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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나선 KT]통신 자회사만 22곳, 갈길 먼 탈통신②비통신 매출 늘었지만 전통사업 존재감 압도적…신사업 업종별 결집 과제

최필우 기자공개 2021-03-16 07:17:02

[편집자주]

20년째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KT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M&A로 그룹사를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하고 성장성을 갖춘 신사업을 확보하는 게 주요 과제다. AI·클라우드·로봇·헬스케어·미디어 등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태세다. 더벨은 밸류업에 나선 KT의 새 조직과 신사업 현황을 통해 KT의 리스트럭처링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0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자체 진단한 주가 부진 이유는 높은 통신 사업 의존도다. 이미 내수 고객 대부분 모바일, 인터넷, 유료방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추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가별로 통신 사업자들이 존재해 해외 진출도 불가능하다.

돌파구는 비통신 신사업에 있다. 다만 꾸준한 비통신 매출 증가에도 KT는 여전히 전통적 통신 사업자로 분류된다. M&A를 통해 꼭 필요한 통신 계열사만 남기는 슬림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대한 그룹에 흩어져 있는 신사업을 업종별로 결집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비통신 매출 50% 육박…투자자 반응은 '무덤덤'

KT가 발표한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매출액은 23조9167억원이다. 2017년 23조3873억원, 2018년 23조7517억원, 2019년 24조342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실적 정체는 주력인 통신 사업 침체 때문이다. 비중이 가장 큰 무선사업 매출은 지난해 6조9338억원으로 2017년 7조2033억원에 비해 3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유선 매출도 같은 기간 1조8343억원에서 1조4655억원으로 4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통신 부문 부진을 만회한 건 비통신 분야다. 유선, 무선, 인터넷 매출과 결합 상품으로 판매되는 IPTV 매출을 제외한 비통신 실적은 꾸준히 늘고 있다. 비통신 매출은 지난해 11조793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49.3%를 차지했다. 2017년 38.74%, 2018년 40.1%, 2019년 46.1%를 기록한 데 이어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이는 마찬가지로 탈통신을 강조하고 있는 경쟁사 SK텔레콤에 비해 확연히 높은 비율이다. SK텔레콤은 MNO 사업 매출을 제외한 나머지 매출 비중이 30% 중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KT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SK브로드밴드 IPTV 매출까지 제외하면 비통신 매출 비중은 더 낮아진다. 실적만 놓고 보면 KT가 탈통신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KT의 탈통신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냉정하다. KT는 이동통신 사업이 성장가도를 달렸던 2000년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이래 쭉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비통신 매출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한 최근 2~3년 주가 흐름을 봐도 하락 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 비통신 매출의 규모와 성장 가능성이 아직 기업의 본질을 바꿀 정도가 아니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구현모 KT 대표의 고민도 이 지점에 있다. 그는 지난해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시장이 지나치게 왜곡됐다"며 "넘치는 유동성 속에 성장주가 주목 받으면서 전통 기업들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래가치추진실, 포트폴리오 정비 과제

구 대표는 저평가 요인을 증시 분위기에서 찾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체질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미래가치추진실을 직속 조직으로 두고 M&A 권한을 부여한 것 역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추가하기 위해서다.

다만 기존 사업 정리가 선행돼야 새로운 기업 인수가 가능하다. 현재 KT 종속회사 중 통신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계열사는 13곳에 달한다. 통신 부대사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기업 9곳까지 합하면 총 22곳이다. 해외에 거점을 둔 통신 법인도 여럿이다. 이중 KT파워텔 매각이 최근 정해지면서 통신 계열사 정리 작업이 시작됐다.

그룹 내에서 신사업으로 분류되는 계열사 교통정리도 필요하다. 스카이라이프TV, 지니뮤직, 스토리위즈 등이 영상, 음악, 웹툰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나 이를 하나로 묶을 구심점이 마땅치 않다. KT스튜디오지니 출범이 예고됐지만 당장 콘텐츠 사업을 총괄할 리더십을 확보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 영역에서도 ICT(정보통신기술)를 호텔 등에 적용하는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인력과 조직이 본사와 몇몇 계열사에 산재해 있어 시너지가 나지 않는 실정이다. 결국 전통적인 부동산 개발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 신사업으로 분류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룹사 재편을 마무리지으려면 갈길이 멀지만 이마저도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KT는 지난해 자회사 BC카드를 통한 우회 방식으로 케이뱅크 증자에 성공했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과 별개로 케이뱅크 정상화까진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견해에 힘이 실린다. 오는 7월 KT엠모바일과 합병하는 KTH도 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20년 9월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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