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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아문디를 움직이는 사람들]'글로벌 DNA' 이식 특명 서진희 글로벌투자부문장⑤국내 진출 외국계 운용사 섭렵…채권운용·마케팅 등 WM부문 두루 경험 '강점'

김진현 기자공개 2020-11-19 13:10:58

[편집자주]

NH-아문디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금융그룹인 농협금융지주와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합작법인으로 2003년 출범했다. 양 주주사의 가치관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식, 채권, 대체 등 다양한 부문에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특히 최근 3년 동안은 연간 약 10조원씩 몸집을 키우면서 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2017년 20조원대였던 운용자산(AUM)은 어느덧 50조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명실상부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한 NH아문디자산운용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7일 15: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올해 6월 글로벌투자부문의 판을 새로 짰다. 외국계 운용사를 두루 거치며 탄탄대로를 걸어온 서진희 글로벌투자부문장(CIO)을 선임하면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프랑스 아문디(Amundi)사가 30% 지분을 들고 있는 합작 법인이긴 하지만 그간 족적을 남길만한 해외 상품을 국내에 공급하지 못했다. 국내 진출한 외국계 운용사를 두루 거치며 커리어를 쌓아온 서 부문장을 영입해 글로벌 운용사 DNA를 이식하는 특명을 맡긴 것이다.

◇무너진 남녀차별 장벽, 금융회사 입성…외국계 커리어 '탄탄대로'

1994년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당시 삼성그룹의 여성공채를 통해 금융권과 인연을 맺었다. 삼성그룹은 1992년 주요 일간지 1면에 광고를 내고 '남녀 사원 모집'이라는 문구를 실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도 공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대기업 공채 요건에는 '병역필'이 필수였다. 이 세 글자로 인해 여성들은 특채가 아니면 대기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 부문장은 "그때는 여대생이 졸업하면 결혼 아니면 공부를 더 하던 시대였다"고 회상했다.

여성공채로 삼성그룹에 입성한 그는 동방생명에서 탈바꿈한 삼성생명 채권운용팀에 배치를 받게 됐다. 보험사 가운데서도 운용 규모가 컸던 삼성생명에서 기본기를 다지며 고유계정 일부를 운용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당시 삼성그룹은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유학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었다. 그도 유학 프로그램에 지원했지만 우리나라가 국제금융기구(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프로그램이 축소됐다. 이미 마음만은 유학길에 올라있던 그는 유학을 강행했다.

서 부문장은 경영학 석사(MBA) 수료 후 씨티은행에 입사했다. 전 세계적으로 프라이빗뱅킹(PB)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그는 씨티은행에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Investment Advisory 역할을 수행하며 기관투자가 등을 상대로 포트폴리오 수립, 상품선정 등을 담당했다.

씨티은행에서 근무하며 자산운용업에 관심이 생긴 그는 2004년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슈로더자산운용으로 옮겼다. 세일즈 마케팅 부장을 맡았던 그는 2007년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 2011년 피델리티자산운용 등을 거친 뒤 2016년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적을 옮겼다.

외국계 운용사들이 점차 사업을 축소하면서 한계를 체감했다. 초기에는 직접 운용하는 국내주식형펀드 등을 내놓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였지만 점차 자사의 펀드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 정도로 전락했다.

국내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손을 내밀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도 그간 쌓아온 외국계 자산운용사 커리어를 활용해 해외 상품 소싱 등 글로벌투자부문 확대에 기여했다. 이후 다시 씨티은행 WM상품부로 돌아갔고 퇴사 후 잠시 충전의 시간을 가지던 중 올해 NH아문디자산운용의 글로벌투자부문 확대를 위한 중추 역할을 제안받으면서 다시 자산운용사로 돌아왔다.

◇글로벌 운용사 DNA 결합 특명…화이트라밸링 상품 도입 확대 방침

NH아문디자산운용에 합류한 뒤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DNA를 이식하는 특명을 받았다. 외국계 합작사지만 농협금융그룹의 색채가 강한 탓에 그간 국내 운용사와 두드러지는 차별점을 가지지 못했다.

맨 처음 회사에 합류한 뒤 직원들에게 국내자산운용사가 글로벌 투자 부문에서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인정하고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거대한 현지 리서치 인력을 보유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정면으로 대결해서는 경쟁 우위를 가지지 못한다고 봤다.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어려운 부분은 보완해나간다는 자세로 글로벌투자부문을 발전해나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조직에 대한 적응과 파악 기간을 마친 만큼 내년부터는 직접 운용하는 해외 상품의 역량을 강화하고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해외 상품을 들여와 소개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방침이다.

그는 여러 해외 상품을 묶어 투자하는 재간접 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최근 H2O에셋매니지먼트 펀드 환매 중단 등 사건을 바라보며 우수한 레코드를 보유한 해외 운용사 상품도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아서다.

우수한 레코드를 가진 해외 운용사 상품을 국내에 들여오더라도 언제든 성과가 부진하거나 이슈가 발생하면 교체할 수 있도록 상품 구조를 손봐야한다고 봤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준비 중인 해외 재간접 상품은 단일 펀드에 여러 해외 펀드를 넣어 교체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짤 계획이다.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운용사 탐방 등이 어려운 와중에도 꾸준히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져가며 상품을 준비 중이다. 상품 군을 풀(pool)로 확보하고 주기적으로 리밸런싱을 통해 수익률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도 서 부문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아문디 상품을 최우선으로 국내에 도입하라는 주문은 하지 않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글로벌투자부문이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해외 네트워크가 넓어진다고 보고 서 부문장에게 다양한 해외 상품을 공급하도록 자율적인 권한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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