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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나선 KT]'신사업 집결지' AI·DX부문, '빅테크 체질' 만든다⑤KT랩스 신설, TF 상설 운영…송재호 부사장, '실적주의 탈피' 시험대

최필우 기자공개 2021-03-18 08:08:12

[편집자주]

20년째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KT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M&A로 그룹사를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하고 성장성을 갖춘 신사업을 확보하는 게 주요 과제다. AI·클라우드·로봇·헬스케어·미디어 등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태세다. 더벨은 밸류업에 나선 KT의 새 조직과 신사업 현황을 통해 KT의 리스트럭처링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7일 0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DX융합사업부문은 구현모 KT 대표 취임 후 조직 개편을 통해 신사업 집결지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KT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조직과 인력을 한 데 모았다. '빅테크'로 표현되는 플랫폼 기업 자질을 이 조직에서 키운다는 포부다.

다만 조직 세팅과 별개로 실적과 실패를 의식하지 않는 문화 정착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외 대형 플랫폼 기업 대부분 초창기 수익성 부진에도 불구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전통 통신사업 영역에서 치열한 실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 KT에게 실적주의 탈피는 쉽지만은 않은 과제다.

◇KT랩스, 신사업 영토확장 '첨병'

구 대표는 지난해 초 취임 직후 미래가치TF(현 미래가치추진실)와 AI·DX부문을 신설했다. 미래가치추진실이 인수합병(M&A) 전략과 플랫폼 인력 양성 등 큰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AI·DX부문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사물인터넷) 등 구체적인 분야에서의 수익화를 전담하는 곳이다. 구 대표는 취임 당시부터 기술 경쟁력 강화를 우선순위로 삼았던 것이다.

AI·DX부문은 AI·빅데이터사업본부, AI·DX플랫폼사업본부, 클라우드·DX사업본부 등 3개 본부로 이뤄져 있다. AI·빅데이터사업본부와 AI·DX플랫폼사업본부는 각각 빅데이터와 플랫폼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다.

클라우드·DX사업본부는 기업 고객의 디지털 전환 수요 대응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AI, 빅데이터 역량을 솔루션에 도입해 법인 영업 일선에 있는 엔터프라이즈부문과 기민하게 협력해야 하는 곳이다.

기존 3개 본부에 더해 지난해 10월에는 AI로봇사업단이 추가됐다. KT는 로봇 비즈니스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역량은 없으나 ICT(정보통신기술) 영역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사업단 출범을 결정했다. 이처럼 신사업 확장을 위한 조직을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는 게 AI·DX부문 특징이다.

AIDX부문의 신사업 영토 확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부문에 KT랩스를 신설했다. KT랩스는 KT 신사업 개척을 위해 설립됐다. OTT(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시즌을 포함해 다수의 신사업이 KT랩스 산하로 편재됐다. 미래가치추진실이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각 부문에서 관리가 이뤄지는 신사업도 있으나 대부분 KT랩스 소관이다.

KT는 KT랩스가 빅테크 DNA를 심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로 불리는 플랫폼 기업들은 사내 벤처와 CIC(company in company) 설립이 다반사로 일어다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같이 AI·DX부문에 속한 3개 본부 임직원들도 KT랩스 내에 TF를 설립하고 신사업에 도전할 수 있다. KT랩스에 별도의 수장을 두지 않고 개별 TF장의 재량을 보장한기 위한 편재다.

◇'IPTV 1위' 주역 송재호 부문장, 새 영역 도전

다만 실적과 별개로 신사업을 꾸준히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이 덜어지는 모델이다. TF 윗 단계인 사업단으로 출범한 AI로봇사업단 역시 수년내 수익을 남기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TF에는 자율성을 담보하는 게 중요하지만 실적 중심의 핵심역량지표(KPI)가 적용되는 타 부문에서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T는 AI·DX부문이 실적 측면에서의 성과도 올려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지난해가 출범 첫해였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실적을 기업설명회(IR) 자료에 기재하기 시작했다. IDC, 클라우드, AI 플랫폼, 블록체인, 스마트 모빌리티 등이 관련 매출에 포함된다. AI·DX부문은 무선, 유선/IPTV에 준하는 수준의 캐시카우로의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말 송재호 AI·DX융합사업부문장(사업)이 조직 방향키를 쥐었다. 송 부문장은 앞서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을 맡았다. IPTV 사업을 이끌어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부사장으로 승진, 구 대표의 숙원 사업 중 한 축을 담당하는 AI·DX부문장으로 기용됐다.

송 부문장은1966년 생으로 KT 사장단에서 젊은 축에 속한다. 충북대학교에서 전자계산학을 전공하고 서강대학교 전자계산기공학 석사 과정을 거쳤다.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을 맡기 전에는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개발단장, 통합보안사업단장을 맡았다. 기술 이해도가 높은 융합형 인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 대표가 그에게 AI·DX부문을 맡긴 데도 이같은 평가가 결정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경쟁력을 입증한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와 AI·DX부문은 조직 성격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 IPTV는 무선, 유선 상품과 결합하는 식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미디어 사업으로 분류되지만 전통 사업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송 부문장은 AI·DX부문에선 KT가 기존에 해보지 않은 사업에 도전하면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ICT업계 관계자는 "대형 통신사가 신사업에 도전해도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건 내부 문화 영향이 크다고 본다"며 "눈앞의 실적과 실패 리스크를 연연하지 않아야 하는데 전통 사업을 하는 기업 입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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