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글리오 커피'는 2013년 출시된 제품으로 이른바 '녹용 커피'로 불렸다. 녹용 성분인 강글리오사이드를 함유한 일종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이다. 고 신춘호 농심 명예회장이 직접 작명할 만큼 공을 들였다. 그는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새우깡 등 농심 대표 제품을 작명해 히트시킨 인물로 유명하다.건강 기능성 콘셉트로 커피 믹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신통치 않았던 것 같다. 2년여 만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신 명예회장의 작명 신화에도 그림자로 남았다. 농심은 강글리오사이드 성분이 면역력 증진과 집중력·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했는데 식약처는 당시 허위·과대 광고 식품이라고 했다.
농심이 건기식 시장 도전의 첫 테이프를 끊은 시점은 '강글리오 커피' 이전인 200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농심은 '안심(安心) 120 정어리펩타이드 SP100N'를 선보였다. 혈관 수축을 일으키는 변환효소의 작용을 저해해 고혈압 조절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야심차게 건기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벽은 높았다.
건기식을 향한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15년 '검은콩 펩타이드'로 재도전했다. 체지방, 혈압, 혈당 감소 등의 효능에 특화된 제품으로 마케팅을 했으나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5년 당시 '가짜 백수오 사태'로 고속 성장하던 건기식 시장이 쪼그라든 게 뼈아팠다.
2020년 빛을 본 '라이필 더마 콜라겐'은 농심이 건기식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제품이다. 바이옴, 프로틴 등 다양한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누적 매출 700억원을 기록했다. 기세를 몰아 최근 프로바이오틱스 신제품 '라이필 바이탈 락토'를 내놓으며 라인업을 늘렸다.
농심은 과거 천호식품으로 유명했던 천호엔케어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추진하는 인물은 신 명예회장에 이어 작년 7월부터 농심 총수를 맡고 있는 장남 신동원 회장이다. 건기식 사업을 추진해온 지난 15년간의 여정과 달라진 건 총수와 사업 확장의 방식이다. 신동원 체제에서 농심은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냈다.
농심의 라면사업 매출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스낵을 포함하면 90%를 상회한다. 라면사업 의존도를 줄이는 건 오랜 숙원과도 같다. 건기식에 대한 도전은 신 명예회장, 신 회장으로 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다. 멈추지 않고 달려온 농심의 건기식 도전사가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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