을 위한 추가 비용으로 여긴 것이다. 단순히 비히클을 빌리는 것인 만큼 운용보수도 일반 헤지펀드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여기에 라임자산운용이 재간접 비히클을 통해 부당한 수익을 취하려 했다는 지적이 더해지면서 라움자산운용에 대한 의혹이 일파만파 커졌다. 라움자산운용 펀드가 전환사채(CB)로 투자한 A사의 주가가 치솟았을 당시 수익자인 라임자산운용의 요구에 따라 전환권을 행사해 수익을 확정짓고, 라임자산운용의 본 펀드가 재간접펀드의 매도 물량을 받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같은 매매가 이뤄지기 전 A사 주가가 급락하면서 수익을 확정짓지 못했으나 라임자산운용과 수익자 간 이해관계가 상충할 소지가 있었던 셈이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의 '런앤히트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3호'(현재 청산)도 도마에 올랐다. 라임자산운용 모펀드가 1종 수익자로, 이 전 부사장을 비롯한 개인과 법인 투자자들이 2종 수익자로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펀드는 B사 주식을 블록딜로 시가 대비 저렴하게 매수한 뒤 매도해 차익을 남겼다. 이후 TRS 계약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해 B사 주식에 재투자했고, 이때는 주가가 급락해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두 재간접펀드를 통해 라임자산운용이 올린 수익이 크지 않거나 오히려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감독 당국과 검찰은 손익 여부와 상관없이 라임자산운용이 이같은 재간접투자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사장이 두 재간접펀드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조합 등을 활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운용보수 목적으로 비히클 제공했을 뿐"

감독 당국과 업계는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으나 두 운용사는 억울함을 표하고 있다. 평소 TRS 계약을 맺고 있었던 증권사를 통해 해당 펀드 설정을 검토하게 됐을 뿐 수익자가 라임자산운용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헤지펀드 운용사가 판매사에 고객을 소개하는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운용사가 펀드 수익자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용에 대한 질의와 피드백도 판매사 상품개발팀이나 펀드를 판매한 PB를 통해 이뤄진다.

라움자산운용과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재간접펀드 설정으로 감당해야 할 리스크에 비해 취할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았다는 점도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라임자산운용이 아닌 다른 운용사가 재간접펀드 설정을 요청했다고 해도 수익자가 일반적인 개인이나 기관이 아니란 걸 알았다면 굳이 뒤탈을 감수하고 펀드를 설정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이들의 논리다. 재간접펀드에 회사 자금을 투입한 것도 아니어서 낮은 운용보수 외에는 돈이 나올 구석이 없었다. 이같은 정황을 감안해 불법행위 공모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해당 펀드가 OEM펀드였는지를 따지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라움자산운용 관계자는 "출범 초창기 적자폭을 출여보겠다는 생각으로 재간접 비히클을 제공한 것 뿐인데 이런 사태에 연루돼 참담한 심정"이라며 "OEM펀드를 설정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으나 겉으로 드러난 정황 만으로 라임자산운용의 부정 행위에 가담했다고 보는 건 지나친 해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라움자산운용이 라임자산운용,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와 한통속이라는 소문도 거짓"이라며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와는 일면식만 있을 뿐 비즈니스 관계는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포트코리아자산운용 관계자는 "부동산펀드를 주로 운용하다보니 펀드 구조화에 익숙한 편이었고 수익차등형 구조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들어 해당 펀드를 설정하게 된 것"이라며 "수익자가 라임자산운용이나 이종필 전 부사장이란 건 조사 과정에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간접펀드 설정 후에도 라임자산운용과 안면을 튼 인력이 전무하고 감독 당국의 조사에 임하면서 이종필 전 부사장을 처음 만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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