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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국내 무대는 좁다' 기본기 탄탄한 이인직 SBI인베스트먼트 상무인턴부터 시작해 투자 중심축으로 거듭, 북미 투자에도 깃발

이윤정 기자공개 2021-11-29 08:05:48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6일 08: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국내 벤처투자산업을 이끄는 명실상부 최고 벤처캐피탈이다. 운용자산이 1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벤처캐피탈답게 바이오, ICT, 제조,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영역에서 탄탄한 트렉레코드를 보여주며 그 존재감이 대단하다. 이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무대로까지 영역을 넓히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인직 SBI인베스트먼트 상무가 있다.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미디어'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둔 장본인이 바로 이 상무다.

하지만 이 상무는 연타석 투자 성공으로 흥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며 항상 '겸손'을 새긴다. 그리고 이는 그의 투자에도 고스란히 묻어 나온다. 투자 검토에서 사업에 대한 창업자의 자세와 스토리텔링을 가장 중시하는 이 상무는 창업자를 존중하며 투자 회사에 적극적인 지원과 기다림으로 빌딩업에 동참한다.

◇성장스토리 : 운명처럼 찾아온 벤처캐피탈리스트, 인턴부터 차근 차근

이 상무는 포항공과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 시절 벤처캐피탈리스트를 처음 접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인 한미창업투자에서 투자활동을 하는 분이 강연을 오면서 어렴풋하게만 알던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세계에 매료됐다.

그리고 그해 여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상무는 인턴을 하면서 벤처캐피탈리스트에 대한 확신과 도전 의지가 생겼다. 그리고 때마침 2008년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의 사관학교 역할을 한 기보캐피탈(현 아주IB)이 민영화 후 7~8년만에 첫 공채에 나섰다.

대학원 동기들이 대거 지원을 했다. 이 상무는 8명 최종 면접까지 올랐갔지만 추가 합격자로 입사를 하게 됐다. 대기업 경력 지원자들은 연봉 수준이 맞지 않았거나, 신규 입사자들이 대기업 선호로 입사를 포기하면서 기회를 잡게 됐다.

하지만 이 상무는 미래를 걸기에 충분히 매력적이고 잠재력이 풍부한 산업이라고 판단했다. 어떻게 보면 이때부터 이 상무가 진흙속에서 진주를 찾는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습성이 발휘된 것이 아닌가 싶다.

국내 벤처캐피탈리스트 1세대인 양정규 대표 밑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다진 이 상무는 2012년 SBI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그리고 입사한지 2년만인 2014년 SBI인베스트먼트의 주요 펀드 중 하나인 2014년 SBI 글로벌 디지털콘텐츠 ICT 투자조합의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으면서 본격적인 실력 발휘를 했다. 이 상무의 데뷔 펀드인 2014년 SBI 글로벌 디지털콘텐츠 ICT 투자조합은 이미 원금 이상의 금액을 출자자기관들에게 분배를 마쳤다. 투자수익률(IRR)도 20%를 충분히 넘은 상태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창업자의 스토리텔링에 주목

이 상무는 투자 기업을 볼 때 창업자의 전문성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장 중요시 한다. 과거 제조업이 벤처캐피탈 투자 주 산업일 때는 거래처 등 피투자회사가 제공하는 산술적 팩트만 검증하면 됐다. 하지만 최근 초기 기술 집약적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하면서 이 상무는 대표이사, 창업자의 전문성과 미래에 대한 확실한 청사진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상무는 '스토리텔링'이란 표현으로 정의했다. 그는 "미래 회사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스토리 텔링이 명확한 대표이사일수록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평가했다.

"스토리텔링 실행은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공허하지 않고 현재 처한 현실을 바탕으로 얼마나 매력적인 스토리 텔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현실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하고 미래를 그리는 사람일수록 실행력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투자를 하면 이 상무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본인이 쌓은 네트워크와 지식을 쏟아붓는다. 그것이 투자를 통해 다양한 산업에 대한 경험을 쌓은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해야 할 일이고 본분이라게 이 상무의 생각이다.

그리고 벤처캐피탈리스토서 의무를 다해야하지만 그래도 투자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최대한 내리려고 한다. 가령 회사의 기업공개(IPO) 전략을 수립할 때도 최대한 회사가 인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동의를 한다. 사업에 대한 고민은 대표이사, 창업자가 가장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존중해주고 인정해줘야 기업이 발전하고 투자가 성공한다는 것이다.



◇트랙레코드1: 뷰노, AI 산업 태동 감지...시리즈A때 정조준

이 상무의 주요 성공 포트폴리오 중 하나가 뷰노다. 뷰노는 국내 인공지능 의료진단 업체 1세대로 이 상무는 산업에 방점을 두고 투자를 단행했다. 인공지능(AI)이 태동하는 시기가 오자 그는 AI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회사 발굴에 노력했고 레이더망에 뷰노가 포착된 것이다.

설립 당시부터 성장 가능성을 예상한 이 상무는 설립 2년에 진행한 초기 시리즈A 투자를 주도 했고 시리즈B 후속투자(팔로우온)까지 단행했다.

현재 200억 원 가량을 회수 해 이 상무가 대펀을 맡고 있는 2014년 SBI 글로벌 디지털콘텐츠 ICT 투자조합의 효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사실 뷰노에 처음 투자할 때만 하더라도 이 상무는 의료 보험 체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투자 후 뷰노와 함께 인허가를 받고 의료기기와 관련 보험 수가를 얻는 과정을 거치면서 해당 산업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게 됐다.

성공적인 뷰노 투자로 얻은 의료 기기 투자 경험은 이 상무에게는 큰 자산이다. 이는 이 상무가 또 다른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는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이 상무는 또 다른 인공지능 의료기기 회사에 투자를 했다. 투자 후 대표이사와 사업화, 의료기기 인허가 전략을 함께 논의하고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뷰노 투자 후 도움을 받았던 전문가 네트워크를 최대한 지원해 주고 있다.

그는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최고 자산은 네트워크"라며 "실패를 했더라고 그 과정에서 쌓은 네트워크는 다음에 투자한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회사를 직접 벨류업 하지 않더라도 네트워크를 공유하며 충분히 간접적으로 지원 사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랙레코드2: 타파스미디어, 지역·방식 모두 새로운 경험…이제 더 큰 물에서 논다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 투자는 수익 측면에서도 한 획을 그었지만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이 상무에게 큰 전환점이 된 의미 있는 딜로 꼽힌다.

이 상무는 타파스미디어를 소개 받기 전부터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해외 기업인탓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PE본부를 통해 마침 타파스미디어에 대한 투자 가능성이 포착됐고 이 상무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당시 북미에서는 웹소설, 웹툰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많지 않았다. 마블, 디즈니 등의 비디오 플랫폼과는 다른 영역으로 충분히 가능성이 높다고 이 상무는 판단했다. 컨텐츠는 결국 소비의 습관인 만큼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삼성전자, 구글, 스타트업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김창원 타파스미디어 대표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하지만 이 상무의 투자 의지와 달리 현실적인 제약이 있었다. 바로 해외 투자 가능한 펀드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상무는 포기하지 않았다. 비목적 투자가 가능한 펀드의 자금을 모두 긁어 모았다.

이 상무의 예상은 적중했다. 거기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까지 겹치면서 컨텐츠 산업은 비약적인 성장했고 타파스미디어의 기업가치는 치솟았다.

시리즈 C 까지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던 이 상무에게 어느 날 김 대표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부터 인수가 확정됐다는 소식이었다. 4억~5억 수준이라는 김 대표의 말에 화폐 단위가 달러가 아닌 원으로 잠깐 인식하는 바람에 첫 충격이 크지 않은 해프닝도 있었다.

◇향후 계획: 지역·금액 한계 극복할 수 있는 펀드 조성에 앞장설 것

해외 투자, M&A를 통한 투자회수는 국내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전형적인 투자 기법은 아니다. 하지만 타파스미디어 투자를 통해 이 상무는 더 넓은 투자 시장, 더 다양한 투자 및 회수 기법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이인직 상무가 대펀을 맡고 있는 펀드 뿐 아니라 청산을 앞두고 있는 SBI인베스트먼트의 주요 펀드들이 좋은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 상무는 해외투자는 물론 초기부터 시리즈 C단계까지 투자를 할 수 있는 대형 펀드를 결성하는 것이 목표다.

타파스미디어를 통해 이 상무는 해외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북미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글로벌 AI테크 기업 몰로코(Moloco), B2B 메시징 솔루션 회사 센드버드(Sendbird) 등에 대한 투자 제의가 있었지만 해외 투자 가능한 자금이 없어 하지 못한 것은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초기기업에 탁월한 투자 능력을 부족한 자금 여력 때문에 시리즈B, 시리즈C까지 적극적으로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도 이 상무에게는 큰 아쉬움이다.

이 상무는 "지역적, 금액적 한계를 절실히 느꼈다"며 "내년에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펀드를 조성하는데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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