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 자회사 열전]니트로스튜디오, 드리프트 성패…경영권 영향 미칠까④넥슨-원더홀딩스 5:5 합작법인…김정주 넥슨 창업주 별세 후 동맹 불안정해져
황원지 기자공개 2022-12-30 10:48:38
[편집자주]
게임사 산하 개발 자회사는 그간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실제 게임을 개발하는 주체지만, 출시할 때엔 퍼블리싱을 진행하는 본사가 전면에 나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개발사를 인수하는지, 자회사에서 만든 신작이 성공하는지에 따라 본사의 흥망도 좌우된다. 게임사별 개발 자회사의 인수합병 히스토리를 조명하고, 현재 재무상태와 개발 중인 신작을 소개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8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니트로스튜디오는 2020년 넥슨에서 분사해 새롭게 만들어진 스튜디오다. 2000년대를 풍미한 '카트라이더' 게임을 만들었다. 넥슨 매각 철회 직후 김정주 창업주가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에게 신규 개발 프로젝트 전체 재점검을 맡겼는데 이때 허 대표가 카트라이더를 키워보겠다고 낙점하면서 개발 자회사로 독립했다.내년 출시할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니트로스튜디오는 사실상 김 창업주와 허 대표의 동맹으로 탄생한 법인인 만큼 올해 김 창업주 별세 후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졌다. 니트로스튜디오 초대 대표인 박훈 대표도 올해 하이브로 이적했다. 내년 신작 성공으로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적자인 재무상태 개선 필요성이 커졌다.
◇2020년 독립법인 분사…허민 대표, 카트라이더 IP 가능성 보고 니트로 '낙점'
니트로스튜디오는 2020년 8월 넥슨에서 분사한 개발 자회사다. 2000년대 흥행을 거뒀던 '크레이지 레이싱 카트라이더'의 개발팀이 독립해 나왔다. 현재는 카트라이더 지식재산(IP)을 이용한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개발 중이다. 드리프트는 내년 1월 12일 글로벌 프리시즌을 오픈한다.
니트로스튜디오 독립 배경에는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있다. 김 창업주는 2019년 넥슨 매각을 철회한 이후 전체 신규 개발팀에 대한 재점검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던전앤파이터를 만들고 회사를 떠났던 허민 네오플 창업주를 데려온다. 허 대표는 구조조정을 위해 전체 프로젝트의 프레젠테이션을 받았는데 이때 카트라이더와 마비노기 IP 개발팀의 잠재력을 보고 넥슨에서 분사시켜 데려가 직접 매니지먼트를 통해 성공시키려 했다.
김 창업주도 여기에 동의해 니트로스튜디오 분사가 결정됐다. 김 창업주 입장에서는 당시 넥슨 신규 개발조직이 이렇다 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네오플을 성공시킨 허 대표를 믿어본 셈이다. 니트로스튜디오는 허 대표의 원더홀딩스와 넥슨이 각각 절반씩 투자한 합작법인으로 만들어졌다. 허 대표 입장에서는 당시 개발 중이던 드리프트를 성공시킬 경우 성과 절반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니트로스튜디오 입장에서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개발팀 입장에서 본사 산하에 있을 경우 지원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발 과정에 간섭이 많을 수 있다. 개발 자회사로 독립할 경우 독립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5:5 합작법인…김정주 창업주 별세로 '불안해진 동맹'
니트로스튜디오는 김 창업주와 허 대표의 동맹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회사다. 때문에 김 창업주 사후에 회사의 방향성이 다소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니트로스튜디오를 이끌던 박훈 대표가 하이브로 이적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박 대표가 나간 뒤 현재 니트로스튜디오는 류제일 대표와 서재우 대표가 공동대표체제로 이끌고 있다.
현재 니트로스튜디오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점도 문제다. 설립 후 2년 간 적자가 지속되면서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매출은 60억원, 영업손실은 126억원으로 적자폭이 컸다.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60억원 규모였으나 적자로 인한 결손금이 12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다만 이는 신작을 만들고 있는 개발사에겐 일반적인 경우로 위기 상황은 아니다.
결국 드리프트의 성공이 관건이다. 니트로스튜디오가 출시할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성과가 좋을 경우 현 상황이 유지될 수 있다. 유통(퍼블리싱)을 맡은 넥슨이나 자금사정이 어려운 니트로스튜디오 모두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또한 절반의 지분을 가진 원더홀딩스도 배당 등의 방식으로 만족할 수준의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반면 드리프트의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엔 니트로스튜디오에 추가 수혈이 필요하다. 현재 니트로스튜디오는 넥슨코리아로부터 2020년과 2021년 각각 92억원과 65억원을 빌린 상태다. 작년 말 기준 차입금 한도가 200억원까지 남아있었으나 올해 중 추가 차입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넥슨코리아로부터 들여온 차입금은 이율이 4.6%로, 상황이 나빠진다면 결국 유상증자 수준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5대 5였던 기존 경영구도가 바뀔 가능성이 열린다. 50% 지분을 가진 원더홀딩스 재무상황도 변수다. 원더홀딩스는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로부터 2019년 3500억원의 투자를 받았으나 산하 자회사인 위메프와 게임개발사 원더피플이 적자를 내면서 수혈을 해줘야 했다. 원더홀딩스는 유한책임회사로 재무제표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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