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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넷마블]해외 확장 전략의 '명암'④매출처 다변화 이점, '달러차입' 환리스크 노출 한계

박동우 기자공개 2023-01-27 07:40:06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9일 08:0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확장하는 전략은 넷마블 경영을 관통한다. 그동안 외국의 유망한 기업을 탐색해 잼시티, 카밤, 스핀엑스 등의 대형 인수 사례를 써내려갔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격하는 기조에는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존재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매출처를 다변화하는 이점을 누렸다. 하지만 인수 자금을 확보하면서 거액의 달러를 차입했고, 환율 변동 리스크에 노출되는 한계로 이어졌다.

◇미주 실적 확대 기반

넷마블은 2010년대 중반부터 해외 게임사의 계열 편입을 중점 추진 과제로 설정했다. PC 게임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탈피하고 모바일 게임으로 저변을 넓히면서 개발 노하우를 갖춘 기업 인수가 타당하다는 인식이 형성됐다. 서비스하는 게임의 라인업을 넓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취지도 반영됐다.

2015년 미국 기업 '잼시티(당시 SGN)'에 1497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50%를 확보하며서 신호탄을 쐈다. 모바일 캐주얼·퍼즐 게임 개발 시장에서 세계 2위의 점유율을 올린 업체였다. 여세를 몰아 2017년 2월에는 캐나다 회사 '카밤'을 인수하는 승부수도 띄웠다. 모바일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RPG) 출시에 특화된 기업으로, 넷마블은 자회사로 편입하는 데 8458억원을 투입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소셜카지노' 분야도 주목했다. △슬롯머신 △바카라 △블랙잭 등 오프라인 카지노에서 즐기는 오락을 구현한 온라인 게임으로,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인식됐다.

넷마블은 2016년에 글로벌 1위 소셜카지노 게임 회사 '플레이티카' M&A를 시도했으나 좌절한 경험을 겪었다. 매입가로 40억달러를 제시했으나, 더 높은 금액을 부른 해외 기업에 밀렸기 때문이다. 중국 알리바바가 44억달러를 제안하면서 인수전의 승자가 됐다.

절치부심한 넷마블은 다른 유망 기업을 탐색했다. 기회는 2021년에 찾아왔다. 세계 소셜카지노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른 '스핀엑스'를 인수했다. 지분을 사들이는 데 21억9000만달러(2조5000억원)를 쏟아부었다.


M&A 결실은 미주 권역 매출 비중의 확대로 이어졌다. 2017년 4분기 북미에서 발생한 수익은 실적의 26%에 그쳤다. 5년이 지난 2022년 3분기 북미 지역 매출은 전체의 48%까지 높아졌다.

대규모 투자금이 들어간 해외 종속기업들의 경영 성과는 넷마블의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고 있다. 특히 스핀엑스의 실적 우상향이 눈에 띈다. 매출이 2021년 1666억원에서 2022년 9월 말 5469억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407억원에서 950억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외화환산손실 1년새 급증

다만 인수 자금을 조달하면서 달러화 대출을 실행한 대목이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다. 2021년 10월에 스핀엑스 M&A를 성사하면서 외화를 차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나은행으로부터 14억달러(1조6787억원)를 빌렸다. 만기가 도래한 2022년 10월에는 새로운 계약을 맺고 10억3500만달러(1조4837억원)를 차환했다.

해외 기업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미화로 거래하는 게 불가피한 데다 유동성도 부족했던 만큼 달러 자금 차입은 필연적인 수순이었다. 하지만 2022년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르는 상황에서 부메랑을 맞았다.

외화환산손실의 확대가 방증한다. 해외 통화로 표시된 자산과 부채를 결산 시점의 원화 가치로 집계하면서, 외화부채 평가액이 외화자산보다 많아지면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별도 기준으로 2021년 넷마블의 외화환산손실은 3억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 9월 말에는 2947억원까지 불어났다.


외화환산손실은 손익계산서 항목에서 영업외비용에 반영된다. 손실 규모의 증가는 순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을 키운다. 2022년 9월 말 누적으로 넷마블은 3127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2021년 1~9월에 순이익 4492억원을 실현한 대목과 비교된다.

환율 변동에 따른 재무적 위험을 타개하려면 속히 외화 차입금을 상환하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넷마블은 2022년 10월에 차환하면서 기존 달러 부채 가운데 1억4500만달러만 갚았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 외환 시장 동향을 살피면서 상환하는 기조를 세웠지만, 구체적인 상환 계획 수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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