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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혁명 CAR-T 톺아보기]킴리아 쫓는 바이오텍, 고형암 공략…자체 공장도 내재화국내 1호 CAR-T 임상 '큐로셀'...뒤쫓는 앱클론·박셀바이오, 현금여력 충분

홍숙 기자공개 2023-03-27 12:58:27

[편집자주]

CAR-T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 세포'를 분리해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를 죽일 수 있도록 만든 세포유전자치료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017년 노바티스가 개발한 킴리아를 승인하며 본격적으로 CAR-T 치료제 시대가 열렸다. CAR-T 치료제는 '암 완치'라는 혁신적인 임상 효과로 주목을 받았다. 반면 기존 치료제와 달리 환자의 면역세포를 다뤄야 하는 제조 복잡성 등으로 인해 높은 약가와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그럼에도 빅파마는 CAR-T 치료제 제조법과 함께 혈액암 외 다양한 적응증에서 CAR-T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킴리아 허가 이후 CAR-T 치료제의 국내외 동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텍은 글로벌 카티(CAR-T)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자체 개발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특히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가 출시된 이후 R&D와 생산노하우를 내재화 하기 위해 생산 공장까지 설립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큐로셀과 앱클론이 CAR-T 치료제 개발 임상에 착수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1호 CAR-T 임상 '큐로셀', 치료목적 승인·GMP 공장설립으로 개발 속도

2016년 설립된 큐로셀은 CAR-T 치료제 임상 1호 기업이다. LG화학과 차바이오텍에서 약 20년동안 R&D, 기획, 공장시설 관리 경험을 쌓은 김건수 대표가 심현보 이화여대 교수와 김찬혁 카이스트 교수와 큐로셀을 공동창업했다. 김 대표와 함께 LG화학(구, LG 생명과학)을 비롯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종근당 등에서 산업계 경험을 쌓은 임원진이 CAR-T 치료제 임상을 주도하고 있다.

산업계 임상 인력의 주도 하에 큐로셀은 2021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CAR-T 임상 1/2상에 진입했다. 해당 임상은 킴리아와 같은 적응증인 재발·불응성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LBC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작년 6월 유럽 혈액학회에서 CRC01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한 뒤 유효성을 입증하는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다음달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해당 CRC01에 대한 추가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치료목적 사용승인과 자체 상업용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공장을 설립하며 임상 뿐만 아니라 상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의료기관의 요청으로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을 치료 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아직 정식허가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킴리아 처방에 제한이 있는 환자들에게 큐로셀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이 처방될 수 있는 공식적인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특히 킴리아가 이미 국내에서도 출시된 만큼 큐로셀은 자체 공장을 구축해 킴리아 대비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갖춰 환자들에게 빠르게 CAR-T 치료제를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더벨에 "현재 국내에 시판 중인 킴리아는 공급이 원활치 못한 상황"이라며 "긴급한 환자가 투약까지 약 1~2개월을 기다려야 하는데, 우리는 국내 생산을 통해 환자에게 2주 만에 투약이 가능하도록 생사 공장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큐로셀이 500억원 규모를 투자해 대전에 설립 중인 CAR-T 치료제 GMP 공장은 다음달 완공될 예정이다. 규제당국으로부터 GMP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자체 공장을 통해 킴리아 생산에 필요한 물류비와 시간을 절약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킴리아는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모리스 프레인즈 연구소에 세포 조작(engineering) 과정을 거쳐 다시 국내로 들여와야 환자에게 투약된다. 때문에 물류비가 약가의 상당 부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큐로셀은 국내에 공장을 구축한다면, 별도의 물류비는 소요되지 않는 것은 물론 투약 시간도 줄일 수 있다.

김 대표는 "GMP 준공은 다음달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 환경과 제조관련 밸리데이션(validation) 등을 진행해 허가신청 일정에 맞춰 GMP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적응증 확대로 차별화 나선 앱클론·박셀바이오...더 큰 시장인 고형암 공략

앱클론과 박셀바이오는 후발주자로서 폭넓은 적응증을 타깃으로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앱클론은 킴리아가 타깃으로하는 DLBCL 외에도 여포성림프종(FL), 외투세포림프종(MCL) 등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다. 작년 임상 1/2상에 착수한 앱클론은 다음달 열리는 AACR에서 해당 임상 1상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앱클론은 개발한 AT101은 킴리아와 다른 항체를 사용해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는 "1218 항체는 킴리아 등 기존 CAR-T 치료제가 활용하는 FMC63 항체와 다른 에피토프에 결합하는 차별화된 물질"이라며 "이 항체를 활용하면 DLBCL 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혈액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셀바이오는 CAR-NK 간암 파이프라인에 이어 고형암을 타깃으로 후속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기존 CAR-T 치료제로 치료 불가능한 위암, 간암 등 고형암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다발골수종 치료제에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현재 CAR-T 치료제 개발을위한 비임상을 진행 중이고 올해 안으로 임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박셀바이오는 전남대의과대학교 항암제 임상연구를 오랫동안 해 온 이제중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 대표와 함께 R&D는 이준행 연구총괄이 맡고 있다. 이 총괄은 작년 1월까지 이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직을 맡다가 이후 회사의 R&D에 전념하기 위해 경영에서는 물러난 상황이다.

여기에 전남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배우균 이사와 헤링스와 퓨쳐메디신에서 임상을 기획했던 하선아 이사가 박셀바이오의 임상을 이끌고 있다.

◇공장 설립과 임상 진행하는 CAR-T 개발사, 자금여력은 '충분'

다른 신약개발 기업과 달리 임상시험을 비롯해 생산시설까지 갖춰야 하는 CAR-T 치료제 개발 기업은 큰 R&D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국내 CAR-T 치료제 기업들은 자체 공장을 설립하거나 임상 2상까지는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자체 공장을 건립 중인 큐로셀은 작년 1월 프리 IPO 펀딩을 마무리하며 36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누적 투자액은 975억원이다.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426억원으로 회사 측은 임상과 공장 건립에 상당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여기에 2월 기술성평가 관문을 넘으며 상장 절차도 진행 중이다.

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2상을 수행 중인 앱클론 역시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앱클론은 작년 7월 12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와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작년 기준 약 241억원의 현금성자산을 확보했다.

간암을 타깃으로 CAR-NK 세포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박셀바이오는 작년 약 21억원 규모로 R&D에 투입했다. 작년 현금성자산은 204억원으로 CAR-T 치료제를 비롯한 추가 임상을 위한 자금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포스트 킴리아 전략으로는 시장에서 의미있는 매출로 연결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회사가 매출을 통한 R&D 선순환 구조를 이루기 위해선 고형암 등에서 의미있는 기술이전 마일스톤이나 매출을 일으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자본 조달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선 설립한 GMP 공장 혹은 세포치료제 공정 시스템을 매출원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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