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마력 돌파한 현대重 엔진, LNG 이후 친환경 연료 주목 선박시장에서 LNG 이후의 연료 요구확대... 한주석 사업대표 "퍼스트무버 도약"
강용규 기자공개 2023-03-24 09:06:14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상선의 주기관용으로 쓰이는 대형엔진과 상선의 발전기로 쓰이는 중형엔진을 생산한다. 시장 점유율은 대형엔진이 37%, 중형엔진이 40%다. 현재 바다 위에 떠 있는 배들은 3척 중 1척이 현대중공업의 엔진을 달고 있다는 말이다.현대중공업은 22일 울산 본사 엔진조립공장에서 ‘대형엔진 생산 2억마력 달성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7만4720마력급 선박용 대형엔진에 시동을 걸면서 생산 누계가 2억6만6277마력을 기록했다. 단일기업 기준 세계 최초로 생산량이 2억마력을 넘어선 것이다.
2억마력을 달성한 엔진은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의 1만6200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단위) 컨테이너선에 탑재될 메탄올-디젤 이중연료 추진엔진이다. 세계 최초의 초대형 메탄올 엔진이기도 하다.
이날 행사에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은 "2억마력이라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친환경 엔진, 나아가 친환경 조선해양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자리"라며 이 엔진의 의미를 되새겼다.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조선업황이 좋지 않은 시기 현대중공업의 캐시카우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최근 3년(2020~2022년) 동안 현대중공업은 누적 1조56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 기간 엔진기계사업부는 손실 없이 누적 영업이익 5184억원을 거뒀다.
다만 현대중공업 엔진사업은 도전적 업황을 마주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 행사에서 한 직원은 기자에게 "2억마력 달성 엔진이 메탄올 엔진이라는 점은 이미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LNG 이후의 친환경 연료가 요구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LNG가 '대세' 선박연료로 자리잡은 것은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 선박연료유 황산화물 함량 규제(IMO2020)를 발효하면서다. 선주사들은 △벙커C유 대신 황함량이 적은 저유황유 사용 △선박용 스크러버 설치 △LNG 등 가스연료 추진선으로의 선대 교체 등 3가지 대응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대형 선주사들은 선대 교체를 선택했다. 앞으로 해상 환경규제는 황산화물뿐만 아니라 탄소의 배출량까지 규제하는 방향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이 예고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새로 건조되는 컨테이너선들은 선형에 따라 2008년 대비 30~50% 수준의 탄소 감축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원유운반선 등 탱커(액체화물운반선)나 벌크선도 2025년부터 30% 감축 규제가 적용된다. 2023년에는 기존 선박에 대해서도 이 규제가 도입된다.
문제는 2030~2050년에 걸쳐 탄소배출 규제가 더욱 강력해진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감축 기준이 40~50%를 넘어서는 순간 LNG로도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국제해사기구에서 정한 2050년의 목표는 70%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상선의 선박내구연한이 보통 20~30년에 이른다는 점 때문에 선박업계에서는 2050년의 규제가 이미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선박엔진 제조사들은 메탄올뿐만 아니라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 수소 등 새로운 선박연료에 대한 문의를 꾸준히 받고 있다. 선주사들의 요구에 가장 먼저 대응하는 기업이 새로운 선박연료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지금 엔진시장에서의 입지가 달라질 수 있는 변곡점에 서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의 엔진사업을 이끄는 인물은 한주석 엔진기계사업대표 부사장이다. 지난해 말 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모회사 한국조선해양의 SD사업대표로 옮겨간 안광헌 전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대표 부사장의 뒤를 이었다.
한 부사장은 1966년 8월생으로 해군사관학교 출신이다. 2016년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 상무보로 임원 반열에 오른 뒤 2017년 대형엔진기술부, 2018년 엔진기술연구부문장 등을 거친 엔진 분야의 기술 전문가다. 2020년부터 지내 온 현대중공업의 안전생산부문장 자리도 겸직하고 있다.
한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2억마력 달성 엔진이 세계 최초의 초대형 메탄올 엔진이라는 것은 탈탄소 시대로 가는 변곡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시장 환경은 더 많은 도전을 요구하고 있으며 엔진기계사업부는 퍼스트 무버로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사업부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Policy Radar]보험사 감독강화 예고, 손보보다 부담 큰 생보
- [보험경영분석]ABL생명, 투자부문 금리효과에 흑자…진짜는 '회계효과'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에이스손보, 지급여력비율 개선의 이면 '계약감소'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AIG손보, 장기보험 비중확대 전략의 양면성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카카오페이손보, 아직은 회계관리보다 '사업확대'
- [보험사 GA 열전]라이나원, 처브그룹 부분적 제판분리는 성공할까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처브라이프, 안정적 평가에도 킥스 경과조치 신청 이유는
- 고비 넘는 MG손보 매각, 예보 "예비인수자 모두 적격"
- [이사회 모니터]BNP파리바-신한금융 합작경영 상징 '이사회 쿼터'
- [보험사 GA 열전]삼성보험 GA 2사, 화재 매출우위 속 적자탈출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