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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IPO 출격…빅딜 눈치게임 시작 4조~5조 공모, 의무보유확약 대세…전후 경쟁 빅딜 수급 타격

이경주 기자공개 2021-04-12 13:26:4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 착수하면서 비슷한 시기 IPO를 노리는 발행사들의 눈치게임이 시작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최대 22조원, 공모액은 5조원대로 예상된다. 2010년 상장한 삼성생명(4조8881억원 공모)이 가지고 있는 ‘최대어’ 타이틀을 11년 만에 가져올 수 있다. 그만큼 경쟁 IPO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당장 일진복합소재 등 대어급은 크래프톤과 IPO시기를 최대한 벌려 잡아야 한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18조 밸류

크래프톤은 8일 오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통상 45영업일(약 2달)안에 승인여부가 결정된다. 6월 초에 승인을 받으면 같은 달 중하순에 공모가 가능하다. 크래프톤이 우량기업이라 패스트트랙제도를 적용 받을 경우 20영업일 안에 승인이 날수도 있다. 공모일정이 5월말이나 6월초로 앞당겨 질수도 있다.

크래프톤은 현 시점에서 예상 밸류가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18조원에 이른다. 체급이 비슷하거나 큰 국내외 게임사 3곳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했을 때다. 국내 유력 피어그룹은 게임대장주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다.

순이익 규모가 비슷하다. 엔씨소프트 지난해 순이익은 5866억원, 넷마블은 3380억원이다. 크래프톤은 5563억원이다. 8일종가 기준 엔씨소프트 PER은 33.65배, 넷마블은 32.5배다.


해외사는 텐센트홀딩스가 될 수 있다. 중국 최대 IT기업이자 게임퍼블리셔로 PER은 31.38배다. 시가총액이 854조원으로 크래프톤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공룡기업이다. 하지만 일부 펀더멘털을 공유하고 있어 유사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크래프톤 메가히트작 배틀그라운 모바일버전 글로벌 판권을 텐센트가 갖고 있다.

이들 3곳만 피어그룹이 될 경우 평균 PER은 32.5배다. 이를 크래프톤 지난해 순이익(5563억원)에 곱하면 밸류는 18조901억원이 된다.

공격적 밸류를 희망할 경우 중대형사까지 피어그룹에 포함시킬 수 있다. 펄어비스 PER은 42.4배, 카카오게임즈는 60.3배로 높다. 이들을 포함한 5개사 평균 PER은 40.1배다. 크래프톤 밸류는 22조2801억원으로 늘어난다.

◇20% 할인율 적용해도 4조~5조 공모

덕분에 공모액은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고율인 20% 할인율을 적용해도 예상 밸류는 14조4000억~17조6000억원이다. 전체 상장예정주식수의 30%를 공모한다고 가정하면 공모액은 4조3200억~5조2800억원이 된다. 역대 공모액 2위(현재 넷마블 2조6617억원)는 유력하고 1위에 등극할 수 있다.

비슷한 시기 IPO들은 크래프톤과 경합을 벌이는 상황을 피해야한다. 유동성을 빼앗길 위험이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모주 광풍으로 기관들은 유망 빅딜들에 대해선 대규모 의무보유확약을 걸고 있다.

의무보유확약은 기관들이 배정받은 주식을 상장 후 일정기간 동안 팔지 않기로 하는 약속이다. 길게는 6개월 짧게는 15일이다. 기간이 길수록 가점을 받아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 증시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물량을 더 받겠다는 의미다.

작년 빅딜인 SK바이오팜은 기관신청 물량 중 의무보유확약을 건 물량비중이 81.15%에 달했다. 카카오게임즈는 56%, 빅히트는 44%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 조단위 공모를 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 비중은 85.25%에 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후속 빅딜들에 영향을 주고 있다. 6개월 확약 비중이 31.28%로 가장 큰데 금액이 2566억원이다. 상장일(3월18일)로부터 6개월 뒤인 9월18일까지 묶이게 된다. 이 기간 IPO를 하는 기업들에 대한 유동성이 그만큼 제한된다.

크래프톤엔 묶이는 기관자금은 훨씬 클 수 있다. 크래프톤 공모 직후서부터 6개월 이내 IPO를 계획한 기업들은 수급 불이익이 가장 적은 핀셋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

당장 비슷한 시기 공모가 예상되는 일진복합소재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진복합소재는 크래프톤보다 하루 전(7일) 심사신청을 했다. 밸류는 최소 1조원, 공모액은 수천억원 규모가 예상되는 빅딜이다. 4월 예심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페이와 야놀자, 바이오노트 등도 역시 공모 시기를 숙고할 필요가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는 대어급이 즐비해 발행사 뿐 아니라 기관들도 의무보유확약 기간 선택에 대해 심사숙고 하고 있다”며 “자금이 묶이면 정작 원하는 곳에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크래프톤은 초대형IPO인데다 투심이 우호적인 게임업종이라 직전 공모를 하는 IPO주자들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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