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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ESG 트래커]GS리테일, '만년 B'…그룹 최하위 계열 불명예②상위권 대그룹 대비 열위, 주주 반대한 '이사' 선임 무리수

최은진 기자공개 2021-03-15 08:15:56

[편집자주]

수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재계 트렌드로 부상했지만 국내 유통기업들에게는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며 그들만의 시장이 고착화되면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 및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와 투자가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유통 공룡을 중심으로 ESG 행렬에 가세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유통기업들의 ESG 현황과 전략 등을 들춰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2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 막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첫 발을 뗀 GS리테일은 갈길이 멀다. 국내기관 평가에서 받은 성적이 'B등급'에 불과하다. 상위권 대그룹 대부분이 평균적으로 A등급 이상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편이다.

특히 환경평가에서는 최근 3년간 연속으로 C등급을 받아 환경정책에 대한 무관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배구조와 사회부문 평가에서도 취약한 점수를 받았다. 갑질논란 등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은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계열사 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의 통합 이후 ESG 등급을 끌어올리는 데 전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커머스 등 대규모 투자가 투입되는 사업을 벌이기 위해 외부 투자유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ESG를 선택이 아닌 필수요건으로 따지고 있는 만큼 대세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경쟁사 대비 낮은 등급…환경정보공개 전무, 관련활동도 저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GS리테일의 최근 3년간의 ESG 평가를 살펴보면 통합등급은 변동없어 줄곧 'B'를 받았다. 각 평가부문에 있어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고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있다는 코멘트가 따른다. 같은 편의점 기업인 BGF리테일이 통합등급으로 A를 받았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특히 GS리테일은 지주사인 ㈜GS 등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20년 기준 ㈜GS의 통합등급은 B+다. 사회와 지배구조부문에서 각각 A등급을 받았지만 환경부문에서 C등급을 받아 전체 등급을 끌어내렸다. GS건설, GS홈쇼핑의 경우엔 A등급을 받았다.


GS리테일의 3년간 ESG 등급이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그만큼 관련 평가에 무관심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상위권 대그룹은 물론 대형 유통기업들이 사회적 요구 및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이사회나 사회 및 환경정책에 대한 구색을 갖추며 등급을 상향시킬 동안 GS리테일은 사실상 아무 전략도 구사하지 않은 셈이다.

특히 환경부문에서 3년 연속 C등급을 받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편의점업은 표면적으로 환경민감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등급을 끌어내릴 유인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상당히 부진한 성적인 C등급을 받았다는 점은 그만큼 환경에 대한 내부전략이 전무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일단 환경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정보 공개' 여부에서 취약점을 드러냈다. 환경정보시스템 상 GS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은 유독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통 대그룹들이 미미하지만 일정한 환경 정보를 꾸준하게 제공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2년간 보도자료 배포 기준 GS리테일이 환경과 관련된 공헌활동을 한 사례가 한건도 없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말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 캠페인을 시작했다는 점이 그나마 고무적인 활동이다. 코리아세븐 등 경쟁 편의점 기업들이 친환경을 슬로건으로 내걸면서 플라스틱 줄이기, 재활용 늘리기 등을 주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과 격차를 보인다.

GS리테일이 환경부문에 대해 관심이 저조한 이유는 GS그룹의 전체적인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GS그룹 상장계열사의 환경부문은 GS건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통 미만의 취약한 점수를 득하고 있다.

◇잇단 공정위 이슈 발생, 해외기관 평가서도 취약

GS리테일은 환경 뿐 아니라 사회와 지배구조 역시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단 사회부문에선 연이어 터진 공정거래 이슈가 발목을 잡는다. 2016년 가습기 세정제 독소물질 관련해서 유통에 대한 책임으로 피해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고 2019년에는 PB상품 전속거래업체에 대한 갑질이 적발되기도 했다. 지난해엔 뷰티 브랜드 랄라블라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발되며 1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사회공헌 활동도 최근 1년간 보도자료 기준으로 '9000인분 떡국 나눔 행사',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점주 상생 시스템 구축' 정도에 그쳤다. 기부금은 2019년 기준 14억원으로 전년도 5억원 대비 두배 이상 늘었지만, 9조원에 달하는 매출 대비로 볼 때 0.01%에 그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GS리테일은 구태의 흔적이 엿보인다. 일단 2019년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반대에도 계열사 임원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무리수를 두며 질타를 받았다. GS건설 부사장 출신 하용득 변호사는 여전히 GS리테일의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임기는 2022년까지로 1년 남았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의무규정인 감사위원회를 제외하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단 두개 뿐이다. 임원의 보수 등을 결정하는 보수위원회 등 안건의 분야를 세분화 하며 전문성을 보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이사의 보수한도가 경영성과 대비 과도하다는 이유로 국민연금으로부터 반대를 받기도 했다.


이사회 전원이 남성으로 구성돼 있고 한 번도 여성을 이사로 선임한 적이 없다는 점도 주목된다. 성별의 다양성을 법제화 한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앞으로 여성 인력도 이사로 선임할 수밖에 없게 됐지만 GS리테일의 짙은 보수성이 드러나는 지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해외 ESG 기관평가에서 GS리테일은 상당히 열위한 점수를 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이 평가한 종합등급은 'BB'로 평균 미만의 점수다. 그나마 줄곧 B를 받다가 지난해 BB로 한단계 상향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영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LGIM이 평가한 ESG 종합점수는 100점 만점에 17점이다. 환경 47점, 사회 3점, 지배구조 42점을 득했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을 흡수하면서 대형 이커머스 사업자로 발돋움할 포부를 품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천, 수조원의 대규모 투자가 집행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덩치를 키운 통합 GS리테일이라도 외부투자유치가 불가피 하다. 최근 해외기관투자가들이 ESG 평가 점수를 투자결정의 핵심 척도로 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욱 빠르고 강도 높게 관련 항목의 개선을 이뤄나갈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GS리테일 내부 관계자는 "선진국 시장에서 이미 투자를 할 때 ESG를 가장 중요시 여기고 이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만큼 신경을 안쓸 수가 없다"며 "앞으로 열악한 ESG 평가와 전략을 진화시키기 위해 조직을 새롭게 출범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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