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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시스템 점검]SK하이닉스, 독립성 높인 사추위…자문단 구성도 추진금융사 수준으로 사외이사 시스템 선진화 노력…추천 경로·방식 공개 등 투명성은 '아직'

김혜란 기자공개 2021-07-19 08:03:41

[편집자주]

기업경영 감독, 이사회 독립성 제고를 위한 사외이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 후보군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고 추천·선임되는지는 기업마다 사실상 베일에 싸여 있는 상황이다. 후보군 관리, 추천 경로 공개 등을 요구하는 금융사지배구조법과 달리 비금융 기업은 사외이사후보 추천 시스템이 자율에 맡겨져 있다. 주요 기업의 사외이사후보추천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6일 11: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는 사외이사 시스템 선진화 측면에서 4개 그룹의 계열사 중에서도 선도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올해 들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사내이사를 배제하고 이사회 내 5개 소위원회 위원장을 100% 사외이사로 선임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사회 의장직도 사외이사에 넘긴데 이어 '사외이사후보 추천자문단' 구성까지 추진 중이다.

16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 5월 7일 자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규정에 '위원회는 필요한 경우에 회사의 비용으로 사외이사후보 추천자문단을 구성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을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아직 후보추천 자문단을 구성하진 않았지만 외부인사들로부터 후보 풀을 추천받기 위해 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사외이사후보 추천자문단은 이사회 내 공식기구인 사추위 밖 독립적 인사로 구성된다. 대주주·경영진과 무관한 인물을 이사회에 참여시켜 견제·감독 기능을 강화한다는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를 한층 살리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사외이사 선임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사추위가 후보를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에서 후보를 확정한 뒤 주주총회 의결을 받는 절차대로 이뤄진다. 실제로 외부 전문가로 꾸려진 자문단이 출범한다면, 자문단이 전문가풀을 심사해 사추위에 명단을 넘기는 과정이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이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의 통제를 받는 금융회사가 아닌 비금융회사가 사추위 자문단 구성을 검토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인데, 비금융회사 중에선 포스코가 자문단을 비이사회 기구로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몇 년 사이 사외이사 제도를 손봤는데, 이번에 자문단설치 근거를 명문화한 것도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가 비금융회사로선 드물게 도입한 또 다른 사외이사 관련 제도로는 선임사외이사제도가 있다. 2018년 이 제도를 설치해 선임 사외이사에게 사외이사회 소집 권한과 이사회 운영에 관한 평가권 외에 경영진에 주요 경영현안을 보고해줄 것을 요청할 권리를 줬다. 현재 선임사외이사인 하영구 이사는 이사회 의장과 사추위원장까지 겸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회가 열린 날짜와 안건을 공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들은 거의 매월 1회 사외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의안을 사전 검토했다. 사외이사들 간 사전 논의를 통해 이사회에서 보다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데 회의의 목적이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추위에는 사외이사 2명(하영구, 조현재 이사) 외에 사내이사인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도 포함돼 있었는데, 올해 들어 전원 사외이사로 바뀌었다. 사추위 위원 선임안도 지난 1월 말 열린 사외이사회에서 사전심의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밖에도 지난 3월을 기점으로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바꿨는데, 가장 선진적이라고 평가받는 금융사 수준으로 사외이사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후보군의 추천 경로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은 다르다. 금융사들은 사외이사 추천, 주주추천, 서치펌 추천 등 추천 경로별로 후보군을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사외이사 후보자 선정에서 인맥이나 개인적인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걸 경계하고 후보 추천의 투명성과 체계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소수주주가 추천한 후보도 사추위가 검토한다고 명시했지만, 어떤 식으로 관리되는지는 불투명하다. SK하이닉스는 "소수주주로부터 후보를 추천받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까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금융회사 중 주주추천이사제를 운영하는 곳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있는데 모든 주주에게 공모를 통해 후보를 추천받고, 외부전문가로 꾸려진 자문단이 이들 가운데 최종 후보군을 선정해 사추위에 넘기는 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다른 비금융 기업들과 비교해선 사외이사 권한 강화와 독립성 확보에 심혐을 기울인 것이 사실이고 현재도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사외이사에 더욱 권한을 부여할수록 사외이사가 가지는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후보군을 관리, 선임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에 대해서도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지배구조 한 전문가는 "사외이사는 오너 경영진을 견제하기위해 도입된 제도기 때문에 누구의 추천을 받았는지 밝히는 게 원론적으로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걸 밝히는 것 자체로 공정성이나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도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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