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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SK그룹]"SK 경영 성과와 상관없이 ESG 지속"④김광조 SK수펙스 SV위원회 부사장

박상희 기자공개 2021-03-08 13:30:28

[편집자주]

생존(survival)은 인간과 같은 생물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기업도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변화하고 혁신하고 적응하지 않으면 한순간 도태돼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친환경(E)·사회적책임(S)·지배구조(G)를 합친 단어인 'ESG'가 2021년 국내 재계의 최대 화두가 됐다. ESG 경영을 천명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소비자와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생존의 시대', 기업들의 ESG 철학과 경영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2일 15: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고객사인 애플이 ESG를 요구한다. 밸류체인 상의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ESG 경영을 한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 세상이 됐다.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선제적으로 스스로에게 목표를 부여해 이를 실천해야 한다."

SK그룹에서 ESG 경영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곳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SV(Social Value)위원회다. 서울 종로 SK빌딩 26층 집무실에서 만난 김광조 부사장(SV추진팀장)은 "기업은 효율을 먹고 사는 곳이고, 효율을 통해 경쟁력을 창출한다"면서 "ESG나 소셜 밸류 분야도 전략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가치 측정 계량화, SK만의 독특한 점"

여타 기업들은 이제서야 ESG를 선언하는 단계지만 SK그룹은 이를 가장 먼저 경영 시스템으로 반영했다. 김 부사장은 SK의 ESG가 다른 기업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ESG와 맞닿아 있는 사회적 가치를 화폐화 단위로 측정해서 객관적으로 관리한다는 게 독특한 점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SK그룹은 2년 전부터 계열사의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불만이 있는 계열사는 없었을까. 김 부사장은 '불만'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처음엔 불만이라기 보다는 사회적 가치가 측정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다"면서 "그 의구심을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만들기 위해 2018년 사회적가치연구원을 발족하고 외부인으로 구성된 자문단에 조언을 구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현재 그 기준에 따라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별 성과 차이는 ESG 경영을 촉구하는 촉매제가 된다. 김 부사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멤버사들은 모두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다"면서 "SK하이닉스처럼 재무성과가 큰 기업이 사회적 가치 측정값이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고, 환경부담이 큰 업종의 경우 측정값이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로드맵 필요...효율성 제고 통해 가치 창출"

약 2년 간 중국 근무 경험이 있기도 한 김 부사장은 최근 ESG 붐이 코로나 팬데믹과도 무관치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매일 들이마시는 공기나 일상생활에 필수품이 돼 버린 플라스틱 등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에 대한 환경 감수성이 커졌고 더 나아가 친환경 소비 등의 행태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기업도 이에 발맞춰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데 그게 바로 ESG 경영"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기업 행보는 ESG 가운데 'E'에 치중한 경향이 있다. 김 부사장은 "최근 트렌드상 '환경(E)'이 강조되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처럼 거버넌스(G)가 우선 해결돼야 다른 것들이 순차적으로 해결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SK그룹은 수펙스 산하에 환경사업위원회(E)와 지배구조위원회(G)를 별도로 설립했다. 환경사업위원회는 환경 사업과 관련된 비즈니스 혁신의 기회를 찾는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외부 요구에 부응해서 투명한 이사회 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을 멤버사와 협의한다.

김 부사장은 "기존 SV위원회는 ESG를 포괄하는 개념인데 새로 생긴 E 및 G 위원회와의 내부 조율도 필요하다"며 "SV위원회는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육성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SV위원회의 경영 목표로는 'ESG 경영 강화'를 꼽았다. ESG 경영이나 사회적 가치 창출도 선언에만 그치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SK의 경영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ESG 경영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김 부사장은 ESG 경영의 필수불가결성을 언급했다.

"ESG를 잘하는 기업이 성과가 좋은가, 아니면 성과가 좋은 기업이 ESG를 잘하느냐는 논쟁이 있다. 이 논쟁은 점차 중요성을 잃어갈 것이다. 이제 투자자들도 ESG 비용을 줄이고 그 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하면 성과가 더 크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 하지 않는다. 회사가 ESG를 추구하지 않으면 오래 지속하지 못할 것이라는 통념이 생기고 있다."

김 부사장은 "경영 형편이 좋으면 좋은대로, 어려워지면 어려워지는대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면서 "사정에 따라 투자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ESG는 꼭 가야만 하는 길이고 SK 멤버사들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의 ESG 실무를 총괄하는 김 부사장은 1989년으로 유공으로 입사한 이후 SK종합화학 등을 거쳐 2014년 수펙스 전략지원팀 임원이 됐다. 3년 후인 2018년 SK차이나 사업관리센터장(CFO)로 발령났고, 2020년 국내로 복귀해 수펙스 글로벌성장지원팀장을 맡았다. 올해부터 SV위원회 SV추진팀장을 맡고 있다.

SV위원회 업무를 맡기 이전부터 ESG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SK그룹은 물론 한국 기업과 사회가 ESG에 단기적으로 대응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ESG 관련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작동되는 매커니즘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좀 더 실증적인 수단들이 강구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면서 "SK 뿐만 아니라 연관된 다양한 주체들이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같이 해결하는 장면이 많이 나타나야 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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