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빗썸의 해외 자회사인 비언바운드가 해외서 사업을 시작했다. 비언바운드는 지난해 빗썸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외 다른 IT 분야까지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획 하에 새롭게 자회사로 편입한 싱가포르 법인이다. 글로벌 대학 리뷰 플랫폼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인 소재지가 싱가포르이기에 동남아 인구를 공략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과 달리 미국에 종속회사를 차리면서 북미 지역 대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북미 법인명은 플랫폼명과 동일한 '켐퍼스(Kempus)'다.

아직 이용자는 적지만 모바일 앱 출시, 팟캐스트 진행 등을 통해 대학생들 사이 입소문 타기를 기다리고 있다. 비언바운드와 켐퍼스는 해외 거점이 없는 빗썸의 새로운 시도다. 업계서는 가상자산거래소가 운영하지만 가상자산과는 무관한 해외 플랫폼 사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빗썸의 대학 리뷰 플랫폼, 미국 대학생 공략할 수 있을까

최근 빗썸은 종속회사로 '켐퍼스(Kempus Inc)'를 추가했다. 켐퍼스는 비언바운드의 100% 자회사다. 빗썸은 지난해 7월 싱가포르 기업 비언바운드에 출자, 지분 100%를 확보했다. 최초 출자금액은 39억원이다. 빗썸 관계자는 "지난해 언바운드에 출자했고 언바운드가 켐퍼스를 100% 자회사로 설립하면서 종속회사에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빗썸은 당시 법인을 신규 설립한 게 아니라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곳을 인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회사 설립일자가 지난해 6월인 것으로 보면, 기업을 인수했다기보다는 법인 없이 활동하던 비언바운드팀에 투자하면서 법인을 신규 설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왕 비언바운드 대표는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한 바 있다. 외국계 기업에서 개발자로 근무한 후 2022년 대학 리뷰 플랫폼이라는 사업 아이디어를 얻어 현지 인력들과 창업을 결정했다.

비언바운드 등기부등본에 따른 사업 목적은 '게임과 사이버보안을 제외한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다. 빗썸의 출자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해외 대학 리뷰 플랫폼 개발을 예고했었다. 당초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홍콩 등 아시아 지역 유명 대학교를 리뷰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비언바운드는 미국에 켐퍼스를 설립하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켐퍼스 서비스에서는 미주 지역 대학교만 검색할 수 있다. 가입 시 재학 중인 학교를 인증하면서 신원을 확인하지만 활동은 익명으로 하게 된다. 대학판 '블라인드'라고 볼 수 있다. 수업내용, 교내활동, 캠퍼스보안, 식당 등 대학생활 전반에 대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평가를 내린다.


◇모바일 앱 출시 후 사업 본격화…팟캐스트 등 수단 적극 활용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두나무는 미국서 하이브와의 합작사 레벨스를 설립했고, 두나무글로벌을 통해 틸리아(Tilia LLC)라는 미국 결제업체에 132억원을 투자했다.

빗썸도 싱가포르의 비버스터(B.Buster), 베트남의 알디엠체인(RDMCHAIN) 등 해외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 이정훈 전 의장이 빗썸 주식을 보유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성 법인이거나 사업을 중단했으나 법인 해산이 되지 않은 곳들이다.

이에 비언바운드와 켐퍼스는 사실상 빗썸의 유일한 해외 사업이다. 가상자산과 동떨어진 분야라는 점이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가상자산 장세에 매출 영향을 크게 받는 거래소 대신 코인이 엮이지 않는 IT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추후 리뷰를 남기면 코인을 지급하는 '투 언(to earn)' 모델을 적용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켐퍼스 PC 페이지는 올해 상반기 이미 공개됐다. 그러나 이는 일종의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 본격적인 사업은 지난달 모바일앱 출시와 함께 전개됐다. 이달부터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팟캐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진로개발, 정신건강부터 연애상담까지 대학생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주제를 두루 다룰 계획이다.