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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개미 군단의 역습]덩치만 커졌지 실속은 '글쎄'...대형스팩, 신뢰도 추락④대형스팩 공모가 하회에 철회 잇따라…스팩에 대한 의구심 커져

이상원 기자공개 2022-11-24 13:17:21

[편집자주]

스팩 시장을 주도하는 세력이 기관투자자에서 개미들로 옮겨가고 있다. 전체 주주 중에서 소액주주가 차지하는비율이 60%가 넘는 스팩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금리 상승 등으로 수익률 높은 다른 금융 상품을 찾는 기관투자자가 많아지면서 스팩에서 자금을 빼는 추세다. 빈자리를 메운 똑똑한 개미들이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합병 대상 기업의 성장성이나 몸값에 의구심을 품고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몇몇 기관투자자만 신경쓰면 됐던 예전과 달리, 증권사도 이제는 개미들의 눈치를 봐야한다. 거래소로부터 심사 승인만 받으면 '자동 상장'이라는 인식도 무색해졌다. 더벨에서는 개미의 시대가 도래한 스팩 시장의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1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형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역대 최대인 1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스팩도 상장이 추진될 정도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합병상장이 하나의 대체제로 떠오른 결과다.

그럼에도 최근들어 대형 스팩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약 10년만에 상장을 철회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스팩이 많아지자 합병 가능성을 비롯해 피합병법인의 가치가 적절한지 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형 스팩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쉬운 대형 스팩, 잇따른 공모가 하회에 상장 철회까지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약 10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드림스팩1호' 상장을 철회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경쟁률이 5대 1도에도 못 미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스팩 상장을 철회한 것은 2011년 스팩 제도 도입 초기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스팩은 통상적으로 100억원 안팎으로 선보인다. 대형 스팩의 경쟁률은 일반 스팩 만큼은 아니지만 자금이 꽤나 몰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은 유독 심했다는 평가다.

만들기만 하면 무조건 상장에 성공하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 NH스팩19호(960억원), NH스팩20호(400억원)만 하더라도 무리없이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 사이 수 많은 스팩이 등장하면서 투심도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올들어 현재까지 증시에 입성했거나 예정된 스팩만 총 55개다. 45개를 기록한 2015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올들어서만 삼성스팩7호(300억원), 하나금융25호스팩(400억원) 등 대형 스팩이 코스닥에 상장됐다.

그럼에도 기대와 달리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악화된 주식 시장 상황에 상장 후 주가 흐름이 변변치 못한 상황이다. 특히 하나금융25호스팩은 지난달 20일 상장후 단 한번도 공모가(1만원)를 넘지 못하고 있다.

삼성스팩7호는 상장후 25% 가량 올랐다 10%를 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NH스팩19호, NH스팩20호, 케이비제20호스팩, 케이비제23호스팩, 대신밸런스제11호, 상상인제3호스팩 등 모두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드림스팩1호의 상장 철회 등 최근 대형 스팩이 주춤한 것은 하나금융25호스팩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올들여 변동성이 크기도 했지만 하나금융25호스팩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 등 지난달부터 스팩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대형스팩, 시장 의구심만 키웠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대형 스팩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오히려 시장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스팩은 자기 덩치의 4~5배 되는 기업과 합병을 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시장은 피합병법인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증권사들이 무장정 스팩 규모만 키웠다가 실패 확률만 높인 격"이라며 "큰 규모의 피합병대상을 찾아야 하지만 쉽지 않은 만큼 의구심만 키운셈"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스팩은 최소 4배 이상 규모의 기업과 합병한다. 직상장을 할 때 공모금액을 시가 총액의 10~25% 내외에서 책정하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 이를 고려하면 하나금융25호스팩은 1500억~2000억 사이의 비상장법인과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주가가 낮아지면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이유로 합병을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들어 스팩에 소액투자자들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만큼 대형 스팩의 주가 공모가 하회는 합병 실패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 반대로 IBKS13호스팩과 스튜디오삼익 간의 합병 불발도 스팩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여기에 금리 상승으로 예적금 등 다른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도 늘어나면서 시장 분위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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