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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FI 갈등]계속된 이메일 증거 공방…공모증거 vs 통상적 업무첫번째 증인신문 종료…나머지 3명도 피고 측에 불리한 증인

김민영 기자공개 2021-10-18 07:54:10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5일 18: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박진호 교보생명 부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장장 13시간 만에 끝났다.

박 부사장의 고발이 받아들여져 검찰이 어피너티 임원들과 안진 회계사들을 기소한 사건인 만큼 증인으로 나선 박 부사장과 피고인 측 변호인단의 ‘불꽃 공방’이 4차 공판에서도 이어졌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은 증인신문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10일 2차 공판부터 증인으로 참석한 박 부사장은 지난 1일에 이어 이날 세 번째 증인신문에 참석하면서 총 13시간에 걸친 증인신문을 받았다. 당초 검사와 변호인 각 1시간씩 총 2시간가량 증인신문을 할 예정이었는데 예상시간보다 훨씬 길게 이어졌다.

이날 피고인 측 변호인은 박 부사장이 검찰 진술조서와 지난 공판 증언에서 주장한 공모 정황 3가지에 대해 다시 따져 물었다. 검찰 고발 사유이기도 한 3가지는 재무적투자자(FI) 측이 가치평가 이전 단계에서부터 교보생명에 필요한 자료를 직접 요청한 점, 모든 이메일에 참조되고 적극 회신한 정황, 커버레터를 대신 썼다는 점이다.

변호인 측 주장을 요약하면 FI와 안진이 주고받은 이메일은 요청 자료 리스트를 만들면서 안진이 빼놓은 자료를 FI 측에서 추가하라고 제안하는 등 고객사와 회계법인 간에 통상적인 의견 교환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부사장은 “안진 소속 회계사가 유사거래비교법, 상대가치평가법 등에 표본기업에 대한 의견을 내자, 어피너티컨소시엄 관계자가 모두 포함하면 가격이 얼마가 되느냐, 빼면 얼마가 되느냐 등의 구체적인 질의를 했고, 이어 빈칸에 주요 가치평가방법에 따른 가격을 적어주면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등의 전반적인 진행과정 자체가 어피너티컨소시엄이 가치평가를 주도한 명확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커버레터 관련해서도 변호인 측과 박 부사장은 견해 차이를 보였다. 변호인 측은 “(FI 측이 보낸 메일은) 보고서 헤드(상단)에 딜로이트를 넣고, 수신인 4명(투자자 4명)과 각각의 지분율 등에 보고서를 제출한다는 일반적인 내용”이라며 “주소를 빼면 커버레터는 1쪽짜리에 불과하다”고 했다.

박 부사장은 투자자들이 커버레터 초안을 잡아줬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았다. 박 부사장은 “커버레터를 투자자들이 초안을 써 주는 걸 처음봤다”며 “가치평가보고서 어디에도 회계사의 사인이 없다. 커버레터가 가치평가를 한 사람의 사인이 들어가는 유일한 문서”라고 말했다. 커버레터를 가치평가 의뢰인이 써주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인데 이마저도 어피너티컨소시엄의 주도 하에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앞으로의 공판도 변호인 측과 증인들 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FI와 안진에 불리한 증인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9일 열리는 5차 공판에서는 교보생명이 가치평가를 의뢰한 대주회계법인 회계사가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또 나머지 증인 2명도 교보생명 소속 임원이다. 아직 변호인들이 신청해서 채택된 증인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과 어피너티컨소시엄 간의 갈등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피너티컨소시엄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IMM프라이빗에쿼티·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싱가포르투자청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당시 대우인터내셔설로부터 교보생명의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인수했다. 이때 최대주주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컨소시엄은 2015년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으면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IPO가 실현되지 않자 컨소시엄 측은 3년 후인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고, 어피너티컨소시엄은 안진회계법인에 풋옵션 행사가격을 산정해달라고 의뢰했다. 안진은 상대가치법을 적용해 교보생명의 주식이 약 주당 40만원의 가치가 있다는 가치평가보고서를 컨소시엄 측에 전달했다. 주식 총액 약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교보생명은 풋옵션 행사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부정청탁과 공모가 있었다며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안진을 지난해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올해 1월 안진 회계사 3명과 어피너티, IMM PE 임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베어링 PE 임원인 연 상무는 해외로 출국한 상태라 기소 중지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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