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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영업익 HMM, '옥에 티' 파생상품평가손실 끝보인다 주가상승으로 1분기 8650억 손실, 2분기까진 불가피…산은 전환권 행사 여부 '주목'

유수진 기자공개 2021-05-17 08:20:28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4일 18: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옛 현대상선)이 올 1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작년 1분기 20억원의 적자를 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환골탈태'한 셈이다. 지난해 연간 9808억원의 흑자를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올해는 1분기(3개월) 만에 그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실적 발표 때마다 '옥에 티'로 지적받던 파생상품 평가손실도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회계상 파생상품 부채로 계상돼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던 전환사채(CB)의 만기가 다음달 도래하기 때문이다. 3000억원 규모인 해당 CB는 한국산업은행이 전량 보유하고 있다.

HMM은 올 1분기 매출액 2조4280억원, 영업이익 1조193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85% 증가하고 영업손익은 흑자전환했다. 아시아-미주 노선을 포함해 유럽과 기타 지역 등 전 노선의 운임이 상승하고 시황이 크게 개선된 덕이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42%까지 치솟았다.


당기순이익 역시 1541억원으로 전년(-656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이번에도 당기순익은 영업이익(1조193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주가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실 때문이다.

이날 HMM은 1분기에 865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별도로 공시했다. 평가손실(8757억원)과 평가이익(107억원)을 상계한 결과다. 자기자본 1조6885억원(2020년 말 기준)의 51.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평가손실은 손익계산서상 금융원가에 반영돼 당기순손익을 끌어내렸다.

주요 원인은 2016년 12월19일 발행한 '190회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다. 당시 HMM은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을 상대로 3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CB는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달려있는 채권이다.

해당 CB는 전환가액이 주당 6269원으로 결정됐고, 추후 주가흐름에 따른 가격조정권(리픽싱) 조항이 포함했다. 이후 주가가 떨어지며 수차례 전환가액이 조정됐고 결국 하한인 액면가(5000원)로 확정됐다. 대신 산업은행이 전환할 수 있는 주식수는 6000만주로 늘었다.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은 리픽싱 조건이 달린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포함된 전환권을 파생상품으로 인식해 공정가치를 평가하고 회계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평가손실이 발생할 경우 실제 현금 유출과는 무관하지만 파생상품 부채로 계상돼 부채비율을 높이는 등 재무구조에 타격을 입힌다.

간단히 설명하면 CB에 부여된 전환권을 분기별로 평가할 때 주가가 전기 대비 오르면 평가손실이, 반대로 떨어진 경우 평가이익이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주가 상승시 CB 전환가격과 시가간 괴리가 커져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재무제표상 당기순손실로 잡힌다는 의미다.

HMM이 이 같은 문제를 겪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오르며 전환가격과 시가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작년 연간 실적을 발표했던 올 2월에도 파생상품거래 손실발생 공시를 했다. 4분기에만 4057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발표 때 밝혔던 1154억원의 평가손실을 합하면 연간 기준 5211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것도 끝이 보이게 됐다. 해당 CB가 다음달 30일 만기도래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6월29일까지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물론 전환권 행사 여부와 무관하게 2분기 실적발표까지만 장부상 손실로 잡히게 된다. HMM은 마찬가지로 리픽싱 조항이 달린 '제199회 무보증 CB'에 대해 지난달 콜옵션을 행사했다. 발행 4개월 만에 상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재계에서는 산업은행이 해당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환가액이 5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차익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HMM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 4만3700원이다. 6000만주 전량을 주식으로 전환한 후 매각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해보면 단순계산으로 2조30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만기 때 3291억원을 일시 상환받게 된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산업은행은 현재 HMM 주식 4119만9297주(11.93%)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만약 6000만주 전량에 대해 전환권을 행사하면 보유주식수가 1억119만9297주(24.96%)로 늘어나게 된다.

현행 은행법(제37조)상 산업은행은 기업의 지분 15%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 기준치 이상을 보유하려면 자회사로 편입을 해야한다. 산업은행이 조만간 HMM 지분을 일부라도 매각할 거란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예외는 있다.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업종에 속하거나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가능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CB 전환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HMM 관계자는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발생시키는 CB가 다음달 만기 도래한다"며 "2분기 이후로는 장부상 손실로 잡히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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