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인베, YLP 회수 대신 티맵 주식 교환 선택한 이유는 중장기 수익 극대화 전략, 유권해석 통해 투자 규제 회피
박동우 기자공개 2021-05-28 10:01:26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맵모빌리티가 물류 스타트업 와이엘피(YLP)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와이엘피의 재무적 투자자(FI)였던 SV인베스트먼트가 내린 선택이 눈길을 끈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 보유 지분을 파는 대신 티맵모빌리티의 주식과 바꾸기로 했다.와이엘피를 품은 티맵모빌리티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지도 앱 '티맵'으로 확보한 이용자 풀(pool)을 발판 삼아 택시 호출 플랫폼, 운송수단 서비스 구독형 모델 등을 선보이는 계획이 성장성에 탄력을 준다고 판단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중장기 관점에서 티맵모빌리티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방침을 세웠다.
◇이용자 기반 사업 다각화 기대, 시장 주도권 확보 노력 호평
27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SV인베스트먼트가 티맵모빌리티의 주식을 취득한다. 티맵모빌리티가 와이엘피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SV인베스트먼트는 주식 스왑(교환) 방식으로 티맵모빌리티 지분을 확보키로 결정했다. 티맵모빌리티와 와이엘피의 주식 스왑 비율은 '1 대 5.3788007'로 정해졌다.
SV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와이엘피에 첫 투자를 단행했다. 시리즈A 라운드에서 25억원을 집행했다. SV 갭커버리지 펀드 2호로 신주와 구주를 사들였다. 2020년 시리즈B 단계에서 팔로우온(후속 투자)했다. SV 갭커버리지 펀드 3호와 3-1호로 30억원을 투입했다. 두 차례에 걸쳐 총 55억원을 베팅했다.
SV인베스트먼트가 벤처펀드로 확보한 와이엘피 지분율은 작년 말 기준으로 12.84%다. 2만1568주를 갖고 있다. 33.57%의 주식을 가진 임재형 와이엘피 대표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율이 높다.
티맵모빌리티가 와이엘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와이엘피의 FI들에게 선택지가 주어졌다. 보유 주식을 처분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단행하거나, 지분을 티맵모빌리티 주식으로 바꿀 수 있었다.
와이엘피 관계자는 "자사의 FI였던 아주IB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 에이벤처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스틱벤처스 등은 갖고 있던 주식을 티맵모빌리티에 팔았다"며 "투자 원금대비 1.5~3배가량의 수익을 실현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당장의 투자금 회수 대신 티맵모빌리티 주식으로 스왑하는 방식을 점찍었다. 와이엘피를 품은 티맵모빌리티의 성장성을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지도 플랫폼 '티맵'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300만명을 웃도는 만큼, 이를 발판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수월한 여건에 놓여 있다고 확신했다.
해외 기업 '우버'와 손잡고 우티 유한회사를 설립하는 등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행보를 호평했다. △주차 플랫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택시 호출 플랫폼 △교통수단 관련 통합 서비스와 구독형 모델의 연계 등 신사업 개척 구상도 매력적이라고 인식했다.
◇향후 IPO 가능성도 염두, 당국 협의 거쳐 '주식 취득' 정당성 확보
운용사 내부에서는 갭커버리지 펀드 2호와 3호, 3-1호 등의 만기를 감안하면 중장기 관점에서 보유 지분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앞으로 티맵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다.
주식 스왑을 검토하면서 '벤처 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39조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의견이 운용사 안팎에서 나왔다. 창업투자회사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회사에 투자할 수 없다고 명시해놨기 때문이다. 티맵모빌리티는 'SK'라는 대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다. SV인베스트먼트가 티맵모빌리티의 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를 '투자'로 볼 것인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SV인베스트먼트는 로펌 자문,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 등을 거쳐 리스크를 해소했다. 티맵모빌리티 건은 '포괄적 주식 교환'이기 때문에 '투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애초 SV인베스트먼트가 와이엘피에 자금을 집행한 대목도 법률적 판단에 중요하게 작용했다.
SV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티맵모빌리티가 와이엘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티맵모빌리티의 장기적 성장 전망에 기대를 걸고 주식 스왑을 택했다"며 "향후 IPO에 따른 장내 매각이나 장외 매도 등 수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놓고 계속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박동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비상장사 재무분석]'IFRS 도입 3년' 야나두, 재무구조 개선 관건 'RCPS'
- [Board Index/카카오]뱅크와 페이 '경영자 승계정책' 무엇이 다를까
- SNT모티브 CFO의 '특별한' 소통
- [유동성 풍향계]HD현대케미칼 현금흐름 좌우한 'HPC 설비'
- [Board Index/카카오]SM엔터·카뱅 이사회 공시, 결정적 차이는 '반대사유 공개'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갚고 또 갚고' GS E&R, 재무건전성 강화전략 지속
- [Board Index/카카오]페이·게임즈·SM엔터, 사추위에 '전원 사외이사' 배치
- [Board Index/카카오]'대표·의장 따로' 상장계열사 10곳 중 4곳
- [Board Index/카카오]'쇄신'과 마주한 이사회, 인적구성부터 바꿨다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HD현대오일뱅크 차입기조 관통하는 키워드 '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