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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인베스트 도전 15년]바이오 '포스트 유니콘' 찾기, 기술융합·공격투자 해답③3프라이드, 단기 수익보다 미래 성장 무게…4프라이드, 해외 잇는 징검다리 자처

박동우 기자공개 2021-06-23 08:05:02

[편집자주]

2021년 SV인베스트먼트가 설립 15주년을 맞았다. 2006년 출범한 창업투자회사로,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올리패스, 브릿지바이오 등 숱한 기업을 길러내는 데 일조하면서 국내 벤처캐피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 미국, 동남아 등에 거점을 마련해 해외 투자에 나서는 등 활발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더벨은 지난 15년 동안 SV인베스트먼트의 발자취를 조명하면서, 미래 지향점과 경영 비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07: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험자본업계의 유동성이 가장 많이 쏠리는 섹터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다. SV인베스트먼트는 연간 투자금의 30%가량을 쏟아부을 만큼 생명공학·화학 영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덕분에 브릿지바이오, 펩트론, 엔케이맥스 등 빛나는 투자 사례를 만들어냈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를 살피는 최전선에는 VC 부문 산하 3프라이드와 4프라이드 구성원이 존재한다. 포스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을 찾는 데 사활을 걸었다.

정영고 전무가 지휘하는 3프라이드는 단기 수익 창출보다는 미래 성장성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사업 아이템에 관심을 둔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노보믹스, 디엑솜, 뉴로게이저 등에 과감한 지원을 단행했다.

이종훈 이사가 리더를 맡은 4프라이드는 중·후기 성장 단계에 놓인 벤처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는 기조를 충실히 따른다. 글로벌 부문과 VC 부문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도 자처한다. 미국 바이오 벤처인 온코러스, 베단타 바이오사이언시스 등에 투자한 경험이 자신감의 원천이다.

◇'정영고 전무·박대훈 팀장' 3프라이드, '노보믹스·디엑솜·뉴로게이저' 과감한 지원

VC부문의 3프라이드는 과거 'VC 3본부'의 역할을 계승했다. 국내 바이오 영역의 딜을 소싱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2010년대 들어 유동성이 가장 많이 쏠리는 섹터인데다 신약 개발이 성과를 거두면 막대한 회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만큼 SV인베스트먼트는 주력 투자 분야로 바이오·헬스케어를 점찍었다.

3프라이드는 정영고 전무와 박대훈 팀장이 중심축을 이뤘다. 정 전무가 리더를 맡았다. 기술보증기금 보증심사역, 외환은행 기술여신심사역을 거치면서 경력을 쌓았다.

2012년 SV인베스트먼트에 영입된 뒤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펀드 2호의 운용을 총괄해왔다. 50억원을 집행해 멀티플 8.7배의 성과를 올린 펩트론, 55억원을 지원한 뒤 코스닥 상장에 힘입어 208억원을 회수한 엔케이맥스, 투자 원금대비 3.5배의 금액을 확보한 브릿지바이오 등을 발굴한 주역이기도 하다.

박 팀장은 영국 런던대 의약화학과 석사 출신의 재원이다. 종근당, 한독 등 제약 기업의 연구원으로 몸담으며 신사업을 개발한 경험이 풍부하다. 2017년 SV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뒤 줄곧 정 전무와 호흡을 맞췄다.


3프라이드는 '리딩 투자'의 원칙을 강조한다. 소수 지분을 취득하기보다는 전체 발행 주식의 10% 이상을 확보한다. 여러 벤처캐피탈과 클럽딜을 추진하면 주도적 역할을 해낸다. 포트폴리오 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수립하는 게 투자의 성공을 가늠하는 관건이라고 인식한다.

투자 철학이 잘 녹아든 사례가 분자 진단 기술을 갖춘 '노보믹스'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위암의 예후예측을 진단하는 기기를 상용화했다. 3프라이드는 2015년 시리즈A, 2016년 시리즈B, 2018년 시리즈C, 지난해 1월까지 네 번에 걸쳐 72억원을 베팅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펀드 2호(6.2%)와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5.8%)의 보유 지분율을 더하면 12%다. 재무적 투자자(FI) 가운데 단연 높다. 올해 3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면서 코스닥 입성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세 차례에 걸쳐 50억원을 투자한 '디엑솜'도 눈에 띈다. 최종락 신촌세브란스병원 교수가 창업한 벤처로, 정상 유전자가 증폭되는 걸 막는 'Q-BOMB' 기술로 암 진단의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혈액을 검사하는 키트를 대형 병원에 보급하는 계획과 2022년 IPO 로드맵 등을 접하고 잇달아 자금을 지원했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을 접목한 신생기업을 집중적으로 물색하고 있다. 정 전무는 "AI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하거나 영상을 진단하는 스타트업을 접하면서 투자의 성공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기존 R&D나 의료 서비스의 효율을 올리는 순기능을 감안하면 점차 투자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투자 건이 '뉴로게이저'다.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펀드 2호로 20억원을 집행했다. 재무 여건이 열악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회사였지만 3프라이드는 과감한 지원을 택했다.

AI를 바탕으로 뇌를 분석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대목을 눈여겨봤다.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수집해 뇌의 신경섬유를 연결하는 부위에 얽힌 정보를 판독하는 기술을 갖췄다. 창업 초기에는 어휘력, 기억 능력, 집중력 등의 각종 역량을 파악해 청소년의 적성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전개했다. 자폐스펙트럼질환군(ASDs) 등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억원을 투입한 '이노보테라퓨틱스' 역시 기대를 거는 바이오 벤처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에 몸담았던 연구진이 2019년에 문을 연 회사다.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AI 플랫폼 '딥제마'로 승부수를 띄웠다. 하나의 적응증을 넘어 여러 타깃 질환에 들어맞을 가능성을 찾는 데서 강점이 있는 만큼, 제약업계의 R&D에 탄력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정 전무는 "미래 성장성과 혁신적 사업 아이템이 더 큰 가치를 지닌다는 믿음을 품고 있다"며 "당장은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거나, 미처 빛을 못 본 기술을 갖췄더라도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든다면 주저없이 투자하는 기조를 견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이사' 4프라이드, 미국 '온코러스·베단타' 투자 주도

4프라이드의 인력 구성은 단출하다. 다른 심사역 없이 이종훈 이사가 부서를 책임진다. 이 이사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대우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제약·바이오 영역을 담당하면서 해외 신약 파이프라인 R&D 동향을 살피고 국내 회사의 사업 현황을 들여다봤다.

지금은 팀원이 없는 '1인 부서'지만 존재감은 묵직하다. 시리즈B 이상 중·후기 기업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건당 티켓 사이즈(투자 금액)도 한층 키운다. 20억~30억원을 넘어 50억원을 웃도는 금액을 베팅한다.

유니콘 성장 펀드, 갭 커버리지 펀드 등 다른 프라이드가 운용 중인 비히클도 활용한다. SV인베스트먼트가 지향하는 '스케일업(scale-up) 투자' 기조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부문과 VC 부문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도 모색한다. 이 이사는 "바이오 섹터 투자에 특화된 펀드를 기획하고 있다"며 "미국 현지에서 펀드를 설정할 것인지, 국내에서 펀드를 결성해 미주 권역의 벤처에 투자할 것인지 등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의 추진력에 날개를 다는 건 항암제를 연구하는 '온코러스'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을 토대로 신약을 개발하는 '베단타 바이오사이언시스'에 실탄을 지원한 경험이 한몫한다. 두 회사 모두 미국 업체다. 온코러스는 현지 증시에 입성했고, 베단타 바이오사이언시스도 올 연말을 목표로 나스닥 상장을 노리는 상황이다.

4프라이드는 단기간에 유니콘으로 진화할 기업을 찾는 데 사활을 건다. 때문에 자본시장 친화적인 관점을 중요하게 여긴다.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회수 전략의 실행 가능성, 머니타이징(수익 창출) 계획에 가중치를 두고 투자 대상을 검토한다.

이 이사는 "바이오 분야에서 '넥스트 유니콘'이 탄생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공격적 투자의 기조 하에 후기 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유니콘으로 발돋움할 만한 해외 업체도 열심히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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