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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부장 2.0 돋보기]엘엔에프, 늦게 올라탄 증설 경쟁…유종의 미 거둘까①NCMA 양극재 먼저 개발하고도 캐파 뒤처져...2026년 40만톤 이상 생산 목표

박상희 기자공개 2022-07-18 07:31:38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업종이 주도했다. 이 트렌드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 속 2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는 코스닥 시총 순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았음은 물론 기업의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는 방증이다. 더벨은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2차전지 소부장 강소기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1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 중의 하나가 바로 주가다. 양극활물질 전문기업 엘앤에프의 주가는 2020년 3월20일 1만2655원으로, 최근 5년간 최저가를 기록했다. 약 2년 만인 올해 5월27일에 27만9000원을 찍으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주가가 고공행진하기 시작한 엘앤에프는 현재 코스닥 시총 2위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엘앤에프는 올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단숨에 '2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이 1조원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퀀텀 점프'다. 회사 설립 이후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데 20년 넘는 세월이 필요했지만 3조~4조원대 매출을 일궈내는 회사로의 성장은 불과 2~3년 내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든든한 실적 이외에도 투자자들이 엘앤에프에 신뢰를 보내는 이유는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에 있다. 엘앤에프는 국내 배터리 3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국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와 손잡고 합작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포스코케미칼에 뒤처진 생산능력, 보수적 경영 문화 영향

엘앤에프는 2000년 7월 LCD용 BLU를 제조, 판매하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2005년 8월 자회사인 엘앤에프신소재를 설립해 리툼이온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 사업을 개시했다.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닉스그룹에서 결단을 내린 것은 2016년이다. 그해 2월 엘앤에프와 엔앤에프신소재 합병을 통해 주력사업인 양극활물질 사업분야에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엘앤에프는 2차전지 양극활물질 개발 및 제조회사다. 니켈복합계 양산기술개발에 성공하여 기존 활물질인 LiCoO2를 대체시킴과 함께 기존 LiCoO2 중심의 리튬이온 2차전지 제품에서 니켈복합계 중심의 적용 제품으로 2차전지 산업의 변화를 주도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엘앤에프의 주력 품목은 양극재 중에서도 가장 효율이 높다는 NCMA다. NCMA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이 들어가는 하이니켈계 양극재로 엘앤에프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통상 니켈은 에너지 밀도, 코발트와 망간은 안정성, 알루미늄은 출력 특성에 각각 관여한다. NCMA에 소량의 알루미늄을 더함으로써 니켈이 갖고 있는 불안정성을 줄이는 동시에 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엘앤에프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케미칼 등 경쟁사 대비 생산능력(CAPA)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경쟁사들이 양극재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시설 추가 투자를 앞다퉈 진행하는 와중에도 엘앤에프는 캐파 확대 속도 조절을 해왔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BMI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양극재 생산량은 약 124만톤(t)에 달했다. 이중 니켈·코발트·망간(NCM)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을 필두로 한 삼원계 양극재는 88만8000톤을 차지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 생산량 7만5000톤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포스코케미칼이 2만9700톤을 기록한 반면 엘앤에프 생산량은 2만5500톤에 그쳤다. 세계 10위 수준이다.

엘앤에프가 캐파 증설 경쟁에서 뒤처진 것은 GS그룹에서 갈라져나온 새로닉스그룹의 보수적인 기업 문화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엘앤에프의 대주주는 새로닉스로, GS가 4세인 허제홍 새로닉스 대표가 이끌고 있다. GS 가문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경영문화와 투자성향을 보여왔다.

*출처: 사업보고서

◇미국 회사와 조인트벤처 설립 검토, 독자 활로 모색

2020년 이후 전기차 글로벌 수요가 폭발하면서 엘앤에프도 뒤늦게 증설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해 5월 엘앤에프는 전기차(EV)용 NCMA 2차전지 양극활물질 수요 대응을 위한 긴급 캐파 증설 목적으로 총 880억원 규모의 신규시설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2020년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44.53%에 해당되는 규모다. 보수적인 새로닉스그룹의 재무 기조를 감안하면 큰 결심을 한 셈이다.

*출처: 사업보고서

현재 엘앤에프의 2차전지 양극활물질 생산능력은 연간 4만톤이다. 엘앤에프는 올해 판매량 기준 연간 12만톤의 캐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엘앤에프가 2024년 20만톤, 2025~2026년에는 40만톤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사 확장에 대응하려면 생산능력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엘앤에프는 세계 최초로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를 개발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양사는 지난 2020년말 1조4547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는 고객사 확장에 성공했다. 작년 4월 SK이노베이션(현 SK온)으로부터 1조2176억원 공급 계약을 따냈다. 같은해 6월 미국 글로벌 전기차 기업과 양극재 판매를 위한 장기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해당업체를 테슬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테슬라 향 4차 배터리 수주(20조원 이상)가 진행되면 엘앤에프 또한 적지 않은 수혜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다.

엘앤에프는 국내 배터리 3사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독자 생존도 모색하고 있다. 테슬라 공동창업자인 J.B.스트라우벨(J.B. Straubel)이 설립한 레드우드 머티리얼즈와 손잡고 미국 현지에 합작사(JV)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연내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레드우드는 2025년 100Gwh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양극재 14만톤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엘앤에프의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매출도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매출액 97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은 2986억원으로 '퀀텀 점프'가 예상된다. 2023년 3900억원, 2024년 5766억원 등 올해를 기점으로 매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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