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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빅텍, 유동성 확보 타이밍 '굿'…신사업 '속도'발행사 우위 지속·재무 안정성 덕분, 2회차 '0%' 발행…라이노스운용 전량 소화

정유현 기자공개 2022-05-11 08:04:54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9일 10: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방위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빅텍'이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최근 시중 금리 상승으로 무이자 CB 발행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재무건전성 등을 바탕으로 회사에 유리한 조건에 딜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주식 시장 한파 및 규제가 겹치며 상장사의 메자닌 발행이 주춤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소위 '괜찮은' 기업의 CB 발행 소식에 주관사 및 투자자들의 관심을 분위기다.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해온 빅텍은 지금이 발행 적기란 판단을 내렸고 발행사(빅텍)와 투자자 양측의 니즈가 부합하며 사실상 무이자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었다.

◇ 150억원 규모 2회차 CB, 쿠폰·만기 0% 발행…리픽싱 조항 제외

빅텍은 지난 6일 150억원 규모 2회차 사모 CB를 발행했다. 5년 만기로 발행됐으며 2023년 5월부터 주식 전환이 가능한 구조다. 전환가액은 7093원, 쿠폰 금리(표면 이자율)와 만기 이자율 모두 0%가 적용됐다. 이번에 발행한 CB는 메자닌 특화 하우스인 라이노스자산운용이 8개의 헤지펀드에 담으며 전량을 소화했다.


리픽싱 조항은 걸지 않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시행된 영향으로 보인다. 해당 개정안에는 CB의 전환가를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탓이다. 리픽싱 특약을 없애며 주가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CB 투자자들은 향후 빅텍의 주가 상승에 베팅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주가 하락에 따라 차익 실현이 불가능한 상황에선 풋옵션을 행사에 원금을 조기 상환받을 수 있도록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빅텍이 유리한 조건에 CB를 발행하면서도 투자자를 빠르게 모집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상장사들의 메자닌 채권 발행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식 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전환가액 상향 의무화 등의 규제 때문에 상장사들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메자닌 투자 수요가 높은 분위기다. 매출 안정성이나 재무 구조가 탄탄한 기업이 메자닌을 발행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투자자들뿐 아니라 발행 주관사들도 딜을 따기 위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중 금리가 상승하며 최근 CB를 발행하는 기업들의 쿠폰 금리가 가산되는 추세지만 빅텍이 0%대로 CB를 발행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방위사업은 장기 국방 계획에 따라 매년 일정 수준 확대되며 과점적 성격을 띤다. 수주사업으로 장기간의 매출이 확보돼있기 때문에 매출 안정성도 높은 편이다. 빅텍은 주요 거래처인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와 거래를 늘리면서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메자닌 투자 매력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노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블라인드 펀드에 10종목 정도의 메자닌을 담아 운용하는데 빅텍도 그중 한 종목"이라며 "실적이 좋거나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회사들에 투자하는 편으로 빅텍이 자사의 메자닌 투자 허들에 부합했기 때문에 CB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연간 매출 1000억원 첫 달성…부채 비율 59%, 유동비율 191%

빅텍은 대표적인 방산주로 꼽힌다. 북한 관련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방산주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다. 이에 따라 4년 전 발행한 1회차 CB 건보다 2회차의 전환가액이 143% 급등하는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는 편이지만 빅텍의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빅텍의 실적을 살펴보면 2016년~2017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8년 매출 487억6700만원, 영업이익 14억97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는 여간 기준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었다.

2019년에 수주한 700억원 규모의 피아식별장비 성능개량사업(항공)과 100억원대 규모 해상 분야의 계약건이 매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방산 산업은 정부 예산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매출이 일시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3~5년간 정해진 규모만큼만 반영이 된다. 올해와 내년에도 기존 계약건에 대한 매출이 반영될 예정으로 실적이 계속 성장할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최근 5년간 부채 비율도 양호한 편이다. 2019년 선수금이 재무제표상 계약 부채로 인식되며 부채 비율이 133%로 상승했지만 2021년 말 기준 59%를 기록하고 있다. 단기 자금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유동 비율도 준수한 편이다. 통상 200% 이상이 이상적으로 평가된다. 2021년 말 기준 191% 수준으로 안정적인 편에 속한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송도 신사옥 건립에 투입할 뿐 아니라 신사업 발굴을 위한 R&D(연구개발)투자에 활용한다. 사업 다각화를 고민하고 있는 만큼 향후 M&A를 위한 실탄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빅텍 관계자는 "제로 금리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는데 올해 1,2분기 조건이 좋아서 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며 "내년 7월에 완공되는 신사옥 건립뿐 아니라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한 연구 개발에 자금을 투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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