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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거절' 샘코, 북경모터스 추가 자금 수혈 18억 투입해 최대주주 지위 확보·운영자금 지원, 재무개선 과제 여전

김형락 기자공개 2020-10-06 08:34:1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9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샘코 최대주주인 북경모터스가 납입이 지연되던 유상증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증자 규모가 줄어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사유가 발생했지만 6개월 이상 납입이 연기되는 걸 막아 추가 벌점은 피했다.

최대주주가 자금을 수혈해 표류하던 유상증자는 마쳤지만 추가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숙제는 남아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 이후 샘코 재무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북경모터스는 올해 샘코 유상증자에 두 차례 참여해 총 18억원을 투입했다. 지분율 26.31%(보통주 363만주)를 손에 넣어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며 운영자금 조달까지 책임졌다. 증자 규모가 크지 않아 샘코의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하지는 못했다.


북경모터스는 지난 6월 항공 부품 제조기업 샘코 최대주주에 올랐다. 12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신주 244만8000주(당시 지분율 23.7%)를 배정받았다. 샘코 주식이 거래정지 상태라 신주는 액면가(500원)로 발행했다. 증자 대금은 모두 북경모터스 보유자금으로 납입했다.

북경모터스는 도·소매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비상장사다. 최대주주는 지분율 38.18%를 보유한 고석민 북경모터스 대표이사다. 지난해 매출액 9억원, 당기순손실 18억원을 기록했다.

샘코 지배력을 쥔 북경모터스는 추가 출자까지 결정했다. 돌발변수가 터져 납입이 이뤄지지 않던 샘코 유상증자 투자자를 자처했다. 최초 유상증자 공시 이후 납입일을 6개월 이상 미루면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제재를 받기도 했다.

앞서 샘코는 지난 3월 9일 '미디어공감'을 대상으로 6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미디어공감은 신주 137만2998주(발행가액 4370원)를 배정받아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었다. 납입일은 같은달 17일이었다.

하지만 그달 20일 샘코가 2019 사업연도 재무제표 감사의견 '거절'을 공시했고 23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의견거절 사유는 감사범위 제한,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다. 이에 유상증자 납입일은 지난 16일로 연기됐다.

북경모터스는 샘코 경영권 확보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3월 샘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 대표와 이재진 북경모터스 재무이사가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샘코 이사회는 지난 6월 '엘엔제이트러스트홀딩스'를 대상으로 진행중이던 12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최종납입자를 북경모터스로 바꿨다.

지난 16일에는 미디어공감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규모를 60억원에서 16억원 규모로 줄이고, 배정 대상자를 북경모터스(약 6억원)와 투자자 우희진(4억원)·정창균(6억원)으로 변경했다.


북경모터스는 재무여력을 대부분 샘코 유상증자에 쏟았다. 지난해 말 기준 북경모터스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13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자산총액은 25억원, 부채총액은 37억원이다. 자본금(9억원)을 모두 소진하고 자산이 모두 부채인 상황이다. 북경모터스가 샘코 유상증자에 참여해 확보한 지분은 1년 간 보호예수되기 때문에 당장 현금화 할 수 없다. 투자성과를 내려면, 지분가치 상승을 도모해야 한다.

아직 구체적 사업구상은 내놓지 않았다. 지금은 샘코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 자본 확충에 초점을 맞춰 재무구조를 손본 뒤 감사의견을 되돌리겠다는 구상이다.

샘코 관계자는 "현재 북경모터스와 샘코의 사업 시너지 구상이 나온 건 없다"며 "회사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샘코는 지난해 영업손실 2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257억원)보다 매출원가(459억원)가 약 200억원 더 많았다. 산청공장 준공과 신규사업 개발 관련 고정비용, 재고자산 평가손실(90억원) 등이 매출원가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구축물, 공구·기구 등 유형자산 손상차손(51억원)이 기타비용으로 인식돼 당기순손실은 320억원으로 불었다.

샘코 관계자는 "2017년 코스닥 상장 이후 매출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해 항공기 부품 추가 수주를 진행하고, 공장을 증축했다"며 "신규 투자가 매출로 이어지지 않고, 고정비용만 발생해 실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는 재무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 6월말 기준 샘코 부채비율은 700%, 유동비율은 64%다. 부채 규모는 일정하게 유지됐지만,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자본총계가 줄었기 때문이다. 2018년 395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2019년 90억원으로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도 적자가 누적돼 자본총계는 54억원으로 나타났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 이하, 유동비율은 200% 이상을 적정 비율로 본다.

샘코 관계자는 "추가 유상증자를 진행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감사의견 거절 사유인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해결하겠다"며 "자금 조달을 마친 뒤 감사인과 재감사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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