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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제도권 금융 정조준…'갑을관계' 해소될까 3Q 기준 실탄 2조대 추정…올해에만 누적 투자 8500억 규모

성상우 기자공개 2021-11-22 08:20:5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9일 08: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나무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전 참여를 확정지었다. JYP·하이브에 이은 세번째 대규모 투자다. 엔터 산업에 이어 전통 금융권으로까지 투자 외연을 넓히며 'M&A 큰 손'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올해 초 가상자산 시장 활황 수혜로 조 단위 실탄을 충전한 것이 공격적 투자 행보의 원동력이다. 본업인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의 중장기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투자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그동안 형성돼 온 은행과 거래소 사이의 '갑을관계'가 깨지는 상징적 사건이 될 지 여부에도 업계 관심이 쏠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전일 오후 5시까지 진행한 우리금융 지분 매각 본입찰에 두나무를 비롯한 9곳이 참여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호반건설, KTB자산운용, 하림 등이 함께 참여했다.

두나무는 인수의향서에 최소 응찰 조건인 1% 수준의 지분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적격 심사나 금산분리 원칙 등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물량이다.

최근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오르면서 인수 금액도 높아질 전망이다. 18일 종가(1만3500원) 기준 우리금융지주 시가총액은 약 9조8300억원, 지분 1% 가치는 983억원이다. 입찰 경쟁이 심화된 만큼 안정적인 낙찰을 위해선 1000억원선 이상을 써내야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비트 CI

1000억원 수준에서 인수가가 형성된다면 두나무 설립 이래 세번째로 이뤄지는 대규모(100억원 이상) 투자다. 투자 규모로만 보면 하이브(7000억원)보다 작고 JYP(365억원)보다 크다. 올해에만 85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자에 쓰는 셈이다.

현금곳간은 넉넉하다. 두나무는 지난해말 기준 이미 1조원대 초반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했다. 올해엔 3분기까지 누적 2조원을 훌쩍 넘는 순이익을 거두면서 실탄은 더 두둑해졌다. JYP와 하이브 투자에 쓰인 금액을 제하고도 여전히 2조원 넘는 현금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 목적을 두고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오지만 '단순 투자'는 아닐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가상자산거래소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핵심 요건은 금융권과의 확실한 파트너십 확보다. 원화마켓을 운영하려면 은행이 발급하는 실명계좌를 필수적으로 구비하도록 특금법이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비트는 현재 케이뱅크와 돈독한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한다. 현 시점에선 케이뱅크가 업비트를 통해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협업관계가 유지되지만 이해관계가 달라진다면 계약 갱신은 언제든 불발될 수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은행을 직접 소유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가지려면 금산분리 원칙과 대주주 적격 심사 등 절차가 까다롭다.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 당국과 전통 금융권이 갖는 부정적 이미지도 걸림돌이다. 두나무측은 지분확보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유의미한 협업관계를 도모해야 한다.

지분 인수가 성사된다면 가상자산 업계 내에선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시중은행(신한은행)이 가상자산거래소(고팍스) 지분을 보유한 적은 있지만 가상자산거래소가 시중은행 지주사 주주가 되는 사례는 처음이다.

은행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규제 체계상 그동안 가상자산거래소는 협상력 측면에서 대부분 열위에 있었다. 두나무가 메이저 금융지주의 주주로 올라서면서 이 '갑을관계'가 해소되는 분기점이 될 지도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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